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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6852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50
    조회수 : 7529
    IP : 116.39.***.46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23/12/14 09:45:06
    http://todayhumor.com/?soda_6852 모바일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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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벌써 목요일 입니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참 일주일이 빠르게 흘러가는거 같아요.

    요즘 틈날때마다 계속 소설을 쓰느라 정말 하루가 빠르게 가네요.

     

    아침에 와이프가 피곤한지 안일어나는 바람에 씻고 나와서

    자는 아들 깨우고, 옷 입히고 치카치카 해주고 어린이집 준비물 챙겨주고 하다보니

    회사에 조금 늦게 출근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도 귀찮지 않더군요. 자식이란 이런걸까요. ㅎㅎ 

     

    이번 한주도 잘 마무리 하시고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

    이 반전같은 상황의 투페이스 주임을 보며 느꼈음.


    아...투페이스는 자기가 우리 앞에서 담배 피는 과한 군대식의 태도를, 

    결국 아랫사람에게도 받으려고 하는거구나... 꼰대식 사내 문화를 만들어가는 떠오르는 샛별이구나!!


    누구도 그에게 우리 앞에서 각잡고 담배피라고 요구하지 않았음.

    누구도 그에게 선임자랑 말할때 배꼽에 손모으라고 요구하지 않았음.

    누구도 그에게 다.나.까를 쓰라고 요구하지 않았음.


    그냥 지가 좋아서 하는거임. 근데 거기 까진 특이한 친구네. 생각할 수 있는데

    뒤에서 자기 후임자들에게 


    투페이스: 나때는 말이야..! 상사들 앞에서 담배 필 때도 각잡고 폈어!


    투페이스: 나때는 말이야...상사들 말걸면 배꼽에 손모으고 다.나.까로 대답하고 살았어!


    [나때는 그랬으니까. 지금 니들도 나한테 그렇게 해.]


    저 존재 자체가 내무반 부조리 같은 짓거릴 하고 있네....

    이로서 생각보다 빠르게 투페이스 주임에 대한 평가를 끝마칠 수 있었음.

    내가 안고 갈 후임자가 아니다..!



    나: 크흠!!


    자연스럽게 본인도 담배피러 나온척 문을 열고 들어오니 투페이스 주임이 화들짝!!

    번개.같은 속도로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짚었던 짝다리는 가지런히 차렷 자세로 바뀌며

    꼬나물고 있던 담배는 정면을 예쁘게 바라보는 위치로 바뀌었음.


    그리고 구완와사 마냥 삐딱하게 웃던 얼굴은 어느새 순한 양처럼 맑은 미소를 짓고있었음.

    너도...참...피곤하게 산다...

    투페이스 주임의 눈이 불안하게 동석이를 쳐다보는데 동석이는 아까와 같은 불편한 자세로 담배를

    피고있었음. ㅋㅋㅋ


    나: 동석아.


    동석: 네. 대리님.


    나: 你这样抽烟不是不方便吗?(너 그렇게 담배피면 안불편하냐?)


    동석: 啊... (아...)


    나: 他听不懂中文。对我随意讲话吧。他让你做这样?(쟤는 중국말 못알아들어. 나한테 편하게 얘기해봐. 쟤가 너 그렇게 하라고 시켰냐?)


    동석: 是。他说在韩国对上司面前要做这样。(응. 쟤가 한국에서 상사 앞에선 이렇게 해야된다고 했어)


    나: 哈哈哈。这都是废话呀。这个人脑袋一点点有问题。不要听他的话。

    (하하하. 다 개소리야. 얘는 뇌에 약간 문제가 있네. 얘 말은 들을필요 없어.)


    동석: 你。。。是朝鲜吗?怎么会说中文。(너님..조선족이야? 어떻게 중국말을 하지?)


    나: 我是韩国人。我就简单学过中文而已。(나 한국인. 그냥 중국말 간단하게 공부했을 뿐이야.)


    동석: 太棒哦。。。(대단하네...)


    투페이스: ...;;; 혹시 무슨 대화 하시는 중이신지요?


    나: 아. 동석이가 조선족이니까 그냥 이것저것 중국말 연습삼아 물어봤어요 ㅎㅎ


    투페이스: 와...대리님 어떻게 중국어를....;;


    나: 동석아 편하게 담배펴. 군대도 안갔다 온 외국인이 뭐하러 각잡고 담배피고 있어 ㅋㅋ


    동석: 네...ㅋㅋㅋㅋ


    나: 주임님이 각잡으라고 시켰어요? ㅋㅋ


    투페이스: 아뇨;; 아닙니다!! 


    나: 요즘 세대들은  각잡는걸 참 좋아하나봐~ 시키지도 않는데 각잡는 주임님이나, 요 햇병아리 신입이나 ㅋㅋㅋ


    투페이스: ..............


    [동석이는 중국어가 능통한 선임자가 썩이나 마음에 들었는지 그때부터 본인을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음.]


    다음으로 확인해 본 것은 투페이스의 경력이었음. 30살이면 적지않은 나이인데. 원래라면 대리급 이었어야 할 나이.

    정상적으로 26살에 대학교를 졸업했다면 4년의 기간이 있었음.

    그런데 회사는 3군데를 다녔음. 그리고 중간중간 경력이 비어있는 시기도 있었음.

    이력서 확인결과 3군데 모두 1년이상 다닌곳이 없었음. 보통 5~6개월 정도...


    그리고 뭔가 느낌적으로 입/퇴사 시기가 대기업 공채 발표 시즌과 맞물렸음.

    호오~~!! 요놈요놈!! 매번 대기업 공채 준비하고 합격자 발표 전까지 회사 다니고~ 그러다 떨어지면 좀더 다니다가 

    관두고 다시 준비하고. 그런 패턴으로 4년을 보내온거 아냐~~!?


    혹시 저 친구는 나중에 대기업에 들어갔을 때 예쁨 받기 위해 깍듯한 예의 연습을 튜토리얼 삼아

    우리 회사에서 이미지 트레이닝 하러 온건 아닐까....? 여러모로 다크나이츠 투페이스 마냥 빌런 느낌이 났음.


    호카게 팀장에게 갔음.


    나: 팀장님. 투페이스 주임 뽑을때 면접 보셨죠?


    호카게: 네. 봤죠~


    나: 4년동안 3번이나 회사를 옮겼던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


    호카게: 아..첫번째 회사는 개발 일을 안시켜줘서 그만뒀고, 두번째는 집안 사정이 있어서 그만뒀고, 세번째는...


    어. 그런 구구절절한 사연... 근데 내눈엔 아닌데? 이건 전형적인 대기업에 바로 못들어가서, 나이는 먹어가고

    나중에라도 대기업에 붙으면 면접때 졸업 후엔 무슨일 했냐? 물어 볼껄 대비한 전략적 입사인데!?


    나: 창희씨. 투페이스 주임 말이야..


    창희: ?


    나: 내 예상엔 6개월을 못다닐거 같애.


    창희: 왜애~!?


    나: 내가 이런 이런걸 봤거든....


    ...............................

    ........................

    ..................


    창희: 와아...소름...근데 일리가 있어! 내가 봐도 약간 사람이 만들어진 느낌이 막 들더라고!


    나: 그러니까, 절대 같이 뭔가 큰 일을 맡으면 안될 사람이야. 언제 떠날지 알 수가 없어. 올해 공채 시즌이 투페이스 유통기한이야.


    그렇게 시간이 제법 지나 투페이스 주임의 입사 2개월정도 될 때 쯤. 또 그 사이에 신규 입사자들이 더 늘었음.

    우리팀은 아니고 미륵수석 팀으로 배정이 되었는데, 그 역시 대리였음. 잇끄 대리와 동갑으로 나중에 둘이 잘 어울렸음.


    생긴건 미생에 나오는 천 과장과 매우 닮았음. 그 서글서글한 눈빛. 깔끔한 외모. 영혼을 끌어모아 8천만원 전재산을 

    테슬라 자동차를 마련하는데 올인했기 때문에, 카푸어 대리라고 부르겠음.


    그리고 곧이어 카푸어 대리는 자기 학교 후배라고 주임 한명을 더 데려 왔는데, 어디 방산 업체에서 프로그래밍

    하다가 왔다고 함. 카푸어 대리는 후배가 실력 하나는 끝내 준다며 호언장담 했는데. 확실히 잘하는 편이었음.


    상당히 고집스러운 인상이었는데, 꾹 다문 입에 하관이 매우 발달하여 얼굴 모양이 마치 호리병처럼 생겼음.

    얼굴 형태가 만화 영화 보거스 처럼 생겼기 때문에 검은 뿔테 안경의 보거스 주임이라 부르겠음.

    보거스 주임 역시 미륵 수석의 팀으로 배정.


    이 시기에 참 많은 인원들이 줄줄이 입사를 한거 같음.

    잇끄, 창희, 동석이, 투페이스, 카푸어, 보거스... 그리고 또 한명의 충격적인 입사자가 있었으니...과장급이었음.

    햄릿 이사가 과장급 인원을 보충하겠다더니...그냥 가리지 않고 뽑았음..


    어느날 호카게님이 본인에게 넌지시 말했음.


    호카게: OO씨. 혹시 예전에 B과장 기억해요?


    나: ?? 그 분리수거도 안되는 쓰레기요? ㅋㅋㅋ


    호카게: .........아...안되겠네....


    나: 그 월리를 찾아라에 월리 같이 생긴넘 얘긴 왜 하세요 갑자기?


    호카게: 만약에요...진짜 만약에...그 B과장이 우리팀으로 재입사를 하게 되면...


    나: 와!!! 대 환영이죠!! ㅋㅋㅋ 이 생퀴 예전엔 급박한 환경 때문에 제대로 못 패고 돌려 보낸게 한이 맺혔는데!! ㅋㅋㅋ

    오라고 해요 ㅋㅋ 받은거 다 돌려 줄라면 아직 멀었지!!! ㅋㅋㅋ


    호카게: .....우리팀은...안되겠구나.... 


    나: 진짜에요? 진짜 재입사를 한다고요? 뭐지!? 무슨 깡으로? 


    호카게: 그래...그랬구나...B과장이 OO씨 혹시 아직 회사에 다니는지 물어보더라구요...둘 사이에 뭔가 있었구나..


    나: 네. 석사 부심 부리면서 저 신입 시절부터 은근히 무시하고 괴롭히던 양반이에요. ㅋㅋ 막판에 쥐 터졌지만 ㅋㅋㅋ


    호카게: 예전일 이잖아요..? OO씨도 이제 대리이고, 우리 회사에서 중추적인 실세 위치에 있는데.. 설마 막 괴롭히거나...


    나: ㅋㅋㅋㅋㅋ 그건 하는거 봐서요. 먼저 건들진 않을게요 ㅋㅋ 근데 우리회사 재입사 안받는걸로 아는데?


    호카게: 우리 회사에 지금 과장급이 씨가 말랐잖아요. 이사님이 이번엔 재입사자라도 받아주신다 하셨어요.


    나: 거 운이 좋은....아니 나쁠지도...? ㅋㅋㅋ


    호카게: ........

     

    3년전에 신입 사원이라고 개무시하면서 갈구던 직원이 3년후에 돌아와 봤더니

    당시 쟁쟁하던 과장들 다 씹어먹고 실세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라면...나라면 재입사 안할듯....

    그 직원이 결코 좋은 성격이 아닌걸 알잖아!?


    그리고 몇일 후, 퇴근시간 이후 사무실에 앉아서 D사 코드를 보고있는데, 사무실 문에서 띵동~! 소리가 났음.

    퇴근 안하고 있던 호카게님이 후다닥 달려 가더니 문을 열어 주었는데 B과장이었음.

    그는 본인보다 6살 정도 많았고 생긴건 월리를  찾아라의 월리를 닮았음. 모기소리 처럼 앵앵 비음섞엔 소심한 목소리였으나

    의외로 덩치는 조금 있었고 키도 170대 후반이나 180정도 되었음.


    긴장하거나 화가나면 얼굴은 포커페이스인데 홍당무 마냥 얼굴이 벌게지는 특징이 있었음.

    과거 본인에게 멱살을 잡혔을 때도.. 얼굴이 터질듯 벌게져서 순간 '헬보이'로 변한줄 알았음. 

    선배는 내가 목을 졸.라서 얼굴이 벌게진 줄 알고 손 놓으라고 소리쳤는데 잉? 옷을 잡고 있었네? ㅋㅋㅋ

    하면서 웃었음.

     

    B과장은 식상하니 이제부턴 헬보이라 부르겠음.


    호카게가 조심스레 헬보이를 사무실로 데려와 본인에게 인사를 시켰음.


    나: (의자에 턱 하니 다리꼬고 앉아 헬보이를 응시)..........


    호카게: OO씨 B과장 오랫만이죠? ㅎㅎ 서로 인사해요^^


    보통 인사를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응대하는게 예의와 매너이지만 굳이 헬보이한테!? 그럴필요 전혀 없지.

    턱쭈가리에 한방 안먹인걸로도 감지덕지 해야지..


    자리에 앉은채로 삐딱하게 대응했음.


    헬보이: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OO야~ 잘 지냈어~?


    너어...입과 눈은 웃는데...얼굴에 다 드러나....그리고 너 지금 내 코 보고있지? ㅋㅋㅋ 


    소심해서 아이컨텍팅 잘 못하는 사람들

    인터넷인가 책인가 어디서 들었는데 상대방의 코나 미간을 응시하라고 ㅋㅋㅋ 근데 그건 그냥 '이론'임 ㅋㅋㅋ

    조금만 자세히 보면 사람들은 상대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 다 앎.


    묘하게 본인을 보고있지만 그 눈이 나를 보고있지 않는 기분. ㅋㅋㅋ 약간 사팔뜨기 느낌.

    그냥 어휴 애쓴다...하면서 자연스러운척 해주는거지...


    나: 어엇. 내 귀가 좀 이상한가 말이 짧게 들리네;;


    (어디서 반말을...)


    호카게: ........;;;


    헬보이: 잘;;...지냈어요?


    나: 네~ 헬보이 과장님도 잘 지냈어요? ㅋㅋ 근데 재입사 할거면 그냥 하시면 되지 뭣하러 제가 여기 다니는지 확인을 하셨데요? ㅋㅋ

    퇴사후에도 제 생각 많이 하셨나봐요? ㅋㅋㅋ


    헬보이: (헬보이 변신...얼굴이 벌게지며..) 하하...아니 팀장님 무슨 얘길 하신거에요 ^^;;


    (새퀴야 뿔 튀어 나오것다!)


    호카게: 하하하^^; 그냥 혹시나 서로 반가울 까봐 미리 얘길 좀 했는데...(야 임마! 그걸 말해버림 어떡해!!)


    나: 그죠. 미리 얘기 안하셨으면 보자마자 욕박았을지도 모르는데!!ㅋㅋ 넝.담! 

     

    넝담.jpg

     

    헬보이: 하하;; 그..그렇구나..아무튼...그래요...


    나: 신입의 마음으로. 성실히 일해주시기 바랍니다^^


    헬보이: ..........


    어째 입사해서는 안되는 인물이 입사를 한듯한 기분이 들었음..

    기왕에 쓰는 김에 또 한명의 입사자를 더 추가해야겠음. 그냥 이번 기회에 몰아서 다 써버리겠음.

    햄릿 이사가 왜 재입사자를 받았는가 했는데..! 이 사람을 받기 위한 떡밥 이었음.


    사연 없는 무덤은 없다더니..


    본인이 입사도 하기 전, 그러니까 사장님이 열심히 현역을 뛰던 시기.. 사장님의 오른팔에는 오우거 과장과

    왼팔에는 또 한명의 D과장이 있었음. 두명의 과장은 사장님 밑에서 열심히 구르며 성장했고

    어느정도 혼자서 프로젝트를 감당할 만큼의 경험치를 쌓았을때..


    오우거 과장: 이제는!! 나도 혼자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꺄오~!!


    D 과장: 하아...이젠 현장을 혼자 다녀야 하는거야...? 그리고 사장은 자기 대신 우리를 현장만 굴리지...프로그램도 알려주는것도 없고..

    그 밑에서 배운게 없네.. 우리가 이만큼 희생하는 동안 사장은 나한테 해준게 뭔데!?


    이렇게 오른팔과 왼팔의 생각은 180도 달랐음. D 과장은 어느정도 대가리가 커지니 슬슬 사장님께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음.

    왜 프로그램 안알려주냐. 우리가 무슨 현장 아바타냐! 그럴거면 월급이라도 많이 주던가! 등등..


    그렇게 사장님의 심기를 건드리기 시작했고, 보다못한 연구소장님이 D과장을 영상기술팀으로 이동시켰음.

    D과장은 현장 일을 너무나도 싫어했기 때문에..잠시의 분리 조치였지만..의외로 영상기술팀장(햄릿)과 D과장은 죽이 너무 잘 맞았음.

    편하고 쉽게 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서로를 알아본 것..!


    그렇게 임시 조치였던 D과장의 포지션은 그 후로 영구히 지속되었고, 영상기술팀 입장에서도 당장에 영상만을 검토하는게 아니라

    검사 가능 여부의 판단도 중요했기에 영상처리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는 D과장의 존재는 커다란 힘이 되었음.

    나중에는 영상기술팀장과 D과장은 형님 동생까지 맺고 쉽게 회사 다니며 꿀빠는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었음.


    그러던 시기에 본인이 입사를 하였고, 오우거 과장을 통해 D과장을 소개받게 되었음.

    어느날 퇴근길에 오우거 과장이 본인을 붙잡았음.


    오우거과장: OO야. 너 형 따라올래?


    나: 네? 애처가이신 분이 집에 안가시고 어딜 가실라고요?


    오우거과장: 닥치고 따라와 ㅋㅋ 형 따라오면 항상 맛난거 먹을 수 있잖아~ 너 회 좋아하지?


    나: 뭐...그렇긴 한데...왜요? 거기 누구 있어요?


    오우거과장: D과장이라고. 넌 모를꺼야. 영상기술팀 사람인데, 과거엔 형이랑 같이 사장님이랑 일선에서 뛰던 사람이야~ 알아두면 좋아~


    나: ....음...네..


    그렇게 회사 근처 번화가의 한 횟집으로 들어갔음. 그곳에는 이미 어느정도 술이된 D 과장이 앉아있었음.


    오우거: 여~~~OO이형~!! 뭐야 이 양반! 같이 마셔야지 혼자 마시기냐!?


    D과장: 오오오~~~OO야~~ 왜이리 늦었어; 까짓꺼 그냥 일찍 나와서 마셔도 회사에서 누가 뭐라한다고;;


    오우거: 아..미안미안^^ 형. 이 친구.이번에 우리회사 새로 입사한 OOO사원이야. 우리팀이지!


    괘슴츠레 약간 풀린 눈으로 본인을 바라보는 D과장...


    D과장: ................


    나: ...................


    말하지 않아도 느낄수 있었음.


    '너 뭔데? 기분좋게 술 한 잔 할랬드만 어디서 신입 날파리가 앵겨 붙어왔어!?'


    텔레파시처럼 느껴지는 감정.


    나: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OOO입니다. 오우거 과장님이 맛있는거 사주신대서 염치없이 따라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D과장: 그으래? 신입이라고!? 프로그램 잘 해요?


    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잘 한다고는 못할 것 같네요..ㅎ


    D과장: 피싯..


    그렇게 대략적인 인사를 하고, 조용히 나오는 회를 먹었음. 오우거 과장과 D과장은 둘이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즐겁게 술을 마셨지만

    본인이 대화에 끼어들 공간은 1도 없었음. 


    뭐하자는 거냐...;; 이럴 바에야 그냥 집에서 맘편히 쉬고싶다...


    조용히 오우거 과장에게 카톡을 보냈음.


    [나: 과장님. 제가 낄 자리가 아닌거 같은데..그냥 보내주시져? ]


    까똑~


    [오우거: 야. 이런거 쓸 시간에 한 점이라도 더 먹어!! ㅋㅋ]


    까똑~


    [나: 아니...;; 불편하다고요; D 과장님 술도 좀 되신거 같고;;]


    까똑~


    [오우거: 어허~~! 신입 나부랭이 월급으로 이런 회 같은거 막 사먹어 지냐!? 나랑 D과장 둘이 놀면 되니까 너는 닥치고 회나 흡입하라고~!!]


    까똑~


    [나: 아니...저 그만큼...굶...]


    콰아아앙!!!!!!!!!!!!!!


    나 & 오우거 과장: !!!!(화들짝!?)


    D과장: 야!!!!!!!!! 


    나: 저....저요!?


    D과장: 그래 너!!!! 이새끼가...어디서 자꾸 카톡질이야...?


    오우거: 워워워~~ 이 형님 또 술 되셨네~~~ 워워. 왜그랴. 정신차려~~


    D과장: 그리고..!! 너는 왜 술 안먹냐?


    나: .....어...제가 술을 못합니다.


    D과장: 뭐!? 이새끼야 술도 못먹는 놈이 여기와서 안주나 축내고 있냐? 이거 뭔 그지새끼도 아니고 뭔데?? 어!!?


    나: 말씀이 과하십니다? 저도 여기 회나 줏어 먹으러 온거 아니거든요? 오우거 과장님이 가자고 해서 인사 차 온거죠.


    오우거: 형!! 내가 데려온거 맞아. 내가 가자고 했어~~ 왜 처음 본 신입한테 화를내냐;; 

    OO야. 미안해 미안해~ 이 형이 술이되면 좀 과격해져^^;;


    나: .........과장님은 술마시면 과격해지는 그런 분한테 지금 저를 인사 시키러 술자리 데려오신겁니까? 이리 될 줄 모르시고!?


    오우거: 미안하다;;미안해;; 자주 이러진 않는데...아 쫌!! 형은 좀 가만 있어!!!!


    쿠당탕!! 


    그때 D과장이 자기가 신고있던 쓰레빠를 벗어 손에 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본인의 뺨을 쓰레빠로 갈겼음.


    짜아아..!! 퍽!!


    결과는....날아간 쓰레빠...손목을 움켜쥐고 있는 D과장. 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완벽한 가드..!! 드라마 보면 멍하니 있다가 한대 처맞는데 본인은 한 대도 용납 해주는 사람이 아님.

    벌떡 같이 일어나 D과장의 쓰레빠 쥔 손목에 격파하듯 퍽!!! 손날 망치를 꽂아 넣어주었음.

    ----------------------------------------------------------------------------------------------

     

    넝담.jpg

    보통은 잘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주먹 보다는 손바닥. 

    손바닥을 손목 위로 올려 꺾으면(소림사 용조수 마냥) 새끼 손가락 밑으로 타고 내려가

    손목과 마주치는 그 손바닥 부위. 거기로 때리면 주먹보다 더 아픔.

    -----------------------------------------------------------------------------------------------

    괜히 주먹 잘못쓰면 내 손목부터 나가는 경험을 해야함.


    술취해서 비틀거리는 인간 한테 한대 맞아줘 봤자. 경찰 불러도 별 볼일 없음. 싸다구 한대 맞았다고 신고 때려봤자..

    뭐 여러 매체에선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싸대기 모욕죄, 폭력 뭐 이런걸로 고소 때리면 금융처방 가능하다고 은근 부추기는거 같은데

    그 덕분에 진짜 바보같이 '정석'대로 맞으면서 '방어'만 하다가 쌍방폭행 테크타고 화병나서 드러눕는 일이 벌어짐.


    '방어'라는건 효도르나 홍만이형 같은 사람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할 수 있는거거든..


    즉 금융처방 같은건 실전에선 별 소용 없음. 완전히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으면 모를까. 지인의 지인이 되버리면, 그리고 같은 회사 직원이

    되버리면 크게 다친것도 아닌데 괜히 고소 고발 시끄럽게 해봤자 내가 잃는게 더 많음.

    (술먹고 이렇게 쉽게 싸다구를 날려오는데 이게 한 두번 했겠냐고.)


    왜냐고? 경찰서 가서 조사 받으면 반드시 목격자 진술이 들어가게됨. 그럼 오우거 과장이 지네 형 ㅈ되게 진술을 해줄까?

    작은 헤프닝 정도로 진술을 해버리는거임. 그렇다고 경찰이 피해자의 편을 들어주는가? 


    아님. 그들은 같이 화내주고 공감 해주는 우리들의 친구가 아님. 그들은 민중의 '지팡이' 

    공공의 '지팡이'가 감정을 가지게 되어있나!? 그냥 지팡이 들이라고 생각하면 됨. 

    그들 입장에서 섯불리 누구 편 들었다가 역풍 맞는게 겁이남. 


    [그들 눈엔 둘 다 '트러블 메이커'이지 피의자와 피해자가 아님.]


    사건이란 감정이 배제된 '문서화'로 축약되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라는 육하 원칙에서 '왜'를 빼게 되었을때 

    효과적인 '조서' 혹은 '사건 경위서'가 만들어 진다고 보면 됨. 


    자기는 떳떳하다고, 혹은 누가봐도 정의로웠다고, 나는 맞고만 있고 방어만 했다고 경찰한테 미주알 고주알 '왜'에 대해 진술하는 

    순진한? 피해자 들이 있음. ㅋㅋㅋ 그러다 '쌍방폭행'이 되버리면 억울해서 대한민국 경찰을 욕하거나 뉴스에 제보까지...

    '정당방위'라는 단어 자체를 싫어하게 되어버림. 


    나에게는 '왜'가 그들에게는 '의도적인 행위'의 이유가 되기 때문. 

    나의 '왜'는 '의도'나 '목적'이라는 이름으로 조서에 들어감. 쌍방과실이란 이런 언어 장난질로 만들어지기에..


    조서라는건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만드는거임. 그게 안되면 변호사 방패로 얼굴 가리고 쓰는거임.

    나는 순진하게 사실 그대로 진술하지만 상대방은 대놓고 사실과는 다른 내용을 읊는거임.


    과연 경찰이 믿어줄까? 조서는 맞은편에 타이핑 치는 경찰을 신경쓰면 안됨.

    중요한건 '믿음' 따위가 아님. 벌어진 상황을 전혀 모르는 제 3자가 과연 '납득'가능한가 아닌가임. 

    어차피 이곳의 사람들은 스쳐지나는 인연들.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하는거임.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인 변호사가 필요한거임. 최소한 불러놓고 흥분된 내 마음을 가라 앉혀야함.

    말 한마디로 천냥 빛 갚는다고? 잘 쓴 '조서' 하나에 수천 만원에 형사 처벌까지 세이브 하는거임. 


    본인처럼 과거에 경찰서 한번 다녀온 사람은 이런걸 뼈저리게 알 수 있었음.

    (보안 아르바이트 시절 야간에 들어온 강도 격투사건)


    그렇기에 뺨 한대 맞아주고 역관광 같은건 퇴사할 목적 아니면 의미없는 시나리오였음.


    다시 돌아가..

    손목을 움켜쥔 D과장...벙쪄서 바라보고있는 오우거 과장. 본인은 때린게 아니라 막은거였음.


    나: 보자보자 하니까. 술처 먹은게 벼슬이야? 이 개O끼가...!!


    오우거과장: OO아. 됐다 됐어;; 오늘은 그냥 먼저 들어가...형이 오늘 날을 잘못잡았네;;


    나: 잠시만요 과장님. 야!! 너 임마 너!!!!!!


    D과장: ......!?


    나: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내일 나랑 맨정신에서 다시 얘기하자 알겠냐!? 술처먹고 기억 안난다고 헛소리 하지마라?

    알겠냐고!!!!!!!!!!!!!!!


    D과장: ........;;;


    오우거 과장에게 보쌈 당하듯 안겨 나가며 외쳐댔음.


    D과장은 급 얌전 해져서 방금까지 풀려있던 눈이 조용히 내리깔려 있었음.

    거봐. 아주 얌전하게 듣고있잖아? 술? 아니야. 


    니네들 그러는건 술 때문이 아니라, 술을 도구 삼아서 평소에는 못하던 큰소리도 쳐보고, 남을 밟아도 보고싶은 지극히

    정신 연령이 낮은 자들의 '순수한 욕망'을 분출하는거 뿐이야. 술 탓 하지마라 비겁하게.


    그렇게 다음날. 출근 하자마자 눈에 불을 켜고 D과장을 기다렸음.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D과장이 나타나지 않았음.

    본인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지 오우거 과장이 말했음.


    오우거: OO야. 오늘 좀 그렇다? 기분이 안좋냐?


    나: 아뇨. 어제 D과장 기다리고 있는데 이새퀴 출근을 안하네요.


    오우거: 야.. 어제일은 어제부로 끝내라..뭐하냐. 너보다 나이도 많는 사람한테..


    나: 네? 나이 많은게 왜 면죄부가 되죠? 어제 제 싸대기 날리는거 안봤어요!?


    오우거: 야...그래도 나랑 친한 형이야.


    나: 그건 과장님한테나 친한 형인거지, 저한텐 그냥 술먹으면 아무데나 똥싸고 침뱉고 다니는 쌩양아치 인데요? 

    과장님도 사람좀 가려가며 사귀십쇼. 개 나 소나 다 친구합니까?


    오우거: 하아...너 만약에 내가 그랬다면 어쩔거야?


    나: ㅎㅎㅎ 그러셨다면 애초에 과장님하고 어울리지 않았겠죠. 그런 사람이랑은 사적으로도 안 만나니까

    어제 같은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는거죠.


    오우거: 너...만약에 더 나가면..나랑도 끝이다.


    나: 와..치사하다! ㅋㅋ 그러면 멈출수 밖에 없잖아요!! 븅신 하나 때문에 과장님을 놓칠 순 없지!


    오우거: 새끼 ㅋㅋ


    그렇게 완전히 기를 꺾지도 못하고, 오우거 형님 때문에 쓰레빠 뺨따구 사건은 유야무야 끝이났음.

    그리고 D과장도 본인을 찾아와 사과 같은건 하지않았음. 아마도 술 탓하며 기억이 안난다 스스로 최면 걸고 있었겠지..

    그후 오우거 과장이 나가고..본인도 대만과 한국을 왔다갔다 하며 정신 없을때.


    그때가 아마 에피소드6화에서 사장님이 본인을 도와 문제를 해결 해준 후 복귀했을 때 였음.

    사장님의 가르침에 큰 깨달음을 얻었던...


    본사 흡연장에서 어느날 마주친 D과장. 간단히 목례 꾸벅 서로 인사하고 담배피는데 그가 말을 걸어왔음.


    D과장: 요즘 사장님 프로그램으로 대만~중국 다니신 다면서요~?


    나: 네.


    D과장: 하아...사장님이랑 같이 일하는거 힘들텐데~~


    나: 사장님은 잠깐 도와주신거구요..이 프로젝트는 어쨌든 제가 책임지고 혼자 해야죠.


    D과장: 허어~ 혼자? O사장 여전하구만. 그냥 사람을 현장 때려박는 아바타로 알아...ㅋㅋ


    나: ..........


    D과장: 내가 조언하나 해줄께요. 사장님 밑에서 열심해 해봤자~ 그쪽한테 남는건 하나도 없을거에요^^. 빨리 벗어나요~


    [그건 조언이 아니라 너의 바램이겠지^^]


    나: ㅎㅎㅎ 아마도 그렇다면 제 문제 겠지요. 일하면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게 없이 밥 처먹고 숨만 쉬는 무뇌들이나 남는게 없겠죠^^


    D과장: ...그렇구나.....


    나: ^^?


    D과장: ....그랬어...나는 밥 먹고 숨만 쉬던거였구나.....


    나: 예? 왜 갑자기 얘기가 그렇게 흘러갑니까? 저는 과장님께 한말이......(맞지롱~~!! 복수는 반드시 한다!!)


    D과장: 아녜요. 내가 오지랖이 넓었네. 수고요.


    D과장은 그렇게 휑~하니 흡연장을 벗어났음. ㅋㅋㅋㅋㅋㅋㅋ 술 마시면 여포지만, 그는 소심한 사람이었음.

    말투도 약간 애기 같은 말투였고. 그러니 같이 소심한 영상기술팀장(햄릿 이사)과 잘 맞았겠지..


    어쨌든 이 사람은 흰 피부에, 매부리 코 였고 눈은 마쉬마로 토끼처럼 양 끝이 아래로 쳐졌음. 

    사무실에서 아들내미랑 전화통화 하는걸 참 좋아했는데 정신 연령이 아들과 비슷했던거 같음. 즉, 아들한텐 최고의 슈퍼맨.

    따라서 D과장을 '초딩' 과장이라 부르겠음.  


    초딩 과장도 저 시점에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하는 짓도 초딩이었음.

    사무실 사람들 한명 한명 찾아다니며


    초딩: 님들. 제가 어디로 이직하는지 혹시 안궁금해요!? 


    사람들: .........;;


    초딩: 님들 내가 여기 다닐때 연봉이 5200이었거든요!? 근데 나 지금 얼마 받고 이직하게~~~!? 6800받고가요!!!!!!!!!


    사람들: .........


    초딩: 여기서 돈도 얼마 못받으면서 희생하지마요~~~ 나.처.럼!! 개척하고!! 연봉 올리고!! 하란 말이에요!! 다들 참지 말고 떠나요!!!


    사람들: 하아........


    초딩: 이 회사 프로그램은 별거 없어요! 수준이 너무 낮아. 더 성장하려면 소프트웨어 여러분! 타 회사로 이직을 하라구요!!! 나처럼~ 히히히!!


    뭐...대충 이런식이었음. 아무도 관심없었는데 자기 이직한다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고

    사람들은 피곤해 했음. 무슨 지 연봉까지 오픈해 가면서 자랑을 하는지 원;; 그것 때문에 관리자들한테 마지막엔 혼이나고 이직을 했음.

    쏘울 메이트를 잃어버린 햄릿은 많이 고뇌했음.



    그랬던 그가....다시 돌아 온다.....! 햄릿 이사(전 영상기술 팀장)의 오른팔....초딩과장...

    회사가 점점....막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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