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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88340
    작성자 : crossing
    추천 : 81
    조회수 : 14124
    IP : 14.50.***.16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02 12:20:45
    원글작성시간 : 2013/06/02 10:52:50
    http://todayhumor.com/?humorbest_688340 모바일
    솔직히 지금 롤은 스토리 개판임

    롤이 지금 세계 최고의 게임에 올라올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로 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는건 부정 할 수 없을겁니다. 

    그냥 닥치고 아무 이유없이 챔프만 내면서 '늬들 5:5로 싸워'가 아니지요. 유저=소환사라는 역할을 부여해 주고, 녹서스 vs 데마시아라는 주요 대결구도를 통해 '너희는 ~~~한 이유를 통해서 5:5로 싸우는거임.' 이라는 기본 설정을 충분히 심어줍니다. 그래서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판타지세계의 등장 인물이 되어서 싸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게 크게 안 느껴질지 몰라도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하나의 큰 컨텐츠로 작용합니다. 


    그게 시즌2까지는 잘 먹혔어요. 유저는 소환사의 입장을 대변해서 녹서스/데마시아의 구도를 지켜보았습니다. 특히 저널 오브 저스티스를 통해서 말이지요. 게다가 큰 전쟁구도 말고도 여러 재미있는 서브 스토리가 많았습니다. 가렌x카타라던가. 블리츠의 연애상담. 잔나의 남성편력 등등. 그리고 각 챔프들은 전쟁학회에서 설립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참여하는 이유가 있었지요. 왜 소환사의 협곡에서 치고박고 싸우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다 있습니다.


    왜. 아주 중요한 말입니다. 문학에서는 개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스토리가 스토리로 굴러가기 위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는 바루스라는 챔피언이 왜 참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리신이 왜 협곡에서 이쿠이쿠 발차기를 하고 티모가 왜 오늘도 찢기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알수 없는 챔피언도 있습니다. 공허라던가. 라이즈라던가. 그림자 군도라던가. 하지만 이런 류의 챔프들은 '의도적으로 숨긴 종류'에 해당합니다. 주로 악역처럼 보이는 부류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모든 정보를 제공 하는것이 아니라 독자를 상상하게 만들도록 정보를 아주 조금만 풀고서 '얘네는 왜 참가했게 ㅎㅎ'라고 떡밥을 던져 놓는거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프렐요드 스토리 개편을 통해서 아주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챔피언 리메이크에 맞춰서 스토리를 재 구성하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꼭 개별 스토리로 존재하던 챔프들까지 '억지로' 집어 넣었어야 할까요. 라이엇에서는 따로노는 챔프들을 큰 스토리로 편입해서 좀 더 좋은 스토리 진행을 하겠다고 했지만.. 어느부분이 좋아지는걸까요? 그저 신챔프를 막 내다보니 도저히 감당을 못 하겠으니까 땜빵 치는걸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렐요드 스토리가 개판이라고 까는 중이구요. 


    또한 요즘 신 챔프들은 왜 리그에 참전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크는 도대체 왜? 바이는 왜? 아트록스는 왜? 뭉뚱 그린 이유라면 몇가지 있겠지만 명확히 '왜'라는게 밝혀지지를 않습니다. 


    스토리로 흥한 대표적인 게임 wow를 볼까요. wow에는 호드 vs 얼라라는 큰 대결구도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불군 vs 일반세력이라던가, 자잘한 대립구도들 또한 많구요. 하지만 꼭 큰 흐름에만 얹혀서 스토리가 진행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집 고양이가 없어졌어요 라던가, 반지좀 찾아줘라던가, 누가 실종됐는데 좀 찾아줘, 뭐가 부족한데 좀 구해와줘.. 등등 큰 주력 스토리와는 상관 없어 보이는 개별적이고 작은 스토리도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잘한 시나리오까지 전부 합쳐서 하나의 큰 'wow 세계관'을 이루고 있지요. 하지만 지금 롤은 그 개별적은 스토리는 싹 무시하고 편입시켜서 큰 주류 스토리만 진행하겠다는 겁니다. 



    문제점

    1. 저널 오브 저스티스와 리그의 심판의 폐지

     대표적인 스토리 진행 방법인 이 2개를 막아버렸습니다. 이제는 스토리 진행이 신챔프 나올 때 있는 챔프 소개밖에 없지요. 스토리 진행이 택도 없이 부족합니다. 진행할 공간이 적으니 앞서 말했듯이 자잘한, 큰 가치는 없어 보이는 스토리는 다 편입해서 진행 할 수 밖에 없지요. 자잘한 스토리까지 말 하려면 분량이 많이 필요한데 신챔프 소개만 가지고는 분량이 부족하니까요. 


    2. 프렐요드 스토리를 억지로 개편

     이 부분은 하도 많이 까였으니 길게는 말 안하겠습니다. 그라가스/트럴/우디르같은 챔프들이 있지요. 


    3. 초반이니 기다려달라? 너무 오래 걸리는 스토리 진행

     2번에 대한 반박으로 자주 나옵니다. 이제 롤은 초반 아니냐. 프렐요드 개편도 이제 막 시작이다. 스토리 진행 한다는데 왜 계속 태클? 좀 기다려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그러면 최소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줘야지 기다려야 하는거 아니겠습니다. 최근에 좋았던 스토리라고 한다면 퀸의 프렐요드 탐방이 있겠네요. 하지만 끝입니다. 자크랑 아트록스도 선행 스토리를 풀지 않았냐? 그거면 충분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흥미롭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왜 그 챔프들이 리그에 참전하는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더군요. 


    3-1. 롤은 이제 가상이 아닌 현실에 너무 깊게 파고들었다. 

     음모론까지는 아니지만 라이엇이 스토리 관련 부분을 아예 버린게 아닐까 싶은 부분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금 라이엇은 가상의 스토리를 진행할 여력이 없다는거지요. 롤드컵, 올스타전처럼 전 세계적으로 열리는 롤 대회도 있고 한국 안에서만 해도 씨불얼, 매라, 막눈, 앰비션..등등 '현실의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이걸 보고서 '야 우리 귀찮게 가상 스토리 진행할 필요 없지 않냐? 어차피 현실에서 매라신 오오 막눕 오오 그러는데?' 라고 여기고 있다고 생각 해 버리게 되는거지요. 




    한국에서는 스토리를 신경 쓰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10%는 될까요. 대부분 그냥 룰루쨩 하앜하앜. 소나가슴 하앜하앜. 아칼리 하앜하앜. 정도의 레벨로 끝나버리니까요. 가끔 2차창작으로 나온 스토리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ex:소나랑 쓰래쉬랑 연인임 ㅋㅋ). 라이엇에서 스토리적 부분을 포함해서 롤이라는 게임이 좀 뜨고나니 이제 단물 빠지고 귀찮아서 쏙 버린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소수이긴 하지만 스토리를 즐기는 입장에서 지금 라이엇이 하는 행태는 아주 눈꼴사납습니다. 

    crossing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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