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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6880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67
    조회수 : 5583
    IP : 116.39.***.46
    댓글 : 33개
    등록시간 : 2024/02/06 09:05:49
    http://todayhumor.com/?soda_6880 모바일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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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펌금지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주말동안 심심하여 이것저것 쓰다보니 사이다 게시판이 

    일관성없이 외전과 군시절 에피소드, 전 회사 에피소드로 정리정돈 없이 마구 섞이는

    기분이 드네요...ㅋㅋ

     

    좀 자제해야 겠습니다...ㅋㅋ 이제 곧 설날인데 

    이번 설날은 와이프와 아이가 출국을 해서. 혼자 내려가야 겠네요.

    아버지께서 사골국을 사다주신다는 소문을 얼핏 들었는데...기대가 많이 됩니다^^

     

    다들 연휴 잘 보내시길... 미리 인사드립니다.

    --------------------------------------------------------------------------------

    다음날 회사.


    호카게: OO씨~ 좋은아침~


    나: ...네 좋은 아침입니다;


    당췌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이지!? 어제 그러고 헤어졌는데 웃으며 아침인사..

    뭐 나야 고맙긴한데. 나사 몇개 빠진거 같은 항마력이다 진짜...!!


    본인 경험 대로라면 보통의 팀장이라면 업무, 말빨, 명분 다 팀원한테 밀렸으면 존심 상해서라도

    자진 퇴사를 해왔었는데. 역시 보통 인물은 아니었음.

    많은 어르신들이 착각하는게, 팀원은 팀원일 뿐인건데 마치 '경쟁자'라도 되는양

    부심을 부림.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는 함.


    그래. 그정도는 눈 감아주고 같이 가주는 정도 되야 인생의 '시니어'인거지.


    이제부터는 90일이라는 시간 안에...최대한 빠르게 개발을 해야 했음.

    그리고 가장 곤란할 것으로 여겼던 마킹파트 부터 손보기 시작했음.


    머리속으로 예상하길, 이 파트를 모두 수정하려면 최소 2주 정도 걸릴 것이라 생각했음.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해보니 그날 하루만에 해당 파트 목표치의 40%가 완성이 되버린거임.


    내가 이정도로 빨랐나!? 아닌데? 내가 나를 잘 아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았음.


    그래...나는 오래전 부터 이미 이 파트를 걱정하고 있었고...

    밥 먹으면서도..씻으면서도, 응가 하면서도 어떻게 코드를 짜고 구성할지 고민을 해 왔다..

    내가 예상하던 2주라는 시간은 그런 고민의 시간까지 포함이 된 시간이었구나..


    3일만에 2주 잡았던 파트가 완성 되었음. 

    그렇게 작업을 하면 할 수록 예상했던 일정보다 압도적으로 단축된 시간으로 완성이 되어갔음.

    이 기세로 계속 해 나간다면...? 호카게가 회의석상에서 불렀던 70일.. 비슷하게 떨어졌음.


    호카게가 항상 말했지. 개발자가 제대로된 '시니어'가 되려면 자신의 개발 일정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아직 '시니어'가 아니었구나. 

    그리고 '우연'이었을지도 모르는 호카게의 '70일'이..왜 하필 70일 이냐고..

    그는 '시니어'가 맞았다고 인정 할 수 밖에 없었음.


    역시. 아직은 내가 배울점이 많은 팀장이었음. 호카게는 역시 호카게구나.

    최소한 저 팀장은 나를 똑바로 봐주고 있었구나.


    그의 판단에 3일안에 끝날것이 2주 일정으로 시간 계획이 짜여 있는걸 느꼈다면

    아무리 공부를 한다는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좀 과하다 판단 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가졌던 반항심이 조금 고개를 숙였음. 그리고 약간의 미안함도 느꼈음.


    그렇다고 그가 완전히 옳았다고 볼 수도 없었음. 이 빠른 시간은 본인의 100퍼센트 실력이 아니라

    평소에 항상 고민을 하던 것들이 포함된, 즉 과거의 고민들이 더 해진 결과 아닌가.


    지금이야 총각이고, 집에 혼자 사니 머릿속이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있겠지만

    혹시 장가라도 가면? 아이라도 생기면? 

    평소에 고민하던 프로그램이 아니라 집안 일로 고민을 하게 된다면?


    호카게의 70일은 본인이 아직 총각인. 회사에 100퍼센트를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의 '나'였음.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지것다ㅡㅡ; 어쨌든 그정도로 본인을 높게 봐줬다니 퉁 쳐준다.


    최근 창희 역시도 RBD 장비를 받아서 관리를 하고 있었음.

    ADN 장비와 매우 유사하고, 그곳 역시 마킹파트가 있었음. 역시나 그 장비도 마킹이 빠지는

    현상이 있었고, 본인이 해결한 코드 구조를 창희에게 넘겨주었음.


    창희는 한사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보고자 고집을 부렸지만...ㅋ


    나: 아니. 이미 해결이 된 코드가 있는데 왜 고집을 부려 ㅡㅡ;


    창희: 그래도...나도 직접 한번 해보고 싶다고;; 이대로 업혀가는건 나도 싫어요.


    나: 허참. 묘한데서 고집을 부리네. 어차피 같은 결과야. 굳이 머리 아프게 그럴거야?


    창희: 그건 당신이 직접 해결했으니 그렇겠지. 결국 머리쓰고 고민해 보는게 제일 좋은 공부인거 알잖아?


    나: .........흠..그러면 코드는 줄께요. 거기에 통풍이가 짜던 마킹패턴 로그가 있어. 그거 우선 만들고 확인해봐요.

    저 코드는 통풍이 꺼니까(내가 변경을 좀 했지만ㅋ) 괜찮지? ㅋㅋ


    창희: ....오케이..


    그렇게 창희는 마킹파트에 대한 혼자만의 싸움을 시작했음..ㅋㅋ 

    그래도 확실히 고민을 해본다면 다른 동료들과는 그 깊이와 이해도에서 큰 차이가 날테니까..


    창희는 맑은 사람이었음. 직장 동료에게 '너는 나보다 잘한다. 나도 공부해서 너를 따라 잡겠다.'같은 말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님. 경쟁심은 있었지만 남을 끌어 내리는데 쓰지않고, 자신을 채찍질 하는데 사용했음.

    이런 사람을 동료로 만난다는건 '영광'스러운 일.


    그리고 본인의 개발이 60% 정도 진도가 나갈때 즈음. D사는 창희에게도 본인과 동일한 AI 적용

    프로젝트 업무가 내려졌음. 


    나: 들어보니 어제 팀장님이랑 미팅 했담서요? AI 적용하는거 받은거 같던데?


    창희: 맞아요. 상당히 머리 아프겠던데? 


    나: 일정은 얼마나 잡았데요?


    창희: 120일 정도 잡았는데...모르겠어요. 팀장님이 그정도면 될거라고 하시던데...


    나: ...........!!!


    우씨...이건 아니잖아. RBD 장비는 광학군이 1개밖에 없는데 ㅡㅡ; 

    ADN은 3개의 광학군과, 공통결점 시스템이 있었음. RBD같이 광학군이 1개 뿐이라면 당연히 공통결점이라는 기능 자체도

    존재할 수 없고..!! 와아!! 이건 코딩 양으로만 따져도 내가 3배는 많은 양인데 ㅡㅡ;;


    호카게...!!! 이건 너무 사람 차별하는거 아니냐!!!

    무엇보다 속이 쓰렸던건 비용이었음. 개발 일수로 비용을 책정했기 때문에...90일짜리에 코딩량이 3배가 많아도

    120일 짜리 RBD가 벌어오는 돈이 더 많았음.


    회사에서 판단하는 '성과'는 바로 '돈'아니겠음? 이건 아니지 진짜 ㅡㅡ;

    호카게를 찾아갔음.


    나: 팀장님. 거 너무한거 아닙니까?


    호카게: ?


    나: 아니. RBD 장비는 왜 일정을 120일 주냐고요. 나는 광학군이 3개짜리라 코드 수정할 것도 3배나 많은데.


    호카게: ㅋㅋㅋㅋ 배아파도 어쩌겠어요? 일하는 사람이 다른데.


    나: 아니 일정 많이 준건 좋다 이거에요. 근데 90일짜리보다 120일 짜리가 더 돈이 되는게 D사에 비용책정 방식 아닙니까!


    호카게: 와아...OO씨 욕심많네?? 벌써 우리 회사에서 '성과'로 따지자면 최 선두에 있는 사람이..같은 팀 동료한테 티끌하나

    양보하기 싫다고? ㅋㅋ


    나: 아니이 ㅡㅡ; 꼭 그런건 아닌데;; 걍 배가 좀 아픈거죠...


    호카게: 어쨌든 우리 팀에 나, OO씨, 창희씨 셋 밖에 없잖아요. 창희씨도 같이 공생하고. 지속적으로 키워야 언젠가 우리한테

    더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더러 멀리 보라며? ㅋㅋㅋ


    나: 크흠...네. 납득이 갑니다. 저는 그냥 닥치고 코딩만 할께요.


    호카게: 고마워~^^


    나: 닥치는거에 고마운 겁니까?ㅋㅋ


    호카게: 아니이~ 당신은 굳이 꼭 말을 해줘야 아는 사람이 아닐텐데? 왜자꾸 물고 늘어 질라그래. 나 팀장이야 팀장.


    나: ........네ㅋㅋ


    창희야...나는 너 만큼 맑은 사람이 아닌가보다...욕심이 많나봐.


    ..............................

    ......................

    .................


    호카게 팀이 이렇게 바쁠동안 포청천 팀은 너무 일이 없었음. 대신 시끄럽기는 빈깡통마냥 정말 시끄러웠음. 

    호카게의 선물 핵 폐기물 중국발 Roll장비 때문에.


    그 덕에 하루죙일 헬보이와 전화 통화로 일과를 보내는 포청천이었음. 

    그리고 생각외로 본인에게 많은것을 파악하도록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음. 


    호카게의 선물이 '지옥문'을 열고 포청천을 불러왔고, 그 선물 때문에 

    본인은 포청천을 파악하게 된...뭐랄까...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 ㅋㅋㅋ


    전화통화 내용은 대부분 이랬음.


    '그래? 그게 잘 안된다고? 그거 옛날에 이렇게~~~이렇게 하면 되던 그거 아니야!?'


    '어? 그건 6년전에 XX 장비에서 봤던 현상 같은데!?'


    '예전에 봤던 증상이랑 똑같네!!!'


    '여기여기 확인해봐. 어? 그런 데이터가 나와? 그거 12년전에 OO사에서 비슷한게 나왔던거 같은데?'


    그는 항상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저런식의 전화를 했음. 어떻게 들으면 상당히 희망적인. 그리고 연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말들..

    햄릿 이사나 비전K팀장..그외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대단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와있다고

    든든해 했지만... 본인이 주목한건 완전히 달랐음..


    봤던거다. 했던거다. 똑같았다.. 그후에는 반드시 예전에 이렇게 했었으니까 이렇게 한번 해봐!

    그리고 10번중에 적중율은 20%도 안되었음 ㅋㅋㅋㅋ 그러다 간혹 하나 들어맞으면


    '것봐라! 내가 딱 들어도 뭔지 감이 왔었다!! 예전에 다 내가 해봤던거다!'


    마치 투투 과장이 높은분들 앞에서 큰소리 치는것과 동일하게 사무실 떠나가도록 거들먹 거렸음 ㅋㅋㅋ

    보통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으면...본인이라면..


    '코드 좀 보내봐.' 


    이게 첫마디로 나올텐데...이건 뭐..코드도 안보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증상만 훑고 있지 않나..

    코드를 보지 않고 프로그래머가 어떻게 문제를 진단 한단 말인가!?

    진단 없이 상황만을 듣고 솔루션을 뿌려대는 포청천 팀장...


    실제로 적중되지 않아 해결이 안되면 다시 이거 찔러보고, 저거 찔러보고 입질만 해댔음.

    결국 헬보이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한 뒤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내면

    그 해결 관련 보고를 무척이나 상세히 보고받았음. 무척이나 진중하게..무슨 NASA 공학자 마냥 ㅋㅋㅋㅋ


    아..그의 밑천이 보이기 시작했음.

    '타인'들의 문제 사례들과, 그들이 해결한 사례를 데이터화 하여 '자신'의 재산으로 Keep 해두는 사람들..

    그래...저런 사람을 본적이 있지...과거 가족회사에서 모셨던 이사님...그리고...부사장..!!


    그랬구나.. 그의 25년 직장 생활 인생이 보였음.


    아랫사람 입장에서 당장 현장에서 구를 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마음이 힘듦.

    그럴때는 그게 해결이 되든 아니든 간에, 윗사람이 이거해봐! 저거해봐! 하면서 무언가를 제시하면

    마음에 희망이 싹틈. ㅋㅋㅋㅋㅋㅋ 


    예전회사 사원시절 중국 현장에서 어려움에 처하면 한국의 이사님에게 

    전화를 하고는 했음. 그러면 이사님은 이거해봐, 저거해봐 이래저래 찔러댔었고. 

    그걸 생각없이 아바타 처럼 하다보면 그 순간 당황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다시 냉정함을 찾을 수 있었음.


    그러다가 결국 스스로 해결.. 그럴때면 이사님은 무척이나 상세한 해결 보고서를 요구하곤 했음.

    그러나 그때는 해결했다는 기쁨에 겨워 멀리 생각하지 못했음. 그저 이사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 뿐.


    포청천이 지금 딱 그랬음. 이거해봐! 저거해봐! 

    그러다 운좋게 들어 맞으면 그 사람은 구원의 '메시아'가 됨.


    설령 그게 들어 맞지 않더라도 상당한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음. 마음에 짐을 덜어냈기에 냉정한 눈으로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 낼 수 있음. 그럴때면 스스로'해결' 했다는 '성장 뽕'에 도취 되어. 


    옆에서 되도 않은 '훈수'질 한 상사에게도 고마움을 느낌. 어쨌든 해결은 못해줬지만 내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준 '동반자'.

    괜찮아. 나는 오늘 또 한 계단 성장했어^^ 하면서. 마치 첫 회사 때의 본인과 같이;; ㅋㅋㅋ 


    그렇게 아랫 사람은 윗사람을 따르게 됨.

    자신이 우주 여행을 위한 실험체 '침팬지'역할 인 줄도 모른채. 우주선이 오작동으로 터져 죽던, 착륙에 실패해 바다에 

    빠져 죽던 아랑곳 없이 쏘아 올려진 침팬지 햄(HAM)마냥.


    제때 도착한 헬기 구조 덕분에 익사 위기를 겨우 넘기고 살아 나왔을때, 보상으로 주어졌던 '사과'.

    어릴적에 이 내용을 처음 접했던 본인은 너무나 '비 인도적'이라 생각했고, 

    그 사과를 개걸스럽게 먹는 침팬지 사진을 보며 '슬픔'과 '분노'를 느꼈음. (어렸으니까...ㅎ과학이란 그런것을..)


    침팬지의 우주공간에서의 생체활동 데이터가 필요한게 아니었다면 과연...비싼 돈 들여 헬기를 띄워줬을까..?

     

    어쨌든 포청천은 수많은 침팬지 들을 우주로 뿌려댔고, '운좋게'살아 돌아온 침팬지 들에게 '사과'를 주며

    그들을 통해 문제의 사례와 해결 사례 라는 귀중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살아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

    그의 '경험'은 그의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음.


    그렇구나. 헬보이는 오른팔이 아닌 '침팬지'다.. 확실히 알겠다..! 그를 자신의 '메시아'로 착각하고..!!!


    어찌보면 과거 회사의 '제조팀'이 그 이사님을 쫓아내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관계가 지속 되었다면..!? 나는 아직도 그와의 인연에...그를 '메시아'처럼 추종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순간 소름이 돋았음.]



    포청천 팀장은 지켜볼수록 신기했음.


    하루죙일 전화를 해댔음. 거의 자기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회의실에 들어가서 전화를 했음.

    사무실에 회의실이 6개 정도 있는데, 다 통짜 유리로 만들어져 있어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안은 훤히 보였음.


    그리고 회의실 의자하나 쭉 빼놓고 거기 비스듬히 않아 뭐가 그리 즐거운지 껄껄 웃으며 전화 통화중인

    포청천 팀장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음. 정말 일을 안하는 타입이었음. 애초에 자신의 포지션을 그렇게 잡고 입사를 한듯했음.

    이런 자들이 직위와 권력을 가졌을때...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우리 회사'는 망조가 든다..


    어떻게든 그를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음.


    '개발자'를 버리고 순수 '관리'만을 위한 입사. 그 '관리'는 '침팬지 관리소'가 되어 

    우리 회사 개발자들을 모두 '침팬지화' 시키겠지. 영화 혹성탈출에서 마치 지구인들이 먼 미래 미지의 '혹성'에서

    침팬지의 세상을 목격했듯..!


    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필드로 한번 들어가 보는게 낫지 않을까? 


    ..........................


    호카게 팀장과의 오후의 티타임.


    나: 팀장님. 이번 기회에 포청천팀 미팅에 한번 참석해 볼까 합니다.


    호카게: ???


    나: 지금 포청천 팀장 입사한지도 몇달이 지나가는데도. 제가 보면 일은 아예 안해요. 도대체 저 분은 어떤 컨셉을 잡고

    여기 와있는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숨겨둔 독이빨이 얼마나 날카로운지도 한번 봐 둘 필요가 있을듯요.


    호카게: 음...아마도 내 생각엔..포청천 팀장은 '관리'를 위주로 한 포지션인거 같은데요? 밑에 팀원도 많은데 굳이 '개발'까지

    하려고 할까요?


    나: 팀장님. 우리가 무슨 대기업인가요? 순수 '관리'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게 여기 좋소 아닙니까. 

    팀장님 처럼 실전 경험과 실력이 갖추어 져야 그나마 돌아가는게 좋소 아닙니까.


    호카게: 호오. 나를 인정해 주는건가? 내가 살다가 OO씨한테 칭찬을 다 받아보네~


    나: 네. 더 오래 사세요. 오래오래 살다보면 더 좋은일도 있겠지요.


    호카게: 어..아직 그런말 들을 나이는 아닌데...묘하게 맥이네. 암튼 알았어요..ㅋㅋ


    창희: 나도 같이 가요! 궁금해! 어떤 얘기들을 하는지!!


    그렇게 어느날 포청천 팀의 미팅시간. 2명의 외부인이 참관을 시작했음.


    ...........

    .................

    ......................


    포청천 팀 사람들: ...........


    나: 저희 팀장님이, 친목도 다질 겸! 그리고 오랜 연륜을 가지신 포청천 팀장님 미팅에서 이것저것 배워 보라고 하셔서

    이렇게 참관을 위해 왔습니다.


    포청천: 뭐! 그래! 다들 잘 왔어. 다들 커피나 한잔씩들 타오지 그래!


    그런데.....정말 요 몇달동안 쉴새없이 미팅을 해오던 팀이라 그런지 ㅋㅋㅋㅋㅋ

    다들 표정들이 가관이었음. 모두가 생기를 빼앗긴듯한 넋 나간 표정. 


    뭔가 밖에서 바라보던 열띤 프로그래밍 토론의 장 같은 느낌이 아니었음.

    하아...그냥 자리에 앉아서 일하고 싶다...하는 표정들 이었음. 어느새 초딩 과장은 이 미팅에 나타나지도 않았음. ㅋㅋㅋ


    내 이랄줄 알았따!!!


    이 사람들의 미팅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키스방'.

    포청천과 앙드레의 '키스방' 이었음.


    그냥 둘이 서로의 얼굴을 감싸쥐고 서로의 목과 눈과 입술에 키스하기 바빴음 ㅋㅋㅋ 

    가끔 혀도 놀리는데 토나올거 같았음.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빨아주는지...;;


    포청천: 너네들 요즘 AI의 시대가 도래한건 알지?


    사람들: 네..


    포청천: 뉴럴 네트워크라고 다들 아나?


    앙드레: 알죠. 인공신경망 아닙니까. 생물학적인 뉴런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기법이죠.


    포청천: 그렇지. 그런 인공신경망을 통해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들을 이른바 '학습'을 시킬 수 있는 것이지.

    이제는 머리 아프게 검사 알고리즘을 고민하는 시대가 없어질 수 있다는거지.


    앙드레: 결국은 인공신경망이냐, 검사 알고리즘을 제외한 응용프로그램 운영이냐 이 업계 개발자의 길이 갈라지게 되는거지요.


    (무슨 지는 프로그램 마스터마냥 말하고 있네 ㅋㅋㅋ)


    포청천: 아쉽다. 예전엔 당연히 응용프로그램 운영과 검사 알고리즘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갖추어지는게 기본이었는데 말이야~

    너희 세대들은 운이 좋은거야. 이젠 알고리즘에 대해 고민할 일이 없으니까.


    (그말은 너는 다 마스터 했다는 얘기네? ㅋㅋㅋ)


    사람들: 네. 그렇죠!


    (얼씨구? 니들이 언제 알고리즘을 고민한 적은 있고!?)


    나: 우리 회사에 AI가 있어요? ㅋㅋ 지금도 알고리즘으로 검사합니다만? 

    누가 들으면 벌써 우리 회사 알고리즘 싹다 없어지고 AI로 검사하는 줄 알겠네요 ㅋㅋㅋㅋ 

    한 20년 후 얘기하시는 겁니까? ㅋㅋ


    창희: 그러게요;; 벌써부터 '세대' 얘기하긴 이른거 같은데...ㅋㅋㅋ


    앙드레: 앞으로는 그렇게 될 거라는 거죠..


    나: 그 앞으로 그렇게 만들기 위해 포청천 팀은 AI 개발에 주력할 용의가 있습니까? 

    앙드레 대리님? 내가 알기론 S사 프로젝트 통신 끊어지는 문제 때문에 아직도 프로젝트가 마무리 안되고 사람 갈아넣고 있다하던데. 

    그 문제는 어떻게. AI가 찾아주는 시대가 올때까지 기다리 시려는지?


    앙드레: ............


    포청천: 그으래~? 그런 트러블이 있었어?? 나도 참 과거에 현장에서 그런 문제 질리도록 들었지! 허허. 각자가 직면한 현장 트러블에 대해

    미팅하면서 공유하는 것도 정말 좋은 자리지! 자자. 혹시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 때문에 고민중인 사람 있나?


    동석이: 저요.


    퀵실버: 저요.


    코알라: 저요. 그 통신 문제로 갈아 넣어지는게 접니다.ㅡㅡㅋ


    잇끄: ...........


    카푸어: ...(눈치눈치)


    창희: 뭐야 ㅋㅋ 무슨 문제가 이렇게 많아요? ㅋㅋ


    포청천: (당황) ;;;;;;;;;


    넌 임마. 일 좀 해라 카푸어야. 어째 앙드레보다 더 노냐;;


    나: 어이쿠. 알고보니 문제가 많네요!? 창희씨 우리가 여기서 최신 기술이나 업계 동향 같은 아름다운 얘기 하고있을 분위기가 아닌거 같아. 

    팀 내부 문제인데 우리가 들으면 좀 곤란하지 않겠어?


    창희: 에고. 그렇네요. 포청천 팀장님. 그럼 다음에 좋은자리 생기면 불러주십쇼^^


    나 & 창희  : (후다다닥!!)


    포청천: ...............;;


    ..............................

    .....................

    ...........


    탐색결과. 빈깡통이 맞았음. 그것도 건더기 하나 남아있지 않은 정말 빈 깡통...

    이정도 수준이었던가...;; 자기 팀원들 업무쪽엔 아에 관심이 없구만..


    매번 업계 동향이나 당장에 적용도 못 할 뜬구름 잡는 기술 얘기만 하면서 너네 이거 알아!? 저거 알아!? 공부좀 해라~

    하는 습자지 마냥 넓고 얕은 지식 자랑을 공유하는 자리였음.


    아하..이런 방식으로 팀원들을 가스라이팅(침팬지화)시키는 거구나..!!

    무의식적으로 주입한다. 주인이 얼마나 아는게 많은지..지식이 풍부한지..

    현장에서 코딩만 하는 주니어, 인터미디어트 들이 미처 관심을 두지 못한 영역의 지식들을 총 망라해가며.


    포청천 팀이 구성된 후, 또 다른 변화라면..

    과거 주임 전성시대 때 부터 자연스레 형성된 대리 이하급들의 식사후 '티타임'이 없어진 거임.

    포청천 팀장은 상당히 폐쇄적으로 팀을 운영했기 때문에, 보란듯이 자신의 팀원들을 이끌고 따로 커피를 마시러

    가버렸거든.


    이 오후의 '티타임'은 과거 본인이 주임 시절에 참 필요했던 시간이었음.

    당면한 업무적 문제에 대해, 나보다 실력이 있던 사람들과 공유하며 힌트나 솔루션을 얻어낼 수 있는.


    궁극적으로 다른 동료들은 요즘 어떤 공부를 하고 있으며 나의 부족한 지식 파트를 깨닫는 자리였음.

    서비스로 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주워듣는 흥미로운 업계 동향. 재미와 실리를 동시에 얻는 자리.


    그런 가치있는 시간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쌍,통풍,아몬드 세 사람이 그만큼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음. 그리고 그쪽 대학교 컴공 사람들은 '장비업계'로 진출한 선배나 동기/후배들이 많았음.

    얻는 정보의 양이 방대했던거지..


    그들이 사라지고, 남은 인원은 본인과 창희, 그리고 나머지 동료들..

    본인과 창희는 그다지 업계 동향같은 정보를 얻을만한 네트워크가 없었음. 


    본인의 대학교 동기들은 대부분 대기업으로 빠지기 때문에, 실제로 실무 코딩을 뛰는 인원들도 적었고

    실무를 뛴다면 카OO, 네OO, 넥O, 넷OO 같은 곳에서 개발을 하기에.. 애초에 '장비업계'에 몸담은 케이스 자체가 없었음.

    어찌보면 본인이 최초일듯..


    그런 본인이 이 업계에서 맺은 인연이라고 해봐야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만 해대던 제조팀 형아들 정도? ㅋㅋㅋ

    창희의 경우는 업계가 처음이라 이쪽 세계에서 네트워크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과거 쟁쟁한 동료들이 있던 시절과는 그 퀄리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음.

    창희나 본인은 그저 '학습'의 방향이나 현장에서 발생되는 문제 상황, 해결 사례 얘기밖에 할게 없었음.


    과거와 다르게 지루해진거지..업계 동향같은건 사실 머리아픈 얘기가 아니라 신선한 소재의 대화니까.

    그러다보니 나머지 인원들은 애초에 쉬는 시간에도 업무 얘기나 하고있는 우리들을 불편해 했었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점심 식사의 '티타임'은 항상 본인과 창희 둘이서 가져야 했음.

    예전보다는 많은 빈도로 호카게님도 함께. 


    호카게님도 인정하기 시작한거임. 혼자 독학만 하는건

    그 범위가 좁다는걸.


    본인은 생각했음. 지금 포청천 팀의 대리 이하급 인원들..

    지금까지는 우리가 함께 했던 '티타임'을 불편해 하고, 지겨워 했겠지만...

    솔직히 같이 먹자고 부르지도 않았음. 자기들이 필요에 의해 왔던 것이지.


    본인 역시 창희 때문에 티타임을 가진것이지, 다른 인원들 때문에 가진 자리는 아니었음.


    솔직히 그 자리는 본인과 창희의 일방적인 '곶감 나눠주기' 자리였지

    우리가 얻은건 1도 없는 자리였으니까.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업무 문제에 솔루션을 얻어가던 사람들. 

    그럼에도 고마워하기 보다는, 마치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레 스스로 깨닫게 된것 마냥 합리화하고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회사일을 해 왔다고 착각하던 대리&주임들..


    솔직히 동석이는 '맞후임'이라는 특수성으로 예외처리 되었지만

    창희를 제외하고 본인 마음에 드는 직원은 한명도 없었음. 다들 개념들이 너무 없었으니까.(잇끄대리 제외)

    잇끄 대리나 앙드레, 카푸어 이 3인방은 본인보다 1살 많은 형들이었음. 동갑이다 보니 셋이 잘 어울렸는데.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형인데. 동생들 한테 밀리긴 싫다'


    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음.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적으로 일체의 정보 공유가 없었음.

    뭔가 조금이라도 서로 비교가 될까봐 완전히 선을 긋고 애초에 교집합이 될만한 필드 자체를

    원천 차단했음. 


    그러다가도 뭔가 자기들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으면 슬쩍~ '혹시 이런적 없어요?' 하면서

    물어오는... 더 기분이 나쁜건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로 안물어봄. 1대1 상황이 되었을 때만 물어봄.

    남들 보는 앞에서 물어보면 자기가 이 사람보다 모자라다는걸 보여주는게 되니까.


    도둑놈 심보였음.


    그나마 잇끄대리는 좋게 봤던게 저 형은 아얘 그런것도 없었음 ㅋㅋㅋ 완전 독고다이 타입.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은 사람이었음. 혼자 뒈지는 한이 있어도 혼자 했음. 그리고 혼자 쥬금.ㅠ


    그래서 가지고 싶은 형이었으나 끝내 가지지 못했음 ㅠㅠ 

    죽었으니까..혼자 리타이어 해버렸음..


    어찌보면 포청천 팀장이 선을 제대로 그어 버리며 서서히 

    각각 프로그래머들의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한 시점이었음.


    .......................

    ...................

    ...............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와중.. 비전K팀에서 업무가 하나 나왔음.

    예전 투투 과장과 다녀온 상해 D사. 이번 목표는 SHKD-4호기. (에피소드 63화 참고)

    ---------------------------------------------------------------------------------------------------------------------------

    투투: 흐음.....앗! 혹시....!? 여사님. 고객사한테 예전에 우리 XXXX로 리버스로 테스트하던 호기가 몇 호긴지 좀.. 물어봐주세요!


    통역...통역...


    광석이형: 아...하도 오래되서....보자.....음...아무래도 SHKD-4호기 였던거 같은데....


    투투: 그럼 지금 그 I/O보드가 적용된 상태인가요?


    광석이형: 아니..보드가 입고가 안됬다고 하길래..기다리다가 그냥 다들 까먹었지...아마...


    투투: 그럼 이 I/O보드는 예전꺼 그대로인거네요?


    여사님: 그렇다고 합니다.


    투투: 대리님. 이거 호카게님이랑 과거에 I/O신호를 다 역으로 바꿔돌리는 테스트를 했던적이 있거든요. 

    원래는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던거 같은데 아무래도 이 부분은 취소된거 같고, 그냥 추가 I/O 신호만 더 해야 될거에요.

    ----------------------------------------------------------------------------------------------------------------------------


    목표: 과거 적용하지 않았던 I/O보드 적용하기.



    호카게: 우리 팀 회의 해요.


    나 & 창희: 넵.


    호카게: OO씨. 지난번에 다녀온 상해출장 건이요. 사실...코드 수정할게 없죠? ㅋㅋ 예전에 내가 수정해 놨던거 그대로 쓰면 되니까..


    나: 개꿀이네요 ㅋㅋㅋ


    호카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엔 OO씨가 나가긴 무리가 있어요. ADN 개발 중이니까. 창희씨도 RBD 진행 시작했고..


    나: 팀장님 설마 혼자 꿀 빨러 상해 가실 생각은 아니시져!? ㅋㅋㅋ


    호카게: 이봐요..나도..!! 바쁜 사람입니다!! ㅋㅋ 거 참 야박하게 구네! 그리고 꿀 좀 빨면 어때서!?


    창희: ㅋㅋㅋㅋㅋㅋㅋ


    나: 팀장님. 지금까지는 D사 업무를 저희 팀에서만 전담해 왔지만, 이제는 바꿔야합니다. 그거 뭐라고 우리만 꼭꼭 쥐고있어요?


    호카게: ..........


    나: 어차피 국내 D사 업무외에 해외 D사 업무는 일이 많이 없잖아요? 

    게다가 장비 대수도 많고. 이걸 팀장님 혼자서 다 기억하고 관리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언제까지 팀장님 뇌가 쌩쌩하니 돌아갈 꺼라 생각하십니까? 넬모레면 40 아녜요? ㅋㅋ


    호카게: 어....갑자기 슬픈얘길 하고 그래..


    나: 그리고 우리 쪽수도 모자라구요. 만약 제가 회사 오너라면 생각할 껄요? 저 새퀴들은 뭐길래 3명이서 업무를 독차지하고 고여있어!?

    고작 I/O보드 하나 바꾸는 일인데?


    창희: 과연...우리 사장님이...ㅋㅋ 그럴만한 관심이나 있으실까요 ㅡㅡ;;


    나: 사장님은 아닐 확률이 높지. 근데 여론을 봐야지. 팀장님 D사 장비가 쉬운 장비가 아니잖아요? 

    저희 세명만으로 급하게 급하게 땜빵식으로 돌리기엔 퀄리티 개선이 시급합니다. 우리 멀리 보자구요.


    호카게: .............


    나: 솔직히 포청천팀 사람들이 일을 합니까? 우리 회사 업무가 D사가 70%인데 그걸 우리 셋이서 다 해요? 

    그렇게 돈 벌어서 우리만 따로 인센티브 받으며 일하는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포청천 팀장은 이미 물 밑 작업 중입니다.


    호카게: ??


    나: 포청천 팀장...햄릿 이사한테 호카게 팀장은 업무 딱 틀어쥐고 사내 정치한다고. 

    자기들도 D사일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다고 입질하고 있다고요.


    호카게: OO씨는 그런 얘기는 어떻게  아는거에요???


    네..제겐 감염된 오징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비전팀에도 수많은 눈과 귀가 있지요.


    나: 제게는 눈과 귀가 많습니다 팀장님^^


    호카게: 허어....몇일전 햄릿 이사님이 넌지시 비슷한 얘기하긴 했어요..포청천 팀장이 그랬던 거구나..!!


    나: 이번 건. 넘기시죠?


    호카게: 근데...이번건은 진짜 몸만 나갔다 들어오면 되는 꿀인데...하아...


    나: 멀리 보셔야죠? 창희씨 생각해봐. 우리가 지금 적용하는 AI 시스템. 만약...완성이 된다면? 


    창희: 된다면?


    나: 중국에도 적용하자는 얘기가 과연 안나올까? ㅋㅋㅋ


    창희: !!!! 맞지!!! 이건 백퍼센트지!!!!


    호카게: 오호라..! 그렇네요. 지금이야 일이 없지만..분명..!!


    나: 그때가면 도와 달라고 우리가 하소연해도 안받을 겁니다. 어려운 일 하기 싫거든요. 

    저들은 그런 자들의 모임이니까요..!! 지금 가장 맛있을때...! 주는겁니다.


    창희: 향후 6~10개월 후를 위한 떡밥 이로구만..!!


    본인에게는 또 다른 단기적인 노림수도 있었음. 

    SHKD 코드는 수많은 버전의 다른 프로그램 코드들과 한데 어우러져 있음.


    시스템 데이터들과 설비 넘버 같은 것들이 하나라도 삐끗 하면 완전히 다른 프로그램이 되어버림.

    또한 본인도 출장 당시 당황했던게. 모두들 SHKD-4호기라고 불렀지만 실제 시스템 파라메터의 호기 넘버는 7호기 였음. ㅋㅋㅋㅋ


    이런 부분까지 신중히...조심스레 확인에 확인을 거쳐 다루었기에 무탈히 업무를 마칠 수 있었고

    호카게 역시 본인을 지정 하여 상해로 보낸 이유였음. 


    [예외가 터졌을때, 빠른 순발력과 분석이 필요한 리스크가 큰 일이었던 거임.]


    한마디로 미리 전체를 파악하지 않고 건너갔다가는 피.똥.쌀.수 있는 프로젝트.

    다시한번 언급되는 빌런 사냥법.


    거짓말 허언증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자신의 약점을 드러냄.

    -> 추켜세워 주면서 말에 따른 행동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면 알아서 죽음


    포청천 팀장. 얼마전 전공정 코드를 보며 


    ----------------------------------------------------------------


    포청천: 아~이거. 예전에 많이 봤지~~~~허 참. 코드가 참 쉽네. ㅋㅋㅋㅋ

    ................

    ..............

    햄릿: 오오..! Roll 장비 쪽도 경험이 있으시군요?


    포청천: 그렇..죠! 뭐 어차피 비전 분야야 거기서 거기니깐. ㅎㅎㅎㅎ


    ----------------------------------------------------------------


    어차피 다른 대리 이하급들은 Roll 장비를 모른다. 이걸 넘기면 100% 포청천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

    이걸로 그의 숨겨진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이 가능 할 것이며, 해결을 한다면 회사에 좋고. 

    본인도 상대를 경시하지 않을 좋은 자극이 될 터.


    해결을 못한다면 그 역시 우리 판세에 나쁘지 않다..! 호카게 팀장의 요즘 무너져가는 입지가 다시 떡상!

    일종의 빚 갚기.


    또한 햄릿이 최근 우리한테 비벼 보려는 희망을 품었는데 그 희망의 불씨를 짓밟아 주는 효과.

    햄릿은 '고뇌'하는게 어울려. 어께 피고 다닐 생각마라.


    그렇게 이번 상해 출장건은 자연스레 포청천 팀이 해보는게 어떻겠냐 제안이 나왔고, 햄릿 이사는 덥썩!!

    미끼를 물어 주었음. 포청천 팀장이 호출되어 들어갔고 한동안 이사 사무실 내부는 


    "껄껄껄껄~~~"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들려왔음. 그렇게 이사와의 대화 후..


    포청천: 호카게 팀장. 그 상해 코드 git 주소좀 알려줄래?


    (오..이제 자연스레 반말...)


    호카게: 네. XXXX폴더에 XXXX이름이구요. 비밀번호는 XXXXXX입니다.


    포청천: 아니. 다 같은 회사 코든데 비밀번호까지 걸어놨어? 이제 그러지 말지? 다같이 일하는 회사잖아요~


    호카게: 네. ㅎㅎ 예전부터 그렇게 해오던거라 그대로 쓰던거 뿐이에요. 조만간 정리하시죠~


    포청천: 오케이.


    본인의 개발에도 바쁜 일상이지만, 이상하게 사람 관찰은 멀티 플레이가 가능했음.

    청각에 모든 신경을 집중.


    규칙적으로 들리는 마우스 휠 돌리는 소리.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마우스 딸깍임 소리.

    코드를 자연스레 물 흐르듯 확인하는 프로그래머의 마우스 소리는 일정한 규칙이 있음. 소리의 흐름이랄까.

    그 흐름이 끊어진다는건 


    '엇. 슈벌. 이 코드 뭐지!?'


    한다는 것.


    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

    ................

    ..............

    .............


    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

    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딸깍~~~~~~~~드르륵 드르륵~~~~~

    ...............

    딸깍........드륵 드륵 드륵 드륵!!...드륵.....드륵드륵드륵드륵.........


    [왔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슬쩍 그의 모니터를 보았음. 흐음...그닥 놀랄게 없는 시퀀스인데..ㅋㅋ

    하긴 함수 하나에 코드가 500줄 넘어가면 긴장 되긴 하겠지..ㅋㅋㅋ 이 원죄는 호카게에게 따져야겠지..


    리듬감 있게 코드를 분석하던 그의 리듬은 여기서 멈춘채로...리듬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음.

    지금쯤 이면 느끼고 있을 것이다. 혹시 지뢰가 아닐까? 


    그러나 하루가 지나도록 포청천 팀장은 아무런 행위가 없었음.

    우리 호카게 팀장은 은근슬쩍 사람을 맥이는 타입이었음. 배려가 부족하다고 할까? 보통 해줘야 할 말을 안해줘서

    타인을 고생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음.


    본인이 상해 출장 땜빵을 나갈때도...처음엔 그다지 할 일이 없으니 코드를 열심히 안봐도 될거라 했었음.

    그 말을 절대 믿지 않는 본인이었기에.. 열심히 코드를 보았고. 이상점을 찾을 수 있었음.


    나: 팀장님. 왜 코드안에 이렇게나 많은 호기 별 버전들이 나누어져 있습니까? 호기별로 다 조금씩 코드가 다른데

    삐끗하면 박살 나는거 아닙니까?


    호카게: 아...^^ 그래요. 벌써 거기까지 코드를 봤어요?


    나: 아니 ㅡㅡ; 이런건 미리 말씀해 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부탁하시는 입장이시면서 이걸 말을 안해줘요!?


    호카게: 중요한건 OO씨가 나를 찾아와 이걸 지적했다는 거죠. 그렇기에 OO씨한테 일을 맡긴거야^^


    나: 와....뭐지 진짜!? 


    [코드 열심히 안봐도 된다며!? 뭐가 진심이야!?]


    .............................

    ................

    .....


    그렇게 몇일을 지켜보아도 포청천 팀장은 코드에 대한 어떠한 의문도, 질문도 없었음. 

    호카게는 묻지 않으면 말해주지도 않는데...ㅋㅋㅋ


    그러던 어느날 출장자가 발표 되었음.


    포청천: 음. 이번 출장자(침팬지)는 팀내에 여유가 좀 있는 인원으로 해볼까 한다.


    앙드레: 저는 S사...그리고 코알라 키우기..


    잇끄: ........(D사 전공정은 일단 아무도 안건드리니까.)


    동석: 전 여기저기 현장...유지보수..


    포청천: 카푸어 대리가 가는 것으로 한다! 당장 하는 일이 없잖아?


    카푸어: 우끼끼?!!!!!!


    포청천: 코드를 줄테니 오늘부터 열심히 분석해 보도록!




    혹성 '상해' 토양 측정을 위해 1차 침팬지를 '햄릿의 희망'호에 탑승 시킨다.

    발사준비. 


    오.

    넷.

    삼.

    둘.

    하나!!!


    푸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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