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동등한 대결은 중계서버 밖에 없다.
한가지 전제를 하겠습니다.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핑은 상대적인 것으로 한쪽은 무조건 낮고 한쪽은 무조건 높다.
순위경기, 친선경기, 서바이벌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핑은 반응속도와 직결됩니다.
그 중요성은 랭커라면 거의 알고 있습니다. 핑을 유리하게 가져가면 승리를 쟁취하기가 수월해집니다.
우선 핑이 높으면 나타나는 증상을 알아보겠습니다.
1. 체감이 둔해진다.
반응속도가 느려지니 입력하여도 늦게 응답합니다. 공격 시에 선수의 방향전환, 패스 타이밍이 늦어져 패스를 간신히 이어가기도 벅찬 상황이 자주 연출됩니다. 수비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의 공을 태클해야 하는데 둔해진 나의 수비수는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고, 타이밍을 맞추기도 힘듭니다. 이로서 수비실책이 야기되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2. Q 수비가 먹통이 된다.
Q수비수는 상대 공격수가 이동방향을 바꾸게되면 실시간으로 인식해서 따라가야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 호날두가 바디 페인팅으로 방향을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라모스는 멍때리고 있습니다. 분명히 Q를 눌렀다 뗐다 하지만 라모스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날두의 그림자만 열심히 뒤쫒고 있습니다.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과장해서 말하면 라모스는 1초 전의 호날두를 쫒고 있습니다.
3. 패스 미스가 많아진다.
우리의 제라드는 패스를 했습니다. 근데 뮐러는 패스를 준 지 모르나봅니다. 공은 뮐러를 지나쳐 상대방에게로 유유히 흘러갑니다. 핑이 높으면 패스 인식 속도 또한 늦어지고 공을 받을 선수는 공을 그냥 흘려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받는 선수를 정면으로 정확히 바라보고 패스를 할 수 밖에 없어집니다. 센스있는 패스는 저 멀리로 날아갑니다.
4. 골키퍼의 반응속도도 느려진다.
아주 쉬운 슛도 뒤늦게 다이빙합니다. 수비수도 둔해터져 미치겠는데 골키퍼까지 바보가 되기 쉽습니다.
5. 상대방은 너무나도 빠르다.
상대는 부스터를 쓴 것 마냥 총알처럼 내 공을 낚아채갑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내 핑이 높으면 상대의 핑은 낮습니다. 아주 쾌적한 상태로 플레이합니다. 내 둔한 방향 전환을 귀신처럼 예측하기도 하고, 패스 경로를 머릿속에 들어온 마냥 꿰뚫습니다. 당연합니다. 핑이 아주 높은 상대는 vs COM 아마추어만큼 예측이 쉽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상대가 공격을 할 때도 둔한 내 수비수 사이로 신이 내린 티키타카를 선보이기도 하고 개인기는 실축 호날두를 보는 것 같습니다. 둔한 수비수를 재끼기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방향만 바꾸면 됩니다.
반응속도가 늦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여러 상황이 더 있겠지만 대표적인 예만 들었습니다.
(논외로 많은 이들이 보정이라고 느끼는 상황과 다소 겹치는 것 같습니다. 보정의 유무는 밝힐 수 없지만 보정 현상들이 핑으로 야기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핑을 유리하게 만들까요?
유명 bj 분들의 방송을 보면 렉을 풀고 진행한다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ESC키를 누르고 시간을 보내면 됩니다. 구단관리 창을 들어가는 분도 있고 다양합니다. 다시 ESC를 눌러 게임으로 돌아가면 갑자기 반응속도가 빨라지고 핑이 낮아져 있습니다. 내 핑이 낮아졌다는 건 반대로 상대방의 핑은 높아지는 걸 의미합니다.
렉을 푸는 것은 없습니다. 바로 역핑이 되는 겁니다. 내 렉은 상대방에게 넘어갑니다.
이렇게 되자 위에 말했던 불리한 상황들이 역전 되었습니다. 내 패스는 신들린 듯 정확히 가고 손쉽게 상대의 공을 빼앗습니다.
역핑은 아주 무섭습니다. 이로 인해 비현실적인 역전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절대로 공평한 싸움이 아닙니다. 랭커들은 핑이 높은 불리한 상황을 이어가지 않습니다. 바로 역핑을 만듭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갑자기 둔해진 체감 때문에 멘붕이 옵니다. 전설 B, C에도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기를 유리한 상황으로 진행한 랭커들은 승을 쉽게 올립니다. 물론 실력과 연관되겠지만 핑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핑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불리하면 중계서버로 넘어갑니다. 중계서버는 렉이 아주 심합니다. 하지만 상대와 나 같은 상황에서 공평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동등한 경기를 하려면 중계서버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높은 핑의 패널티를 감수하고 플레이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중계서버로 넘어가는 방법은 전체화면 모드 기준으로 알트탭으로 나왔다가 다시 피파로 돌아가는 것을 빠르게 반복하면 됩니다. 알트탭+마우스+알트탭+마우스 반복입니다. 다른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저는 이것밖에는 모릅니다.
자 여러분은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경기 중 Tab 키를 누르면 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ESC 버튼에 높은 핑이 고스란히 나에게 넘어오는 걸 인지하십시오. 상대가 선수를 교체하는 순간부터 당신은 불리한 상황이 됩니다. 핑을 다시 넘기거나, 중계서버로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실력으로 이겨보겠다 하는 분들은 중계서버로 가십시오. 그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