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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8826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0
    조회수 : 1457
    IP : 183.97.***.15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4/09/16 20:23:51
    http://todayhumor.com/?lovestory_68826 모바일
    [BGM] 사랑의 시 - 스물세 번째 이야기



    6.gif

    이정하, 눈이 멀었다




    어느 순간,

    햇빛이 강렬히 눈에 들어오는 때가 있다

    그럴때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잠시 눈이 멀게 되는 것이다

     

    내 사랑도 그렇게 왔다

     

    그대가 처음 내 눈에 들어온 순간

     

    저만치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나는 세상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될 줄

    까맣게 몰랐다








    7.gif

    조병훈, 네 앞에 서면



    네 앞에 서면

    온통 벌판이야

    시린 햇빛이야

     

    고개 숙이고 눈 부비다가

    돌아서 네 뒤에 서면

    온통 저녁이야

    짧은 노을이야

     

    고개들고 눈 감다가

    또 뒤돌아 네 앞에 서면

    다시 온통 저녁이야 시린 햇빛이야

     

    또 뒤돌아 네 뒤에 서면

    다시 온통 져녁이야 짧은 노을이야

     

    언젠가

    한번은

    온전히

    너를 바라보고 싶어

     

    온전히 한번

    네가 등 뒤에 없는 세월을

    살아보고 싶어








    8.gif

    안도현, 강




    강은 물소리를 들려주었고

    물소리는 흰 새 떼를 날려 보냈고

    흰 새떼는 눈발을 몰고 왔고

    눈발은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강을 만들었다

    너에게 가려고








    9.gif

    복효근, 순간의 꽃




    그저 무심히

    내가 너를 스쳐갔을 뿐인데

    너도 나를 무심히

    스쳐갔을텐데

     

    그 순간 이후는

    네가 나를 내가 너를

    스쳐가기 이전의

    세상이 아니다

     

    간밤의 불면과

    가을 들어서의 치통이

    누군가가 스쳐간

    상처 혹은 흔적이라면

     

    무심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너와 나와는

    그 무심한 스침이 빚어놓은

    순간의 꽃이기 때문인 것이다








    10.gif

    문정희, 순간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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