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러 생각이 들어서 적어봐요 :)
1. 콜라보
콜라보로 새로운 패키징과 한정 제품이 나오면 막 소장하고 싶고, 귀엽고, 판매량 늘리고 다 좋은데
브랜드 자체 분위기/이미지는 신경을 별로 안 쓰는 것 처럼 보여요.
그냥 무작정 잘 팔릴만한 거, 시선을 끌 만한 것만 만드려고 안달난 것 처럼 ㅠㅠ
"너와 내가 만나 이런 작품이 나왔다!"가 아니라
"지금 이거 유행하는 거야! 그러니까 빨리 사!" 이런 느낌..
저도 미샤가 라인 콜라보했을 때 혹해서
돈을 배로 주고 미국으로 주문했었죠.
하지만 좀 아쉬운 느낌이 계속 들어요 ㅠㅠ
귀여워서 사긴했는데 미샤 이미지랑는 전혀 관계없는
그냥 귀여움...그냥 요즘 유행하는 라인 캐릭터...
물론 미샤 입장에선 성공이죠. 판매를 했으니!
하지만 뭔가 아.... 소장 가치가 너무 낮은 것 같다고 해야하나.
왠지 속은 것 같은 느낌..
겉포장만 귀엽지 속은 특별함이 전혀 없었어요.
브랜드 자체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그 이미지에 어울리는 상품과 콜라보를 하거나,
콜라보하는 상품의 특징을 살려서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 없을" 상품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반 디케이 x 영화 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콜라보)
(E.L.F. x Disney Villains 콜라보)
++생각해보닝 미샤 라인 콜라보에 곰 섀도 팔렛이랑 토끼 섀도 팔렛은 섀도 색을 캐릭터에 맞춰서 출시했던 것 같네요.
2. 전반적인 마케팅
한국의 코스메틱 제품의 퀄리티는 상당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를 "로드샵 수준"으로 머물게 하는 것 같아요.
++++ 브랜드 스스로 "난 좀 저렴하지 후훗"하는 것 같음..ㅠㅠ 그러면서 가격은 점점 올림...++++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거의 안 느껴지는 것도 아쉬워요.
저렴함을 내세운다고 해서 안 프로페셔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이지 않아보이는 이유는 다양한데 특히,
i. 각 브랜드 마다 너무 아이템 종류가 많은 점 -기초, 색조, 네일, 헤어, 바디...
ii. 잦은 리뉴얼/단종 - 브랜드 아이덴티티 상실
이 두 가지 이유가 떠올려지네요.
아주 확실하게 분리하는 것도 좋을 듯 해요.
예를 들어, 로레알의 경우 각 카테고리(헤어, 색조, 기초)를 전문성있게 나눴죠.
그리고 가격대도 품질도 안정적이죠.
그리고 세일 자주하는 것도... 물론 이것도 전략이고...
소비자 입장에선 좋기도 하고 또 기분이 이상하죠. 의심이 생겨요.
그냥 애초에 저렴하게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일이 빈번하니 오히려 고가 제품보다 거품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고가 제품은 일단 럭셔리 브랜드의 뷰티 라인이고, 그 네임밸류을 얻기위해서 수십년간 쏟은 돈이...게다가 패키징, 고객 서비스 등등 그런데 투자한 만큼 상품 가격에 플러스 되죠. 미국에서 Mid-End급 혹은 조금 아래인 맥의 경우 또 무시를 못하는게 유명 패션쇼에 당당하게 참여해요. 콜라보를 해도 캐릭터 상품뿐 아니라 광범위하게 합니다. 가치를 일정수준 유지하려고 노력을 엄청하는게 보여요. 이런 노력이 당연히 상품 가격에 반영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해외에도 미드-하이엔드 브랜드 제품을 거의 비슷하게 카피한 제품을 파는 브랜드 있어요.
코스탈센츠나 메이크업 레볼루션이 대표적인데
이상한 광고는 하지 않아요 ;;;;
이상한 저렴이 부심(?)도 없어요. 왜냐면 딱 그 가격만큼 퀄리티를 갖고 있거든요.
"우리는 가격이 훨씬 낮은데 쟤네랑 거의 비슷한 퀄리티야!! 빼앢! 너 바보니? 돈 더 주고 사게? ㅎㅎㅎ"
이런 비아냥은... 에이블씨앤씨의 트레이드마크인 듯 ㅋㅋㅋ
3. "로드샵"
로드샵이 왜 저렴한 화장품 브랜드를 일컫는 용어가 되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한국 처럼 길에 개별 매장을 내는 경우
미국에서는 그 매장을 부티크라고 불러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고, 그냥 리테일러 스토어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종합 쇼핑몰에 개별 스토어로 들어가는 경우은 흔하지만, 길가에 따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뉴욕의 E.L.F. 스튜디오 매장과 직원 - 엘프는 미국에 달랑 5개 매장을 보유, 아니면 드럭스토어나 마트에 납품 or 온라인 판매)
미국은 워낙 드럭스토어 시스템이 일반적이고,
세포라 같은 종합 뷰티 스토어가 여러 브랜드를 대신 판매해주는게 흔하다보니
개별 매장은 특별한 느낌이 많이 들어요.
매장 직원을 만나면 그 "브랜드의 직원"이라는 책임감을 가진게 느껴진달까요?
NYX가 요즘 전문적인 이미지를 끌어올리려고 굉장히 열일하고 있어요.
작년 말 부터 각 도시의 유명 몰에 큰 매장을 줄줄이 오픈하고 있고,
오픈 이벤트로 로컬 뷰티 블로거도 초청, 포토 부스도 마련하고 신경쓴게 티가 나요.
예전부터 맥vs닉스 비교가 많이 되었고,
맥 저렴이라고도 불렸는데, 이젠 정말 수준이 높아지는게 보여요.
가격은? 여전히 저렴합니다. 커스텀 팔렛을 만들 수 있는 팬 섀도와 빈 팔렛도 팔고요.
자체 뷰티 블로거 컨테스트도 진행하고요.
매장 직원들도 직접 브러쉬를 들고 고객에게 메이크오버를 해줄 수 있는 "메컵을 정말 할 줄 아는" 사람들이예요.
(북캘리포니아 지역 첫 닉스 매장 in 샌타 클라라 - 저도 오프닝 이벤트 때 다녀왔어요!)
매장 수를 줄이고, 각 매장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직접 방문한 고객들을 더 신경써서 대우하고요.
"우리 브랜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부끄럽거나 아쉽지 않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자세였으면..ㅠㅠ
+한국 로드샵 매장은 본사 직영점이 거의 없죠? 이게 문제네요ㅠㅠ
이러니 매장마다 서비스가 천차만별...
불매하면 불이익은 매장 주인에게로...
4. 마무리
일시적 Hit만 쫒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아요.
제가 코덕까지 되는지는 모르지만
적지 않은 돈을 뷰티 제품에 쏟아붓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한국 뷰티 브랜드에 아쉬운 점이 많네요.
한국가서 마구 쓸어담아 오고싶다가도
위시 리스트 작성하는 게 쉽지 않네요 ㅋㅋㅋㅋㅋ
로드샵 제품의 "실제 가치"를 자꾸 따지게 되어요 ㅠㅠㅠ
(++이솔 제품은 꼭 사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