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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87292
    작성자 : Muspel
    추천 : 25
    조회수 : 8829
    IP : 115.161.***.165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5/31 17:19:09
    원글작성시간 : 2013/05/30 18:58:23
    http://todayhumor.com/?humorbest_687292 모바일
    한국 요괴 이야기 (29) 묘두사, 정여우후






    신이었으나 격하되어버린 불운한 요괴

     

     

    ~고양이 머리의 뱀과 우물 속의 소~

     

     장단의 진서 땅에 있는 화장사(花藏寺)에는 묘두사라고 불리는 존재가 살고 있었다. 묘두사는 고양이나 호랑이, 살쾡이 따위의 머리를 한 뱀으로, 바위 구멍 속에 산다고 한다. 새들이 왕처럼 모시고 따랐으며, 이 뱀이 구멍 밖으로 나오면 까마귀가 울어대고 새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딱히 사람을 해치지도 않는데다가 뱀이 내뿜는 푸른색 연기에는 병을 치유하고 기운을 북돋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 지역 사람들은 뱀을 신성시 여기고 음식을 바쳤다고 한다. 사람들이 뱀을 너무 숭상하는 것을 보고 박만호라는 사람이 활을 쏴 죽여 없앴다고 한다. 이덕형이 쓴 <송도기이>에 기록되어있다.

     

     정여우후(井如牛吼)는 부여 땅 사람들이 신성시 여긴 것으로, 우물 속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울음소리는 소와 흡사하며, 우물을 메워버리려고 하면 며칠동안이고 소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역시 딱히 사람을 해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을 도와주는 일도 있다고 한다. 조선 시대 성현의 외삼촌이 사람들이 이것을 너무 숭배한다고 여겨 우물을 메워버렸다. 성현이 쓴 <용재총화>에 기록되어있다.

     

     

    ~그 어떤 괴력난신도 논하지 말라~

     

     특정한 지역의 전설과 신화소를 파괴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외래 종교의 유입이다. 특히나 베타적인 종교가 유입되면 자신의 교리를 널리 퍼트리기 위해 본래 자리잡고 있던 신앙을 탄압하고 신화소를 제거하는데 혈안이 된다. 근대 이전 종교 중 가장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단연코 유교라고 할 수 있다.12

     

     사실, 유교는 '지도자가 국가를 통치하는 이념'에 가까운 것이다. 당장에 내용을 훑어보아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 군신유의와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덕목을 앞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딜 가나 근본주의자들이 문제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권력은 권문세족에서 사대부로 넘어갔는데, 이들 사대부는 중국이 세상에서 가장 우월하다는 중화사상에 물든 사대주의자들이 많았으며, 극단적인 유교 추종세력이었다. 극단주의자들은 자신이 믿는 교리의 모든 것을 실제로 적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는 '군자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논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괴이하고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을 믿지 말라는 것인데, 이들은 더 나아가 이러한 것들을 담은 모든 것을 없애고자 했다.3

     

     이렇게 자행된 만행들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을 뽑으라 한다면, 단연코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뽑을 수 있다. 김부식은 고려 말 사대주의자이자 기득권 세력이었고, 보수적인 유학자였다. 김부식은 자신의 유교적 가치관과 맞지 않은, 가능한 한 많은 사료와 역사책을 불살라 없앴으며, 자신의 역사관으로 삼국사기를 편찬해내었다. 삼국사기에는 어떠한 괴력난신도 포함되어있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삼국시대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사장되었다.

     

     

    ~토착신, 사냥당하다~

     

     한국의 민속신앙은 대단히 수용범위가 광대하다. 다신교와 애니미즘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신앙의 조건이 충족되면 다분히 한국적인 상상을 통해 재창조되어 신격화된다. 전국에 있는 사연 있는 자연물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외래신이나 인물의 수용에도 적극적이다. 불교의 제석신, 칠성신은 물론이고, 기독교의 예수도 무당신으로 모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맥아더도 장군신으로 모신 전례가 있었다!4

     

     이런 특성을 가졌기에 극단적인 유학자들에게 민속신앙은 하루하루 괴력난신을 만들어내는 기계 괴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당연히 불교와 함께 탄압의 대상이 되었고, 수많은 이야기가 사장되고 왜곡되었다. 묘두사와 정여우후의 이야기도 이러한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송도기이>를 쓴 이덕형의 호는 한음으로 조선조 대표적인 유학자였으며, <용재총화>를 쓴 성현은<쌍화점 雙花店>·<이상곡 履霜曲>·<북전 北殿> 등의 표현이 노골적인 음사(淫辭)로 되어있다 하여 내용을 고쳐 쓴, 전형적인 양반이었다. 이 사람들에게 민간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었던  토착신들이란 괴력난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이런식으로 피해를 본 다른 예를 들자면, 서구할미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5

     

     우습게도 이렇게 막나가던 유학자들도 무당의 존속 자체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무당은 민간요법과 약초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으며, 의원이 지 불편하다고 가지 못하는 지역 등에서는 의원의 역할을 대신했고, 그 외에도 민중의 삶에 뿌리 깊게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민간신앙을 탄압하는 와중에도 무당의 필요성을 감안해 무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출처 : 은여우 공작소


    …이제 이 블로그에 있는 글도 거의 다 퍼왔네여.

    1. 불교는 애초 모든 '깨달은 존재'를 부처라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날 일이 별로 없다. 더군다나 대다수 국가에서 불교의 수용은 그 지방은 민간신앙과 융합하여 일어난다. 문제가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가 없다.
    2. 도교는 애초에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누군가를 신앙하거나 교리를 믿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는 종교다. 그 특성덕에 민간신앙은 물론이고, 불교와도 궁합이 나쁘지 않다. 문제? 일어날리가...
    3. 남에게 자신의 믿음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현재 예수쟁이로 불리는 개신교(의 일부 이단) 극단주의자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4. 이 "미국인" 장군신을 모신 무당은 정부가 양담배의 수입을 금지했을 당시, 장군신에게 바쳐야한다고 양담배를 밀수입하다 적발되었다고 한다. 그 무당이 장군신과 영어로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5. 여튼, 그렇게 유학자들에게 중요시 여겨졌던 유교는 지금은 마이너 종교가 되었다. 인구 센서스에서 실시한 종교인 조사에서, 자신이 유교를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겨우 10만 남짓이다. 유교에 의해 탄압받던 불교는 1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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