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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uhan_69377
    작성자 : 야생개냥이
    추천 : 5
    조회수 : 664
    IP : 221.143.***.20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1/03 17:21:27
    http://todayhumor.com/?muhan_69377 모바일
    지명수배편 몇가지 논란에 대한 리얼리즘적 해석(?)
     
     
    1. 왜 느긋하게 식당에서 먹고 있냐?
     
    비오는 날, 멤버들이 뿔뿔히 흩어진 상태에서, 한참 동안 쫒기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그러다 힘들게 동료를 만났을 때 오는 안도감.
    추운 날씨에 뜨거운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구.
    그리고 무엇보다 경찰의 가장 핵심적인 단서가 핸드폰 위치추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SNS 제보로 확인된다해도 어느 정도는 시간이 있을거라는 나름의 합리적 계산.
     
    시청자들은 광희에 감정 이입해서 봤기 때문에 숨막히도록 긴장된 상황이었겠지만,
    유재석은 대부분의 시간을 계속 차 안에서 안전하게 있었기 때문에 약간 느슨할 수 밖에 없는 상태.
    그토록 겁많던 광희가 유재석을 만나자 긴장의 끈을 놓아 버리고,
    주도권을 유재석에게 넘겼기 때문에
     
    불안하기는 하지만, 밥 한끼 정도는 먹자... 라는 생각은 충분히 가능하죠.
    오히려 그 상황에서 유재석이 그처럼 심하게 경계하는 것이 약간 이해가 안 갈정도였습니다.
    그저 죄짓고 살지 말자는 아이템의 기획 의도를 살리려는 예능 배테랑의 행동 정도로 보였습니다.
     
    3인칭 전지적 관찰자인 시청자와 유재석이 느끼는 상황의 심각성은 분명히 달랐기에 충분히 말이 되는 부분입니다.
     
     
     
     
    2. 식당에서 사진 찍자는 시민 극혐
     
    그분은 현장을 통제하는 제작진이 통과시켜줘서 사진 촬영을 하신겁니다.
    도주 중의 난처한 상황을 살리기 위한 판단이었겠죠.
    그 비난을 시민에게 돌리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비난을 하려거든 제작진에게 하세요.
     
     
     
    3. 유재석 잡힐 때 왜 길가 멍하니 서있냐?
     
    이미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완벽히 따돌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전화 위치추적이 가장 핵심적인 정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생긴 오류죠.
    SNS에 제보가 되더라도 경찰이 오고, 그 위치를 찾을 때 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짧은 시간 만남에서는 도로변도 상관 없다, 오히려 탈출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그 장소를 택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 지극히 예능인적인 사고 흐름에 서서 이야기 하자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1시간 남은 시점에서, 유재석과 광희는 마지막 탈출 지점이
    경찰과 마주치는 최종 지점이 될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돈이 많이드는 헬기까지 대동한 제작진이
    그 씬에서 상당한 분량을 뽑기 위한 준비를 했을거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어떤 방식이든 마지막 씬은 클라이막스가 될테니,
    이제 그 클라이막스를 준비하는 타임이라고 생각하겠죠.
     
    또 녹화의 주요 씬들이 지도에 표시된 포인트를 중심으로 벌어진다는 무언의 약속 때문에
    이 시점에, 설마 이곳을 경찰이 찾아오리란 생각을 하기 힘들겁니다.
     
    실제로 유재석의 새로운 폰 번호를 알아내서 위치 추적을 한 것은
    대단한 반전 중에 하나였지요.
     
    그 씬에서 유재석이 잡힌것은 범죄자팀 입장에서 생각 할 수 없는
    일종의 사고에 가까웠습니다.
     
     
     
    4. 그럼 그냥 어디 짱박혀 있지, 왜 친구 만나서 옷을 갈아 입으려고 하냐?
     
    분량 때문이겠죠. 시간이 있으니 분량을 뽑자.
    또 마지막 탈출 지점 씬으로 넘어가기 전에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식당에서 밥 먹고, 차에서 숨쉬다가 탈출하는 것보다,
    무언가 지인을 만나서 옷도 갈아입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음 멋있게 탈출하는게 더 좋잖아요?
     
     
     
    5. 박명수 하하는 왜 배신을 하는가?
     
    이건 형사님이 스쳐지나가듯 이야기 하셨는데,
    경찰 수사에 협조해야 형기가 줄어듭니다.
    동료를 어르고 달래 공범들을 잡아들이는 방식은 이미 익숙한 수사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어르고 달래는 과정은 충분히 나왔다고 봅니다.
    아이스크림에, 짜장면에... 조사실에서의 씬까지
    단 하루만에 벌어진 상황 치고는 잡힌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꽤 많은 분량이 배분되었습니다.
     
    충분히 말이되는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6. 헬기에서 타고 있는게 반칙 아니냐?
     
    한탄하는 형사3팀을 계속 보여주는 바람에 저 아저씨들이 결국 잡겠구나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반전의 묘를 살리느라 그 과정이 친절하게 설명되진 못한 듯 하네요.
     
    사실 유재석의 핸드폰에서 탈출지점 고지 문자를 확보한 시점에서 이미 경찰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실제였다면 시간이 빠듯하더라도 헬리포트에 근처 경찰을 출동시켜서 헬기 접수하고, 
    기동대 출동시켜서 기다렸다가 둘러 싸버리면 끝입니다. 도망쳐도 결국 잡겠죠.
     
    그렇다면 가장 효율적인 체포 방법은 무엇인가?
    사실, 방송에서처럼 미리 도착해 헬기에 타고 있다가 헬기가 뜬 다음에 잡는겁니다.
    헬기가 뜨기 전에 체포를 시도하다가 문을 열고 도주를 시작하면 골치 아파 집니다.
    추격 과정에서 경찰이 상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설상가상 진짜 놓칠 수도 있겠죠.
     
    헬기가 뜨고, 공중에서 더 이상 도망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체포해야,
    범인도 심리적으로 포기하게 되고, 저항도 적어집니다. 깔끔하게 체포 할 수 있죠.
    영화에서도 종종 보이는 체포 기법 중에 하나입니다.
     
     
    유재석의 핸드폰에서 탈출지점 고지 문자를 확보한 시점에서 끝난 이야기를
    연출적으로 조금 더 살려서 간 것 뿐입니다.
     
    마지막 탈출지점의 헬기와 조명탑 보시면 알겠지만,
    제작진이 꽤 큰 마무리 그림을 생각하고 세팅했습니다.
    미드 '24' 같은데서 본듯한, 클리셰로 가득한 장소죠.
     
    때문에 조작을 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제대로 판을 벌렸을 겁니다.
    저라면 다른 형사팀 하나가 광희의 차인지 모르고, 따라가다가 헬리포트에 내려서 마주치고..
    헬리포트를 질주하는 광희를 추격하다가 더미에 속고,
    광희는 헬기타고 빨리 가주세요 아저씨~~~ 해서 아슬아슬하게 뜨면,
    그 뒤에 먼저 도착해서 잠복하고 있던 형사3팀이 나타나서 체포하는 걸로 했을 겁니다.
     
    오히려 이런 연출이 최소화 되면서,
    마지막 탈출과 체포 과정이 대단히 빠르게 휙휙 전환되었고,
    시청자들이 몰입할 시간이 조금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고 보입니다.
     
     
    -------------------------------------------------------------------------------------
     
    이번편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멤버들이 빠지면서, 추격전을 하려해도 숫자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낸 고육지책인것 같기도 하지만,
    물 위를 걷는 것 부터, 시루떡 까지 광희 덕에 제대로 재미를 뽑았고,
    죄 짓고 살지 말자는 교훈부터, 경찰분들의 고생하는 모습 까지... 의미도 챙겼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적인 것은 지도에 표시된 주요 촬영 장소들이었습니다.
    으스스한 해사고나 마지말 탈출 지점 등도 좋았지만,
    돈봉투를 찾기 위해 유재석이 올라갔던 고층 타워가 등장한 시점에서는
    로케이션 매니저를 썼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인 편이었습니다.
    영화 촬영의 도시 부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겠지요.
    부산 영화지원센터 같은곳에서 도와 줬을 수도 있겠군요..
     
    이래저래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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