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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8690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6
    조회수 : 1509
    IP : 183.97.***.15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9/09 13:20:48
    http://todayhumor.com/?lovestory_68690 모바일
    [BGM] 사랑의 시 - 열일곱 번째 이야기



    6.gif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7.gif

    이정록,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8.gif

    윤준경, 사랑할 때는



    사랑할 때는
    불도 끄지 못했네
    사랑할 때는
    잠도 들지 못했네
    사랑할 때는
    꽃도 못보고
    사랑밖에는 아무것도
    못했네

    사랑 엎지를까 봐
    모로 눕지도 못했네
    뒤도 돌아보지 못했네

    그대만 보고 가다가
    넘어진 줄도 몰랐네






    9.gif

    정희성,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한마디 말



    한 처음 말이 있었네 
    채 눈뜨지 못한 
    솜털 돋은 생명을 
    가슴속에서 불러내네 

    사랑해 

    아마도 이 말은 그대 귓가에 닿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다가 
    괜히 나뭇잎만 흔들고 
    후미진 내 가슴에 돌아와 
    혼자 울겠지 

    사랑해 

    때늦게 싹이 튼 이 말이 
    어쩌면 
    그대도 나도 모를
    다른 세상에선 꽃을 피울까 몰라 
    아픈 꽃을 피울까 몰라






    10.gif

    안도현, 옆모습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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