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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68634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5
    조회수 : 1209
    IP : 183.97.***.159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4/09/07 01:16:41
    http://todayhumor.com/?lovestory_68634 모바일
    [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열여섯 번째 이야기



    1.gif

    전봉건, 꽃과 마음
      


    나는 꽃을
    만질 수가 있지만
    내 마음을 
    만질 수는 없어요

    하지만
    꽃은
    내 마음을
    만질 수가 있답니다

    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색색가지 예쁘게 물드는 것은

    꽃이
    색색가지 예쁜 손으로
    내 마음을
    만지작거리는 때문입니다






    2.gif

    하청호, 마중물과 마중불 



    외갓집 낡은 펌프는
    마중물을 넣어야 물이 나온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땅 속 깊은 곳
    물을 이끌어 올려주는 거다

    아궁이에 불을 땔 때도
    마중불이 있어야 한다
    한 개비 성냥불이 마중불이 되어
    나무 속 단단히 쟁여져 있는
    불을 지피는 거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이끌어 올려주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주는 마중불이 되고 싶다






    3.gif

    오순택, 징검돌  



    개울을 건널 때
    등을 내어 준 
    돌이 아파할까 봐
    나는 가만가만 밟고 갔어요






    4.gif

    김현태, 겨울 편지 



    그대가 짠 스웨터 
    잘 입고 있답니다

    입고, 벗을 때마다 
    정전기가 어찌나 심하던지
    머리털까지 쭈뼛쭈뼛 곤두서곤 합니다

    그럴 때면 행복합니다
    해가 뜨고, 지는
    매 순간 순간마다
    뜨거운 그대 사랑이
    내 몸에 흐르고 있음이
    몸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5.gif

    임보, 귤꽃 앞에서



    어떤 시인은 죽음을 일러
    모차르트를 더 이상 못 듣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이 아침 나도 
    한 그루 귤나무 앞에서 아부한다

    죽음은
    나로부터 네 향기를 앗아간 것이라고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ouprofile.php?mn=315970&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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