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4 를 타다 TT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매매 문제로 1년간 두대를 같이 소유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느낀 두 차량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그냥 소유하고 타기만 한게 아니라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튜닝 및 정비를 하였고
두 차량의 어지간한 부분은 거의 다 파악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이건 개인 취향이 많이 갈리지만 대체적으로 남자는 Z4 여자는 TT 를 선호합니다.
Z4 의 경우 곡선과 직선의 조합이 매우 뛰어나고 전혀 촌스럽지 않으면서도 클래식한 감성까지 뿜어냅니다.
TT 로드스터는 본래 4인승 쿠페로 만들어진 TT의 뒷좌석을 없애고 로드스터로 개조?? 한 차량입니다.
따라서 원래 컨버터블로 개발된 Z4에 비해 약간 부자연스런 소프트탑의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아우디의 멋을 잘 살렸으며 사진상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지만 넓고 납작한 차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차체중 양쪽 도어와 트렁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차체 강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Z4 의 경우 Z3에 비해 차체 강성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차가 뒤틀리는 느낌을 매우 많이 받습니다.)
소프트탑의 경우 두 차가 같은 업체의 탑을 사용한 듯 합니다.(포르쉐 박스터도 같은 구조의 탑을 사용합니다.)
열고 닫는데 10초가 채 걸리지 않으며 티티의 경우 시속 50키로 까지 달리면서 열고 닫기가 가능합니다.(추천하진 않습니다)
어떤분이 328 컨버 후기를 올리셨던데 요즘 하드탑 컨버터블이 많이 나오다보니 하드탑을 선호하는 분이 많은데
Z4 동호회원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소프트탑인 E85와 하드탑인 신형 E89 오너들이 함께 자주 모입니다.
대개 모여서 수다를 많이 떠는데 주된 의견은 하드탑이 이쁘고 테러 위험이 없지만 그외에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입니다.
(한 오너분의 얘기 - 만약 고장나면 답이 안나온다 가 문득 생각나는군요)
하드탑을 장착한 신형은 차량 무게가 크게 늘었으며(E85-1350Kg, E89 35i-1580Kg) 하드탑으로 인해 무게 중심이 높습니다.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출력은 신형이 더 뛰어나지만 코너에서 E89는 E85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실제로 동호회원들 주행중에 E85 오너가 들어가는 코너를 같은 속도로 E89 오너가 따라들어가다 차가 돌뻔한 적이 있을 정도로 코너에서의
E85 가 단연 뛰어납니다. 아 물론 포르쉐와 그 윗급은 논외로 하고 얘깁니다.
이건 다른 얘긴데 하드탑 컨버터블이 오픈한 채로 앞에 달리고 있다면 절대 가까이 가지 마세요.
만약 뒤에 추돌하면 그 누구도 답이 안나옵니다.
탑이 접혀있는 트렁크를 때려버리면 최소 견적 2500 에 수리기간 두달 예상합니다.
엔진
Z4 는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3000cc M54 엔진(2500cc 도 있음)을 탑재하였으며 231마력 28토크 자연흡기입니다.
작은 차체에 어울리지 않게 엔진 크기가 매우 크죠.
롱노우즈 숏데크의 Z4 디자인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게다가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엔진이 크기에 비해 매우 가벼우며, 따라서 앞뒤 무게 배분이 거의 50대 50에 가깝습니다.
단점으로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엔진오일 누유가 있겠습니다.
Z4 에 비하면 아담하기 그지없는 TT 의 2.0 TFSI(직분사 터보) 엔진입니다.
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골프 GTI 와 같은 엔진입니다.
기본 출력은 211 마력 35 토크이며, 간단한 맵핑으로 265마력 40토크의 힘을 뿜어냅니다.
다 좋은데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처음 보는 분은 디젤차로 착각함) 열이 굉장히 많이 납니다.
11만 키로째인 현재까지 누유나 이렇다할 문제 생긴적 없으나 직분사 엔진 특성상 흡기 바디를 뜯은 후 밸브에 쌓인 카본을
닦아내야 합니다.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차를 타시는 여러분들 10만키로쯤 되면 한번씩 청소해 주세요.
그걸로 인해 출력 저하는 기본이고 별의별 문제가 다 생길 수 있습니다.
미션
미션 내부는 찍기가 불가능하니 기어 노브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Z4 는 ZF의 오토 미션이 장착되어 있으나 제가 탔던 모델은 SMG 미션 모델이었습니다.
SMG 는 수동 미션에 유압 유닛을 달아 클러치를 자동으로 밀어주는 방식입니다.
즉 오토같은 수동 혹은 세미오토 정도 되겠습니다.
장점이라면 매우 뛰어난 연비(100키로미터로 정속 주행시 17km/L 나옵니다. 3000cc 스포츠카가..) 매우 낮은 구동 손실
칼같은 체결감. 등등이 있으며
단점으로는 유압유닛 교체, 변속 딜레이(꽤 심함), 1,2 단에서의 변속 충격이 있습니다.
1,2 단에서의 변속 충격은 울컥하는 느낌이 아니고 누가 뒤에서 잡아 당겼다가 미는 듯한 느낌으로 오너들은 "말탄다" 라고
표현하는데 그맛에 SMG 타는 분도 있습니다.
전 3,4 단을 좋아했는데 3,4 단에서 가속이 기가막히게 좋아서 였습니다.
TT 의 미션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S-tronic 미션입니다.
듀얼클러치 미션이죠. 역시 폭스바겐 DSG 미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점-내구성이 약하다 (라고 하지만 350마력 TT나 S3들도 아무 문제없이 다니는거 보면 400 마력 이하에서는 의미없는 얘깁니다.)
그리고는 단점이 없습니다.
이 미션은 체결감,구동 손실,변속 딜레이에서 완벽함을 자랑합니다.
특히 변속딜레이는 인간이 거의 느낄수 없는 수준입니다.
매우 뛰어난 연비와 탁월한 주행감을 다 잡을수 있는게 이녀석 덕입니다.
실내
Z4의 실내는 매우 좁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앞뒤도 좁고 옆으로도 그닥 넓지 않습니다.
쑈킹한건 조수석은 폭이 더 좁습니다.
제가 티티로 넘어간 큰 이유중에 하나가 장거리 타면 허리가 너무 아파서였습니다.
게다가 E85 의 하체는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매우 안좋아요.
오래 타면 피곤합니다.
실내는 디자인과 소재가 약간 클래식하며 단순합니다.
때문에 오히려 유행을 안타는 느낌입니다.
스티어링 휠은 매우 작고 그립감이 뛰어나며 핸들이 묵직하기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다만 하체 문제나 얼라이 문제 등으로 앞바퀴가 노면을 타게되면 힘들어집니다.
TT 의 실내는 뭐 걍 아무것도 없습니다.
D컷 스티어링 휠은 Z4 보다 크고 그립감이 떨어지고 실내 인테리어도 차 가격에 어울리지 않는 저렴함을 보여줍니다.
다만 실제 알루미늄 커버가 약간 자존심을 살려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래 4인승이던(뒷좌석은 있으나마나지만) 차량을 2인승으로 만들어 공간이 Z4 에 비해 매우 넓습니다.
차체도 폭이 넓기 때문에 옆으로도 매우 여유가 있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이런 류의 차를 타는 이유는 보통 재미를 위해서죠.
재미로 보자면 Z4>>TT 입니다.
태생이 롱노우즈 숏데크에 자연흡기 후륜 구동인 Z4와 전륜 구동에 터보 엔진을 단 TT 는 애초에 비교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Z4 오너들 만나서 같이 운전하면 와인딩할때 따라가기 힘듭니다.
Z4 따라 코너 들어가면 차가 밖으로 튀어 나가려고 해요.
하지만 TT 는 또 TT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여자들이 좋아한다는거??
트렁크가 넓다는거??
오픈했을때 바람이 많이 안들어온다는거??
컨버터블 생각하시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일단 지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재미있는 차 한대 가지고 있으면 정말 사는게 확 달라집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답글에 질문해 주시면 아는 범위에서 답변 드립니다.
제가 미처 쓰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Z4 나 TT 오너분이라면
정비나 튜닝에 대한 것도 아는 범위에서 해드립니다.
저보다 더 잘 아시는 분들은 참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