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중전차'라는 개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시대의 도래로 인해 쇠락하게 됩니다. 세계대전 도중에야 강한 화력과 거침없는 몸빵을 자랑하는 전차가 전선에서 요구되었고, 그만큼 전차들끼리의 개싸움이 단순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수차례 겪은 교훈을 통해 '무식하게 화력이 강하고 몸빵이 센 전차'는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나게 됩니다.
존나 크고 단단하고 강하긴 하지만, 중량이 무거워짐에 따라 태생적으로 거동에 제한이 걸립니다. 다른 애들은 멀쩡하게 지나갈 지형에서 혼자 푹 빠져서 허우적거리거나, 워낙 무거워서 구동부에 부하가 무진장 걸린다거나, 정비가 괴랄하기 짝이 없도록 힘들다는 점 등입니다. 게다가 발전하는 기술은 전차 혼자만의 것도 아니었죠.
"헤헤헤 전차 이거머겅 두번머겅."
P-47 선더볼트 옹께서 독궈전차에 불내는 상황 직찍
예, 그렇습니다. 전폭기의 급강하어택으로 탈탈탈 털리는 전차도 있었고, 새롭게 떠오르는 신예병기도 있었죠.
안뇽? 'ㅅ'/
본격적인 공격헬기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헬기에다 바주카를 달아다가 뚜슝뚜슝 쿠광쾅쾅으로 전차가 죠짐당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졌습니다. 네, 이런 게 공격헬기의 할애비 되는 원형이라 할 수 있습죠. 아무튼 간에 느려터지고 뚜껑은 여전히 빈약한 중전차는 점차 입지가 좁아터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게 전부냐구요??? 노우.
뿌쾅!!
...사실상 중전차의 종말을 선언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납니다. '아무리 우리가 존나 짱센 전차를 만들면 무얼하나 저거 한방이면 다 끝인걸' 이라는 세기말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아무튼 중전차의 전술적 가치는 점점 떨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중전차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지요.
모라구요?
중전차가 고인이 되었다구요?
쓰지도 않고 박물관에 처박아둘거면 왜 만들었니...끄흐흑
스탈린동무! 왜 그러시오! 꺼흐흑
이런 제반사항 덕분에 중전차의 시대는 몰락하고, 있는 건 그냥 고쳐쓰거나 그냥 폐기처분하는 신세 혹은 박물관행이 되었습니다.
얘뜰아 박물관 뉴비 받아라
1. 소련
소련은 본격적인 전후 생산형 전차들은 어지간하면 8티어급 이상으로 설정되었으며, 실질적으로 생산해서 굴린 물건은 T-54,T-62가 해당됩니다. 그럼 딴건 다 뭐냐구요? 대전 도중에 생산(은 훼이크고 어지간하면 개수형)되거나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T-54는 10'만'대, T-62는 2만대 가량 생산되었으니까요. 예, 소련이 잡질 안하고 전차 한대에 몰빵했을 때엔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1)T-55
34성님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만들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만들었습니다요
- T-55 -
이 칭구가 T-54라고 소개되었으면서 왜 T-55라고 했냐면.... 소련 전차들의 개발사에 대해 좀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
소련 전차들의 개발라인은 대충 이렇습니다.
'물체 *** -> 이거 쓸만하겠는걸? -> 네 이름은 이제 T-34다! -> 흠 그런데 개량이 필요한 것 같아
->좋아 개량한 모델 등장! -> 너의 이름은 T-43다! -> 헐 그런데 뭐가 구려
->좋아 개량완료된 너의 이름은 T-44! -> 이래도 부족하니 더 개량해야지
-> 이제 너의 이름은 T- 54! ->아 또 개량해야해 -> 좋아 개량된 넌 T-55!
....이 아쌀한 개발트리는 현대 러시아에도 이어져서.... T-72의 개량형 모델에다가 떡하니 T-90이라는 이름을 붙여버립니다. 뭐, 이해합시다. T-72는 전세계에서 M1 에이브람쓰에게 탈탈탈 털렸으니 개량형이라고 붙이면 인상이 안좋잖아요?
저 T-55는 카달로그 스펙상으론 당대 최강의 전차였습니다. 포탑전면 200mm떡장, 주포 100mm 최대속도 48km, 항속 500km, 근데 무게가 36톤. 게다가 저기 보다시피 경사장갑을 채용해서 도탄도탄이 잘나는 파워튕김까지 자랑하죠.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선 관통고자(90mm주포에 버금가는 관통력), 명중률 고자, T-34를 뛰어넘는 최악의 거주성,방호력고자,포탑회전속도고자,소련전차의 고질적인 엔진곶아 등등의... 아무튼 '누가 존나 그냥 많이 만든 전차 아니랠까봐' 성능이 괴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참가하는 모든 전장마다 터지고 박살나고 아작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아오 시발!"
- 물논 사진의 모델은 다르지만, 아무튼 소련제 전차의 공통된 운명이라는건 변함 없습니다 -
존나 그냥 많이 찍어낸 덕분에 전 세계 곳곳에서 쓰여졌으며, 지금도 쓰여지고 있습니다. 물논 거지같은 2차대전식 내부를 싹 뜯어고쳐 현대화 개수를 거친 물건으로 쓰고 있지요. 친 러시아 국가+중동국가+러시아는 물론이고 마개조 좋아하는 이스라엘에서도 미제부품을 조합해서 '껍데기는 소련인데 속알맹이는 미제' 같은 전차를 운용했습니다. 지금은 그 개수한 걸 또 뜯어고쳐서 APC로 운영하고 있다나 뭐라나.
참고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호구식, 59호식 전차도 이 물건이 베이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전에서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이 사진 덕분에 쫌 유명해졌습니다
- '천안문 사태'에 등장했던 바로 그 칭구가 바로 59식 -
그리고 부카니스탄에서도 역시 이걸 개조한 물건을 써먹었으며, 아직도 주력으로 굴리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T-34/85도 같이 주력으로 굴림
(2) T-62
야 신난다!
- 조속기 제거 남용으로 엔진이 불타는연막을 뿌리면서 달리는 T-62 -
이 전차가 주목받아야 할 점은 최초로 활강포를 장착한 전차라는 겁니다. 뭐, 유명한 일화도 있죠?
"돼지 위에 얹어놔도 상관없으니까 당장 115밀리 포 전차를 내놔!"
- 물체 166의 단점을 설명하던 도중에 날리는 바실리 추이코프 장군의 일갈 -
이 때 당시 소련이 마주한 전력은 M48 패튼, 센츄리온이었습니다. 현존하는 소련의 전력갖곤 격파가 불가능한 물건들이었으니 저런 소리가 나올 만도 했죠.
이 전차는 원래 주력이 될 '예정'이었던 T-64가 자동장전장치의 개발 어려움으로 인해 계속 지연되자 임시땜빵으로 도입되었던 물건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T-64는 각종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문제점 발생 + 괴랄한 자동장전장치에 포수가 빨려들어가는 크리티컬한 사고 덕분에 '소련 전차는 사람 잡아먹는 전차요!' 라는 불명예와 더불어 소련 전차개발사의 흑역사가 됩니다. 덕분에 T-62는 이 병신의 걸작같은 T-64의 자리를 채워넣으며 후계기종이 나올때까지 전 세계 전장에서 조져지고 터지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왜냐구요? 포는 좋아졌는데 아직까지도 이 시절의 T-62는 니가 눈으로 보고 조준해서 쏴갈기는 목축식 조준 장비였거든요. 어허허.
그래도 2만대씩 생산한 덕에 이것저것 개량을 거쳐서 현재도 쓰여지고 있습니다. 주로 부카니스탄에서 말이죠. 소위 말하는 천마호라고 하는 놈이 바로 이 T-62의 극단적인 개수형태입니다. 참고로 이 전차는 소련 직수입이 아니라 카피버전입니다. 참고로 부카니스탄 차세대 주력전차라고 하는 포풍호 역시 T-62의 개량형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우리는 3.5세대 전차인 흙표를 끌고 저 안습스러운 물건을 죠질 필요도 없이 아파치로 죠지고 부시겠지
소련 테크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전차가 있지만, 2차대전이 끝난 뒤에 도입되어 실전을 거친 건 저 두대가 유일합니다. 나머지는요? 전부다 도면상에 존재하는 물건이거나 2차대전 현역들이죠. 허허허.
시간이 되면 다음에는 다른 나라 전차들도 다뤄보겠습니다. 홍차국?
p.s 지난번에 제가 썼던 거 기억하십니까?
"우라!!"
- 기억하십미콰? 땅크 데싼트!! -
위에 두 놈 포탑 옆통수 잘 살펴보세요.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