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에요
성격 보통 외모 중하

그냥 보통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여고생이랍니다
학교생활도 너무 즐겁구요 재밌구요
가끔 떠드는것도 즐겁고 밥도 너무 맛있고
체육시간에도 재밌고 미술 한국지리 영어 문학 다 재밌고
성적도 잘나오니까 시험이나 모의고사도 마냥 즐겁고 (수학은 즐겁지 않습니다-_-)
하루하루 치솟는 언어 백분위 그래프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야자시간에 공부하는것도 먹을것 주고받는 것도 간식 뺏기고 뺏어먹는 것도
다같이 선풍기 닦고 청소하고 체육대회때 줄다리기 하고


이런 일련의 생활이 너무 좋아요.
그냥 평범하지만 즐겁다고나 해야 할까요?


근데 이런 저에게 아주 커다란 문제가 생겼어요.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학교생활에 엄청난 지장이 생길 만한 그런 거요.
저는 아닌데 제 친구들이 그래요.
얘들은 제가 전학왔을 때 고1 겨울방학때 만났어요.


오늘 버스에서 저랑 친한 아이를 만났어요. 고2때 같은반이 되면서 그냥 말 주고받고 하는 사이에요
우리반은 다 친해요. 대화에 아무렇게나 끼어도 되고 먹을거 달라고 해도 되고 그래요.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왜 너 걔들이랑 다니냐고. 니가 제일 아깝고 그렇다고
딴얘들도 "XX는 착하니까~" 하면서 넘어가는데 걔들은 맨날 까인다고
오늘 싸운것도 정말 짜증나 죽겠다고 조만간 우리반얘들이 둘중하나 잡아서 아싸 만들거라고


저랑 같이 다니는 아이는 두명이에요.
두명을 각각 A, B로 나누어 볼게요.

A는 아버지가 서울대 전기공학과 나오셨어요.
근데 본인은 그닥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편이죠.
이번에 고2 중간고사 본거 보니까 아주 대박.... 20점짜리도 나오고.. 뭐..

딴건 다 상관없는데 지금 문자돌려봤는데 주변 아이들이 말하는 얘의 문제점은 딱 세가지입니다
1. 남친 2. 성격 3. 태도

남친? 제가 예전에 물어본적 있는데 인터넷 채팅으로 만났고 사진도 보내줬다는데
그 사진 보고 예전에 든 생각이 '뭐야.......' 였어요
셀카도 급이 있어요. 그냥 누군가가 찍어준 듯이 팔 안보이고 찍는 것도 있고 (보통 제가)
여러명이서 찍는 셀카도 있구요, 혼자서 아둥바둥 화장다하고 반만 나오게 찍는 이상한 인간도 있답니다.

문제는 얘가 후자에 속한다는 거죠. 안경 벗고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다하고
얼굴도 다 안나오고 '반만' 나오게.... 그렇게 하니까 막 얘가 얘가 아닌 것 같아요. 막 다른사람?
평소에 보기엔 별로 이쁘지도 않은데 (사실 모두가 그렇지만)... 뭐 그랬어요.
남친 공고다닌다고 맨날 전화통화 하고 그러는데... -_-; 전 남친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성격? 눈치 없어요. 그것보다 뭐라고 해야 하나? 얘들은 이걸 '재수없다'고 표현들 하는데..
가끔 그런거 느낄 때가 있어요. 좀 숨기고 싶은 일이 있을때 자꾸 파고들때?

태도는 성격이랑 비슷한데... 좀 그래요. 


B는...... 아버님이 목사세요.
얘는 쫌 그런게 맨날 자기집이 가난하다고 광고를 하고 다니는게 큰 문제죠
얘들이 그러는데... 1. 눈치 2. 궁상

눈치 정말 없다고 그러는데.. 전 잘 못느끼겠는데 그러네요.
사실 저도 눈치 빠른편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궁상은 상당히 심해요. 언제 학기초에 매점가자고 해봤는데 토씨하나 안틀리고
"야 우리집 가난해서 매점 가고싶어도 가지 못해"
아 그래서 정말 가난한가.... 라고 생각도 해봤는데 아예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다니니까
다들 짜증을 내더라구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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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과 문자를 종합적으로 해본 결과 이런 의견들이 속출하네요
문자를 그대로 옮겨적어 보겠습니다
유형1. 평소부터 재수없었어-_- 너 왜 같이 다녀? 정말 얘들이 너 아깝다고 수백번은 말했겠다
유형2. 야 걔 잘때 사진찍어서 남친번호 알아내서 이게니여친의진실 이렇게 보내고싶다
유형3. 진짜 왜같이다녀? 밥먹을때만써먹고 같이다니지마제발..
유형4. 그둘생각하면자동적으로 너생각나.. 진짜불쌍하다.. ㅜㅜ 왜그랬어
유형5. 조심해 조만간그둘중하나 심하게 깔거니까 너진짜불쌍해..
유형6. 착한얘가 왜같이어울리냐? 백로야 가지마라 훠이
유형7. B가난드립좀그만치라그래.. 나한테자꾸붙는데짜증나죽겠어

백로드립 보고 살짝 웃긴 웃었는데... 심각심각.
저도 사실 좀 불안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다들 이정도일줄 몰랐어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너 진짜 불쌍해.. 왜 같이 다녀?'

아... 어떡하죠? -_-
유형2 친구랑 유형3 친구가 내일 잘때 사진찍어서 남친번호 아니까
얘 남친에게 사진찍어서 보내자고 그러고...... 유형6친구는 내가 같이 놀아줄테니 걔들 버리라고 하지


-_-;;; 살다살다 이런 고민은 처음이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