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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월, 수, 금 연재를 약속 했으나..오늘의 몇몇 댓글을 보다보니..
이미 완결을 지어놓고 갑질하는 기분이 들어..마음이 좀 찜찜합니다.
제 욕심이죠. 오랫동안 같이 함께해주신 독자님들과 좀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어떤분 댓글에, 회자정리 라는 말을 쓰려고 했는데...생각해보니 거자필반이란 말도 따라오더군요.
지금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망설이다가 다시 만나지 못함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그래서 이번주는 한편 더 풀어보려 합니다.
제 아쉬운 마음을 이해해 주세요 ㅠㅠ
---------------------------------------------------------------------------------
이제 시간은 저녁 9시.....흡연장.
[분노 게이지 5.5]
나: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분명 오전 10시에 문제가 해결됬어....ㅋㅋㅋ 근데 왜 우린 아직도 집에 못가고 이러고있냐....ㅋㅋㅋ
타이거: 대리님은 힘드실지 모르지만.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이미 해결 된거잖아요. 해결만 된다면 이런 쓸데없는 대기시간이야...
나: 어...장비쟁이 다 됐네 우리 타이거. ㅋㅋㅋ
타이거: 퀵실버 대리는....도대체 언제 정신을 차릴지.....끔찍해요...다시는 같이 하고싶지 않은 인원.....
나: 야. 쉿. 저기 퀵실버 나온다.
굼벵이마냥 느릿느릿 퀵실버가 흡연장으로 걸어나왔음.
나: 다 됐냐?
퀵실버: 대리님...저...장비 디버깅.....하면 안될까요....? 이대로 코드만 봐서는 언제까지 해야할지......
나: 와...이 답답한..!! 야. 판단을 했으면 나한테 묻지말고 알아서 해. 니가 가서 아주머니들 설득해서 도와달라고 하라고. 왜 이런거까지;;;
퀵실버: 아줌마들한테는 도저히....쪽팔려서.....
[분노 게이지 7]
나: 와- 이OO 완전 도랏........
타이거: 대리님. 그냥 제가 다녀 오겠습니다. 어차피 욕먹는게 제 전문 아닙니까^^.
나: 허어.....참;;; 됐다. 그럼 나도 같이가서 욕먹자 씨O.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야 퀵실버. 체면 따지는 놈들은 너처럼 안 살아.
지금 니 행동이 이미 더 쪽팔리는 거라고. 저 아줌마들이야 이 프로젝트 끝나면 볼 일 없는 사람들이야. 너는 스쳐 지나갈 사람들 신경쓴다고
앞으로 계속 너랑 볼 사람들한테 더 쪽팔리는 짓 하고 있단 말이야. 뭐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는 놈이네. 너네 ㅇ..
타이거: 대리님. 더 나가시면 안될거 같습니다...탈룰라는...
나: 내가 엄마 욕했냐? 저 집 어머니 대신에 인생 훈육 해주는거야! 오히려 나한테 고마워 하실거다.
도대체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저런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을까...?
32살 짜리의 정신 연령이 본인의 중학교 2학년 때 보다 못했음...
퀵실버: ..............죄송합니다;;;;
어른? 나이? 그런건 다 숫자일 뿐임.
***
열심히 일하시는 이모님들의 무리로 들어갔음.
나: 안녕하세요~
이모들: ............
나: 저 죄송하지만 한 분만...투입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이모A: 또요!? 왜 일하는 사람 자꾸 오라가라고 해요? 바로 해결이 되면 모르겠는데..매번 이런식이니...!!
이모B: 삼촌들 기술자들 아니에요!? 기술자가 왜그래요?
나: 실력이 없는 초짜라 그렇습니다^^;; 저도 답답하긴 매 한가지네요;; 이모님들 조카들이라 생각하고 좀 도와주십쇼 ㅎㅎㅎ
이모C: 에휴...앞으로 투입할 일 있으면 나한테 오세요. 매번 여기와서 꾸사리 먹는것도 사람 할 짓 아니다..;;
나: 감사합니다!!! 굽신 굽신~~~
그렇게 이모님을 모시고 투입구로 왔음. 파파파파팍!!! 그리고 올라가는 카운트..
나: 타이거. 이거 몇장 투입이냐?
타이거: 일단 10장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상 카운트는.....7장....하아.....
이모C: 됐죠? 또 안되면 찾아와요~
타이거: 감사합니다!! (굽신굽신)
................................................
나: 야 퀵실버.
퀵실버: 네...
나: 상식이 있으면 생각을 해봐라. 카운트가 오르는 시점이 언제야?
퀵실버: 판정 센서에 센싱이 될 때요...
나: 그럼 지금 판정 센서가 2개지? 그러다 보니 2개 Thread에서 같은 카운트 변수를 카운팅 하고 있겠지?
퀵실버: 네..
나: 너는 그걸 찾는데 매번 이모들이 와서 필름을 투입해 줘야 비교가능하냐?? 이게 그렇게 찾아질 문제냐고.
퀵실버: 아.........
나: 타이거 주임. 내가 앞에 판정센서 센싱 시킬테니까...니가 뒤에 판정센서 센싱 시켜라. 나랑 동시에 하도록 맞춰봐.
타이거: 넵!
그렇게 둘이서 필름 한장씩 들고 판정센서 위치로 가 센서 앞에서 필름을 이리저리 흔들어댔음.
나: 자 동시에. 하나! 둘! 셋! 넷! 다섯! ..... 야 퀵실버 카운팅 오르는 거 잘봐.
퀵실버: 네..
나: 일곱! 여덟! 아홉! 열! 자. 정상적이면 우린 20번 카운팅 한거야. 프로그램에 총 카운트가 몇개냐?
퀵실버: 13개요...
나: 빨리 고쳐. 이쯤 됬는데도 뭘 더 해줘야되냐!? 너 설마 ㅂ.ㅅ같이 락 같은거 걸어둔건 아니지?
퀵실버: ....아닌데요....;;;;;;;
나: 야 나와. 코드 좀 보자.
퀵실버: ;;;;;;;
-----------------------------------------------------------------------------------
UINT ThreadReadJudgeSensor_1(LPVOID lParam)
{
................
.................
while(1)
{
if(IsReadSensor(6) == 1)
{
......................
...................... // 6번 센서 신호가 들어오면 쭉- 코드 실행 (여기서 UI컨트롤을 업데이트하고 하는 모든 코드가 다 때려박혀있음.)
...........................
..........................
..............................
if(Result == 0)
g_OkCount++; // ok 카운팅
else
g_NgCount++; // ng 카운팅
}
Sleep(50);
}
}
----------------------------------------------------------------------------------------
나: 야. 저기 UI 컨트롤들...왜 다 개별로 Lock이 걸려있냐..? 개노가다 하네? 그리고...Sleep(50)저건 왜 안바꾸는데!?
퀵실버: 저번에 대리님이 Lock 걸어도 크게 문제 없을거라고....그리고 저 Sleep은 헬과장님이....
나: 야. 너는 이 장비 담당자 아냐!? 언제까지 헬과장한테 엉겨 붙을건데? 걔가 나보다 잘하냐!? 그리고 와..Lock을 이렇게 걸 줄은 몰랐다...하아...
퀵실버: 그럼 뭐로 고칠까요....
나: Thread에서 UI 컨트롤 건들지말고 다 분리해서 처리해.
퀵실버: .....네!?
하아...그래...니가 그 작업 하려면 아마 이틀은 필요할지도....이것도 안되겠네...에잉;;
나: 아..아니다...코드 좀 더 봐보자....
음...본인도 같이 이 억까 부리는 코드를 보는데 뭔가 깜깜했음. 애초에 기존 코드로 억지를 부리고 있으니
본인 눈에는 다 문제 투성이라 그 안에서 핵심 원인이 될 만한 걸 찾아내기가 어려웠음.
본인은 안되는 코드라면 컨셉 파악후에 과감히 날려버리고 새로 개발하는걸 선호함.
안되는걸로 억까를 부리면 그 댓가는 뼈가 아프기 때문에..
그렇다고 퀵실버에게 큰 수정을 요구하면 오늘안에 안되고...
도대체...이미 해결한 코드를 놔두고...왜 굳이 퀵실버의 쓰레기 코드로 이걸 구현해야 한단 말인가...!!
시간은 저녁 12시.....
일하던 이모들은 모두 휴식 중...
퀵실버: 대리님..혹시 이쪽 코드에서 처리하면서 카운트를 놓치는게 아닐까요...?
나: 아냐;; 확신 할 수는 없어.. 이건....나도 해봐야 알겠다...;;
...............................
..............................
근데 서로 코드를 두고 이런저런 토론을 하다보니 퀵실버는 어느새 눈빛이 살아돌아 와있었음.
뭐랄까 지금까지는 기에 눌려서 눈치보고 일했다면 지금은...
'것봐. 너도 이 코드로 해결 못하지!? '
하는 느낌? ㅋㅋ 아아...이미 퀵실버에게는 자신도 새로 코드를 엎는다면 해결 할 자신이 있다..
지금 안되는 코드 붙잡고 되게 만드는게 진짜 실력이다..!! 하는 '의지' 를 느낄 수 있었음.
퀵실버: 대리님. 이 코드는... 제가 대리님보다 더... 잘 아는거 같아요.
나: 어? ㅋㅋ 하긴...결국 너는 의도하고 코드를 짠걸테고 ㅋㅋ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니...그럴수도 있겠다..
퀵실버: 저는 반드시 이 코드로..... 해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대리님 코드는 컨셉을 다 바꾼...이래서는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나: 뭐!? ㅋㅋㅋ고객이 미션을 줬고. 그 미션을 해결하면 끝난거 아니야? ㅋㅋㅋ
퀵실버: 저도...처음부터 다시 짰다면..... 이런 문제가 없게... 짤 자신이 있어요...
나: 그럼 그냥 지금 다시 짜면 안될까? ㅠ
퀵실버: 그럼 대리님 코드로 엎은거나 다름없잖아요....저는 이 코드로 해야 의미가 있다고 봐요..
[얘 싸이코 아닐까..? 점점 무서워지네...]
얼척이 없었음. 그래...나는 도저히 그 코드로는 할 자신이 없어서 어느정도 엎어 버리고 새로 개발해서 처리했다...
퀵실버는 목표가 바뀐듯 했음. 기존의 코드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낸다면 본인을 넘어선 것으로...
이제서야 알 수 있었음. 그는 애초에 이 설비 문제의 해결이 목적이 아니었음.
이게 바로 주화입마에 걸린 프로그래머임...
문제의 '해결' 보다는 개인의 '도전' 으로 업무를 대하는....
공사 구분 못하는 개발자...
본인에게 지지 않겠다는 뒤틀린 아집....
마치...기존 코드를 갈아엎고 새로 코드를 짜는 행위가 '하수'들이나 하는 '편법'인것 처럼
정신승리를 시전하고 있었음.
그래서 그런지 퀵실버는 더 매미처럼 PC에 붙어서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못했음.
이미 퇴근은 물건너 간 상황...
오늘밤을 꼴딱 새야하는 기정사실 앞에 본인도 생각을 고쳐 먹었음.
그냥 무시하고 놔뒀다가 해결 안되면 본인의 프로그램으로 엎어 버리면 되는거지만
본인은 지옥에서 재미를 찾아내는 성격이랄까?
좋다. 이 억까 코드로 문제를 해결해 보는것도 좋은 수련일지도 몰라..!! ㅋㅋㅋ
열심히 퀵실버의 코드를 분석하며 원인을 분석했음.
그런 마음이 아니면 도저히 오늘밤을 버티기 힘들것 같았으므로...
그렇게 새벽 3시 30분......본인도 타이거 주임도 눈이 퀭~했음...
멀쩡한건 퀵실버 대리 뿐...이런 상황이 생활화가 된듯 퀵실버는 너무나 쌩쌩했음.ㅋㅋㅋ
나: 타이거 주임...혹시 저 판정센서 스펙 알고있나..?
타이거: 네? 스펙이요...?
나: 내가 알고 싶은건...저 센서는 몇 msec 간격으로 센싱을 감지 할 수 있지..?
타이거: 음....잘은 모르지만...2~30밀리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나: 흠...?? 근데 저 센서 감지 Thread엔 Sleep이 아마 오십....
퀵실버: 어!? 대리님. 저도 지금 그 생각 중이었는데!!
나: 어?
퀵실버: 보세요..! 저도 여기 코드에 25msec로 수정하고 있잖아요.
나: 어어...잘됐네..어서 해봐....나 힘들다.....
퀵실버는 다시 작업중인 이모들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C이모를 모셔왔음.
이모C: 그럼..지금 투입해요?
퀵실버: 네..네!
파파파파팍!!!
타이거: 이모님. 혹시 몇장...투입하셨죠..?
이모: 20장 넣었어요.
퀵실버: 맞다!! 드디어 됐다!! 20장 일치한다!!!!
나: 아아....드디어.....ㅠㅠ
이모: 아 된거에요? 축하해요..ㅎㅎ 우리도 이제 슬슬 퇴근준비 해야해서...
타이거: 감사합니다!!
.................................................
.......................................
해결이된 기쁨도 잠시, 퀵실버 대리는 아쉬운듯 말했음.
퀵실버: 어쨌든, 해결은 됬지만 아쉽네요. 쪼금만 더 일찍 찾았으면 대리님 말씀하시기 전에 찾는건데...ㅎㅎ
나: 뭐래냐;; 내가 첨부터 Sleep(50); 이상하다고 지적안했냐.
퀵실버: 지적은 하셨지...수정하라고 하시진..않았잖아요..ㅎㅎ
[아...그래서 이제는 너랑 나랑 비겼다고 생각하는거냐....;; 비겨서 아쉬운거야??]
타이거: 어쨌든 내일..아니 이제 오늘이네요...9시에 담당자가 와서 체크해본다고 했거든요..?
나: 그럼 일단 집에는 못가는거네...
이미 신이나서 짐을 챙기고 있는 퀵실버..
타이거: 두분은 들어가세요. 검증은 저 혼자서 해도 됩니다...
나: 야. 같이 와놓고 의리없게....
퀵실버: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고객사 상대하는거랑 검증은 비전팀 몫이니까!!)
[와..저거 인간 맞나...]
무슨 세 살 먹은 아이처럼 들떠있는 퀵실버...아마 스스로 해결했다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눈에 아무것도 안보이는 듯 했음.
저런 놈을 위해...내 팀장 등극까지 미루고 양보를 해준것인가....
진즉에 어제 아침에 찍어 누르고 복귀 했었으면 이렇게 허무하지 않을텐데...
사람은 사람대로 고생만 하고.. 저 싸이코는 본인에게 양보 받은건 생각조차 못할테고..
여러모로 후회하기엔 너무 늦은 상황..
그래...제발 사라져라....
혹여나 저 싸이코한테서 이 장비 뺐어 먹었다가는 무슨짓을 당할지 모르겠다...ㅎㄷㄷㄷㄷ
***
타이거: 갔네요.
나: 어 갔네.
타이거: 우린 도대체 뭘 한걸까요..?
나: 나도 지금 어안이 벙벙하다....지금까지 순둥 순둥한 모습만 봐와서...저런 미.친 놈인줄은 몰랐어.
타이거: 이미 비전팀에선 유명해요...ㅋㅋ 사람이 편견을 가지면 안되는건데...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라 그런걸까요..?
나: 그러게나 말이다...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하면서도 저런 것들 보면 생각이 바뀌네...
타이거: 근데 대리님은 왜 남아 계시는거에요..? 저 혼자도 괜찮은데...
나: '검증'에 프로그래머 없이 가능하냐....그런것도 있고...예전 회사에서 비 프로그램쪽 사람들이랑 사이가 엄청 안좋았어.
그때는 나도 니꺼, 내꺼 가려가면서 했었지...그 사람들 입장을 몰랐어. 그게 지나고보니 좀 후회스럽더라고...?
장비하는데 니꺼 내꺼가 어딨냐? 그냥 각자가 '잘' 하는 분야가 다른거 뿐인거지...
타이거: 오.......짬바가 느껴지는 말이네요.. 역시 첫 회사가 중요한거 같아요.
나: 그렇다고 좋은 회사는 아니였다..... 절.대.로. ㅋㅋ 무엇을 느끼는가의 개인 차이일 뿐...ㅋㅋㅋ
그렇게 공장 마당의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9시가 되었음.
담당자가 출근했고, 같이 설비로가서 검증을 진행했음.
담당자: 자 그럼 투입해 볼까요?
오퍼레이터: 네.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
..................
나: 와...이분 뭐에요...지금까지 이모님들이 레X비였다면...이분은 T.X.P 인데요?
담당자: 하하..이 분이 우리회사 최고의 숙달된 '조교'죠 ㅎㅎㅎ
숙달된 만큼 필름과 필름사이가 좁았음. 이건 뭐 그냥 거의 두장이 한장으로 붙어서 들어가는 수준..
[뭔가 불안하다...]
그리고 잠시후 에러창이 땡~~~~하고 떴음.
타이거: 헙;;;;;;;;;;;;
담당자: 하아...................역시......
나: 아이고오.....;;; 퀵실버 우짜노 ㅡㅡ;
담당자: 밤샘 하셨다니 일단 들어가세요. 다음에 또 하면 되요...
타이거: 과장님! 사실 이 프로그램은 퀵실버 대리가 한거고, 프로그램 하나가 더 있습니다!
여기 OOO대리님껀데. 이분이 우리회사 최고 에이스에요!!
담당자: 네....? 근데 왜 밤샘을.....
나: 네...어떤 싸이코 프로그래머 때문에.....어쩌다보니 말려들어서 이렇게 됬습니다...;;
[퀵실버야..이건 내가 니꺼 뺐어먹는게 아니다? 검증 안하고 자리 뜬 니 잘못이야?
나는 '공' 적으로 고객을 대응한거 뿐이야.]
조용히 본인의 프로그램을 밀어넣었음.
그리고 숙달된 조교의 필름 투입 시작...
파파파파파팟!!!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
..................
오퍼레이터: 100장 투입 완료 했습니다.
담당자: 오오..!!!
타이거: 카운팅도 100개 맞습니다!!!
나: 와...이제 집에 가겠구나...;;
담당자: 저..혹시 누구시라구요? OOO대리님? 언제부터 이 회사 다니셨어요? 새로 오신건가..?
타이거: 아녜요! 이분이 지금 우리회사에서 프로그램팀 짬이 제일 높은 분이시라구요. No.1 에이스!!
[짬은...3무 과장이랑 메가통이 더 높....]
담당자: 그런분이 왜 이제서야 나타나신거에요;; 앞으로도 우리 공장 담당해 주실건가요???
나: 아뇨. 여기는 불났다길래 잠깐 불꺼 주러 온겁니다. 제 전장은 따로 있거든요.
타이거: D사 아시죠? 저희 회사는 D사에 주력 인력들....
[아아..타이거는 자랑스러움에 정신줄을 놓았다....]
나: 타이거 주임. (작게) 미쳤어!? 입다물어. 하하!! 죄송합니다. 팀 마다 맡은 직무가 달라요..ㅎㅎ
담당자: 아..그러시구나...
나: 그래도 큰 일이 있으면 저희 회사에 뛰어난 인력들이 많이 있으니
지금처럼 연락 주시면 언제든 실력있는 인원으로 투입해 드리겠습니다.
담당자: 네.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
***
타이거 주임과 늦은 아침을 먹고있는데 햄릿 이사에게 전화가 왔음.
햄릿: OO야. 너 아직 청주야?
나: 네. 9시에 담당자가 검증한다고 해서 확인하고 있었어요. 이제 끝났구요.
햄릿: 근데 들어보니까 너가 해결한게 아니고 퀵실버 대리가 해결했다는데?
나: ............;; (이걸 어쩐다...)
햄릿: 아침에 퀵 대리가 오자마자 나한테 보고 하더라고. 맞아? 니 프로그램은 안되서 자기껄로 해결했다고 하던데?
[뭐냐...퀵실버...새벽에 퇴근하고 바로 출근을 했다고? 니가 그런 부지런한 캐릭터야? 아닌데 절대....]
나: 아..네. 퀵 대리가 해결 한거......(에이 씨O)....맞습니다..
근데 제껄로 해결이 안된게 아니라 퀵대리가 너무 자기껄로 하고 싶어 하길래 하게 둔거죠.
타이거: 아니...!! 대리....님!!!
햄릿: 뭐...어쨌든 알았어...이번꺼는 카운트에서 제외다?
나: 아...네;; 암튼 저는 여기서 밥먹고 올라갈 겁니다. 밤새서 피곤하네요. 오늘은 휴가 쓰겠습니다.
햄릿: 그래...뭐 고생했다. 어쨌든 니가 가니까 해결이 되긴 하네...뭐 장비 복이라도 있는건가..? ㅋㅋ
***
타이거: 아니! 대리님!! 이건 대리님이 해결한건데 왜 거짓말 하십니까?
나: 쩝...; 불쌍하잖냐;;
타이거: 아니 퀵실버가 어딜 봐서 불쌍합니까??
나: 저 놈이 어떤 인간인지....니가 봤잖아....ㅎㅎ
타이거: ??
나: 앞으로 저놈이 살아갈 인생을 봐라.... 가깝게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너처럼 쟤 본색을 알게 되겠지...
그런걸 숨길만한 말주변도, 연기력도....생각도 없는 애 아니냐..
타이거: 하긴.....
나: 어딜 가든 배척 받을 인간인데...어디가서 묻지마 살인이라도 안할지 모르겠다. 암튼 불쌍한 인생이야.
저런 애 밥그릇 뺏어 먹으면 탈이 날거 같아;; 그니까 너도 오늘 일은 우리끼리 아는걸로 퉁 치자.
다음에 같이 일 할 기회가 있겠지.
타이거: 대리님은 소문하고 완전히 다른분이 시네요. 다들 성격이 불 같다고 하던데. 사실은 되게 대인배세요.
누가 그러겠어요? 자기 공을 남한테 넘기다니...
[그게 실력에서 나오는 '여유'다... 공이 10개 있는 사람은 1개 정도 남한테 줘도 아쉬울게 없지...
내 공이 1개 였으면 절대 안주지. ㅋㅋ 1개를 주고 나는 타이거 주임을 얻었다.]
나: 아니 대인배는 아니고. 사람에 따라 다르게 대하는거지. 니가 예의가 있으니 나도 예의를 차리는거고.
니가 대인배니까 나도 너한테 대인배 처럼 행동하는거지 ㅋㅋ 퀵실버랑 일하면서 고생 많이했네 니가.
타이거: 역시. 말씀도 멋지게 잘하십니다. ㅎㅎ 이런 말빨을 가져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나: 암튼 어제밤 부터 고생많았어. 너랑 같이 일해서 영광이었다. 소프트에 불만이 많겠지만...
나를 봐서라도...협조 부탁한다...또 보자^^
타이거: 제가 영광이죠!! 저도 얼른 성장해서 D사로 들어가겠습니다! 대리님 같은 분이랑 같이 일하고 싶어요!!
퀵실버가 이른 아침 출근하자마자 평소라면 절대 하지 못 할.. 햄릿이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쪼르르 자기 공치사를 한 부분은 정말 괘씸했음. 거기에 본인의 프로그램이 잘 안되었다고 깎아내린
부분은 당장에 가서 엎어 버려도 할 말이 없을 대역죄였음.
그럼에도 이미 벌어진 일 아닌가. 고작 이정도에 무너질 만큼 본인의 명성이나 실력이 허술하지 않았음.
실력이 쌓이면 하나 좋은게 마음에 '여유'가 생김.
[그래...늘 남들 공격하고 큰소리만 치며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덕'을 한번 쌓았다고 생각하자.]
***
이 프로젝트는 본인의 예상대로 흘러갔음. 오히려 예상보다 빨랐음.
양산을 시작하고 바코드 불량과 기포/이물 불량이 분리되어 쌓였고,
바코드 불량의 경우 따로 재검사를 진행하게 되면서...도대체 이런 비 효율적인 판단을 내린게 누구냐는
고객사 윗선의 불호령이 떨어졌으며.....ㅋㅋㅋ
1달도 채 안되어 프로그램은....'원복' 되었음 ㅋㅋㅋㅋㅋ
대기업이 괜히 대기업이 아님.
우리 같은 중소는 한명의 잘못된 판단이 오래도록 드러나지 않아
지금 퀵실버 대리와 같이 회사 업무를 좀먹음.
대기업은 조금만 잘못되었다 싶으면 얼마 안가 브레이크가 걸림.
인재 풀이 우리 같은 중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거겠지...
L사....하청업체에 더럽다 더럽다 하지만 역시 가전은 너네껄 살께.....
일반인들이 가전은 L 사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일해본 우리 엔지니어들은
이런 과정에서 대기업 제품에 신뢰를 가지게 됨.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가 '실력이 없어서' 못한게 아닌
컨셉을 잘못 잡아서 해봤자 의미가 없어진 프로젝트로 평가 되었음.
같은 결과지만 '실력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건 증명이 된...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였음.
그러나 '덕'을 쌓은지 채 2주도 되지않아..
퀵실버는 정신나간 짓을 했고...본인에게 분노조절 교육을 받은 타이거 주임이 분노 7단계를 시전하게 되었음.
그 '덕'분에 포기했던 '팀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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