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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93967
    작성자 : 익스트림치킨
    추천 : 47
    조회수 : 3038
    IP : 211.112.***.233
    댓글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2 00:14:27
    원글작성시간 : 2013/06/11 05:07:10
    http://todayhumor.com/?humorbest_693967 모바일
    새벽이니까, 제가 18살에 썼던 시 몇개 보실래요?ㅋㅋ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내일을 담은 투명한 유리잔이 있어서가 아니다.

    사랑에 데이고
    과거의 상처에 그을리고
    미련에 부딪혀 찌그러지고
    눈물이 끓어올라 온 몸이 달구어져도
    추억이 만든 라면 하나로 행복해지는
    양은냄가 있어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추억으로 사랑을 간직하는 예쁜 친구를 위해서라고 써놨네요 ㅋㅋㅋ
     이때는 감성이 참 풍부했죠 ㅋㅋㅋㅋ
     
     
     
     
    그 곳에 서면.
     
     
    그 곳에 서면
    네 모습이 아릴까

    허름한 마당에 뿌리 뽑힌
    잡초 투성이
    이슬 휘날리듯 쓸려내려간
    진달래의 눈물자락
    가슴 저리도록 안아주던
    네 가슴의 척박한 샛강

    눈을 적시던 그 노을이
    오늘은 귀에서 흥얼거려

    그 곳에 서면
    너의 품을
    기억할까

    그 곳에 서면
    잊지 않은 내가
    여전히
    애타게
    너의 미소를
    부르고 있을까

    그 곳에 서면
    너의 눈에
    내 모습이
    희미하게 나마
    잿빛으로 밟힐까
     
    -사진까지 올려놨었네요 ㅋㅋㅋㅋ 저 사진은 지금 봐도 좋네요 ㅋㅋㅋㅋ
     겨우 18살 주제에 무슨 사랑을 저렇게 절절하게 했었는지ㅋㅋㅋ 기억이 잘 안나네요ㅋㅋㅋ
     혼자 밤에 감상에 젖는 흔한 사춘기 여자애 였나봐요 ㅋㅋㅋㅋㅋㅋ 오글 ㅋㅋㅋ
     
     
     
    바보 천치.


    눈물겹게 사랑했나

    네 가슴이, 네 두 다리가, 네 두 눈이,
    네 짝 잃은 심장이
    절벽아래 곧두박질 칠 때까지
    심장이 두동강 나도록
    온 몸의 피가 역류하도록
    발 끝부터 머리 꼭대기 까지
    온 몸이 뿌리 채 뽑혀 비틀거릴 때까지

    죽음이 갈라 놓아도 아쉽지 않을 만큼 사랑했나

    네 발 아래 뿌린 눈물이
    태양 아래서 어름이 되겠니

    네가 삼킨 울음이
    지구 끝에 가서 메아리치겠니

    아픔에 흔들리는 네 심장이
    영원토록 네 숨을 조르겠니

    아픈 추억은 숨소리에 삼켜라
    고된 시련은 웃음으로 머금어라
    호된 그님은 시간속에 파묻어라
    삼키고, 머금고, 묻어버린 그를
    이젠 잊어라

    바보 천치. 바보 천치가 되어라

    지나간 사랑에게 바보 천치가 되어라

    넌 너에게 바보 천치가 되어
    우리에겐 영웅이 되리라

    넌 곧 또다시 사랑에 헤픈 어설픈 바보가 되리라.
    널 사랑하는 우리에게...

    -친구가 사랑에 심하게 데이고 슬퍼하고 있을 때 친구를 위해 쓴 시네요 ㅋㅋㅋㅋ 기억이 조금 나요 ㅋㅋㅋㅋ
     이젠 스물 중반이나 되었는데도 저 시를 쓸 때 감정이 기억나는게 신기하네요ㅋㅋㅋㅋ
     
     
     
    검은강을 건너.
     
     
    늪지대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의 늪

    허나, 밤바다의 검은강을 지나는 순간에도
    난 직선을 그렸다
    올 곧고 선명한 한 치의 오차없는 직선
    뻗어나가리라 변덕스러운 강의 곡선엔 휩쓸리지 않으리

    허송세월 해온 모든 시간들은
    파편처럼 부서지고 짖이기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지러진 파편을 주워 담고 쓸어 모으며
    내 주름진 치마폭에 담아 끌어안으리라.

    파편을 안은채로 주름을 펴면 안되나
    파편을 등에 지고 주름진 길을 펴면 안되나
    다리미로 선을 쫙쫙 그어 주름진 세월을
    다리삼아 강을 건너면 안되나 그래서 직선을 향하면 안되나

    늪지대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과거의 늪
     
    -아, 이건 저 그림을 보고 급 삘받아서 썼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
     저 여자의 얼굴이 너무 괴로워 보이고 후회스러워 보여서... 과거가 많은 여자인가 보다 하고 ㅋㅋㅋ
     근데 이때 저도 한창 공부할 때고, 사춘기의 풋사랑에 나름 과거가 괴로웠던지라 저런 시가 나왔나봐요 ㅋㅋㅋ
     이 시는 왠지 지금 봐도 별로 오글거리진 않네요 ㅋㅋㅋ
     지금의 저에게 귀감이 되는 글인것 같아서 신기합니다ㅋㅋㅋ
     18살의 저에게 배울것도 있네요 ㅋㅋㅋㅋ
     
     
    새벽에 이 오글거리는 시를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ㅋㅋㅋ
    모두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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