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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장에서 방송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몇 달전에 '연예인들의 애니메이션 진출 열풍'에 대한 기획을 단편으로 제작한적이 있는데 당시 성우와 제작PD에게 들은
현장의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릴까 합니다.
1. 왜 연예인인가?
여러분들도 느끼실겁니다. 상당히 이질감이 드는데 왜 전문 성우를 쓰지 않고 연예인을 쓰는가?
답은 하나입니다. 바로 '홍보' 때문이지요. 잘 아시겠지만 한국에서의 애니메이션이란 일본의 재패니메이션이나 미국의 디즈니나 픽사 같은 수줍높은 장르가 아니라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으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인식의 차이에서 시작되어 인프라나 지원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관계로 한국의 우수한 인력들이 해외의 애니메이션을 하청만
하는 수준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
그래서 애니메이션 업계가 살아남기 위한 일환으로 바로 '연예인'들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초반에는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었습니다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매체들이 자발적으로 홍보도 해주고,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니 호기심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연예인을 선호하게 되었고 이것이 관행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선에서 뛰던 성우들은 주인공의 역할은 고사하고 조연으로도 출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졌으며, 단지 연예인들의 가이드성우의 역할로 전락해 버리게되었습니다.
2. 문제의 발생
명이 있으면 암이 있는 법. 연예인을 이용한 마케팅에는 어마어마한 함정이 숨어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과 반비례해서 목소리연기의 '질'이 떨어지게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기획단계에서 부터 철저하게 회의하고 캐릭터의 이해가 있어야 하는 일임에도 바쁜 스케줄을 핑계삼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때문에 그냥 몇 시간 와서 가이드성우가 미리 녹음해놓은 목소리를 따라들으며 앵무새처럼 대사를 읊는것이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다수의 애니메이션의 퀄리티저하를 가져왔고 극장으로 발을 돌리는 사람들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나게되었습니다.
연예인들은 항변합니다. 막대한 마케팅비용이라고는 하지만 그 안에는 자신들의 이미지로 홍보효과를 가져오며 더불어 여러 무대행사에 참석을 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비용까지 포함이 되었기 때문에 적절한 것이라고 말이죠. 물론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하면 문제가 되겠지요.
3. 현실의 문제
보통 성우분들이 극장용 애니메이션 한 편을 더빙 하고 받아가는 돈이 '몇 십~몇 백만원' 수준이라면 연예인을 이용한 더빙은 '몇 천단위~억단위'까지 상상을 초월하게 높습니다. 가장 심한 연예인은 병역기피가 문제가 되어 방송에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프로모션 비용까지 2억가량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여기서도 갑과 을이 생겨버린 것입니다(부르는게 값이 되어버린거죠)
이런 상황을 초래한건 위에서도 서술했듯, 애니메이션 협회 본인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예인이 기폭제가 되어 애니메이션 협회에서도 연예인 비용 상한선을 정해서 거의 반의 반 정도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비용인 것은 사실입니다. 보통 적게는 3시간에서 길어도 하루 이틀이 걸리지 않는 연예인들의 더빙시간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몇 천 단위가 되니까 연예인 입장에서는 저효율 고비용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판단해야할 시기입니다. 연예인 마케팅에 노출되어 그들의 돈벌이로 전락하는 일은 앞으로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양질의 애니메이션을 배포하고 제작하기 위해서라도 연예인에 의존하는 인식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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