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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흔히 "민주당이 잘못했네" "문후보 잘못이다" "야권단합이 안됐다" 등등
이런식의 자가당착적인 비난은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분명 민주당에도 문제가 있었고하지만 따지고보면
새누리당인들 문제가 없었겠습니까? 오히려 더 심했음 심했죠. 솔직히 제가 볼때 야권은 나름 최선을
다했습니다. 비록 모양새는 안좋았지만 안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고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으며 심지어 이정희 마저 사퇴했습니다. 이만하면 그래도 야권 단일화는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 50%이상이 박근혜를 찍은건 여,야의 문제를 초월한 그것때문입니다.
바로 박정희 향수죠.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번 이명박 정권에 대해 불만을 가진 국민들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들 중 일부는 박근혜를 찍었죠.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라면 뭔가 다를 것이다 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정치에 입문할때부터 박정희 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고 그 이미지를 철저히 이용했습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때 결국 여론에 휩쓸려 사과를 하는 모양새를 보이긴했지만 그렇다고 박정희 이미지를 포기하진 않았죠. 오히려
5.16은 아버지의 결단이었다며 자신이 박정희의 딸이란 것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의 고정 지지자들 다수는 바로 그때문에 지지하는 것이고요.
한국사회 내부에는 여전히 박정희에 대한 향수가 가득합니다. 그들은 변화를 원하면서도 야권식의 변화보다는 과거 박정희 정권시절의
과거지향적인 변화를 원하는 것이죠. 박근혜는 이점을 아주 잘 활용해서 이미지 정치에 성공했습니다.
결국 야권 지지자들이 기성세대들의 박정희 망령을 뛰어넘지 못한것이 이번 대선의 주 패인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번 일본 선거에선 우익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고하죠? 그걸 보면서 혀를 차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지못했듯, 한국은 여전히 박정희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대선이 한국사회가 점차 수구적,과거지향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걸 보여준 현상이 아닐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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