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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벌써 목요일이네요.
저번화를 써놓고 보니 어느덧 50화 였네요..ㅎㅎ 처음 글을 쓸때 40화 정도 예상했었는데
여러 배경 정황들이 추가되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아직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멀었는데 말이죠...생각보다 너무 장편의 소설이 되어버렸네요..ㅎ
아직은 스토리가 많이 남았으니 독자님들도 저와함께 천천히 일상속에 즐기는 소소한 재미로
끝까지 완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새로 추가되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대략적인 성격들이 좀 많이 나올것 같은
에피소드 입니다. 이 시기에 새로 입사한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거든요.
이번 역시 조금 쳐지는 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재미있게 봐주셔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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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들의 모략이 일단락 된 후로, D사 업무도 어느정도 안정기에 돌입할 무렵..
(안정기라고 하지만 그놈의 '미비사항' 때문에 늘 산군주임과 티격태격 ㅋㅋㅋ)
비전 총괄이사의 안배가 꽃을 피웠음.
우리 소프트웨어팀의 최고 관리자로 영상기술팀장이 올라오게 되었음. 연구소장님 대리로.
직급은 '이사'. 비전 총괄이사는 '상무'로 변경.
이때 이사가 되지 못한 비전실세 K팀장은 본인에게 불만을 표출했음.
이건 상무님이 영상기술팀장 나이 때문에 먼저 진급을 시켜준 것이라고..배 아파 했음.
그때 느낀게...아..실세끼리 사이가 좋은줄 알았더니..경쟁중 이었어!?
진짜 콩가루 회사네...
원래라면 영상기술 팀장과의 좋지않은 첫인사 사건으로 '망했다..' 했어야 하는게 정상이지만..
영상기술팀 내에는 먹물에 감염된 오징어가 셋 있었으니.....
오징어1호(S주임): 소황제님! 제가 들은 정보로는 아무래도 조만간 저희 팀장이 소프트웨어 관리자로 가실것 같습니다! 몸을 사리십시오!
오징어2호(S-1주임): 제가 회식때 들어보니, 아직도 그는 소황제님께 좋지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부디 조심하십시오!
여징어3호(M주임): 오ㅃ..아니 대리님! 제가 슬쩍 떠봤는데, 지금 D사일을 하시기 때문에
팀장님도 함부로 대리님을 건들기는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조심하셔야 해요!
나: 흐음. 그대들이 본좌의 안위를 걱정함은 알겠으나, 그대들도 잊고 있는것이 있다.
오징어들: ?
나: 비전총괄 상무가 그를 소프트웨어팀으로 보내기 위한 목적이 뭘까?
오징어1호: 소프트웨어팀을....집어 삼키기 위함 아닐까요?
나: 그치? 근데 너네도 머리가 있으니 알거아냐. ㅋㅋ 그게 될까? 뭐 프로그램 개발이라는게 쥐어 짜낸다고 되나?
대가리에 진짜 권총 박고 3일 주갔어!!! 한다고 하면 모를까? ㅋㅋㅋㅋ
D사 투입시기에 막 출시된 영화 '강철비'를 인상깊게 보고 나름 깨닫는바가 있었던지 비전 G팀장이 사무실에 장난감 총 들고와서
본인 머리에 총을 들이댄 적이 있었음.
'동무래. 나이가 몇살이간?'
'서..서..서른 하나 입니다.'
'D사일 언제 해줄끼야?'
'코드 하나하나 짜려면 2주정도 걸..걸리갔지만!! 예전 코드 복붙하면 다..다음주 쯤 걸릴...'
'3일 주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징어2호: 흠..솔직히 저희 팀장이 프로그래머가 아니기 때문에...아마도 소프트웨어팀을 컨트롤하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나: 그치. 같은 프로그래머라도 실력차에 따라 팀장도 팀원을 컨트롤 못해 여긴. 메가통을 보라고.
근데 영상기술팀장이!? ㅋㅋ 가능할까 과연? 나한텐 그냥 호구 방패하나 오는 정도로 보이네~ ㅋㅋ
오징어들: 오오오...역시...그럼 흑염룡은 언제 다시 보여주실지?
나: 용이 승천할 일은 없음! 승천하지 않으면 비가 내리지 않지. 가뭄 속에서 서서히 말라가는 영상기술팀장을 보게 될거여!
오징어들: 오오옷! 이게 더 멋있어..+.+
본인의 판단에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결국 욕먹는건 영상기술팀장이었음.
또한 소프트웨어 관리자로 왔다는건 예전 소장님처럼 다른 비전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해줘야하는 의무까지 지게 되는거.
근데 기술적인 내용을 모르는데 어떻게 방어를 해주겠음? 일단 뭔지도 모르고 두들겨 맞고 다니겠지.
그걸 벗어나려면 프로그램 지식을 갖춘 인원이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프로그래머에게 의존하다보면 호카게의 가스라이팅이 빛을 발하겠지.
호카게라고 영상기술팀장이 오는걸 반기는게 아니니까.
그냥 바지 사장 하나 오는거임.
필요할때 추격하는 맹수(비전팀)들에게 던져 넣는 시간 벌기용 고깃덩어리.
갈수록 소프트웨어 전력이 약해져 가고있는 이 시기에, 당연히 여기저기 문제들이 터질 것이고.
실적과 출세에 목매는 실세 K팀장이 문제 발생시 어떻게 나올지는 안봐도 비디오였음.
회사를 발칵 뒤집는게 그의 특기 아닌가!!
문제의 원인을 따지다보면 자연적으로 소프트웨어 팀(영상기술팀장)과 충돌이 일어날 것이고.
본인은 K팀장이 그 충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내부적인 상황과 정황을 적절한 정보전을 펼쳐
K팀장이 유리하도록 거들어주면 되는거였음. 프로그래머의 구라판독 기술을 전수해주며..
그렇게 임원급 관리자의 변화와 새로운 흐름속에...
우리팀에 신규 인원이 입사하였음. 대리 직급이었고, 이분 역시 본인보다 한 살 많은 형이었음.
키는 170대 초반이었고 마른체형. 뽀얀 피부에 안경. 참으로 스마트하게 생겼음.
이름도 참 특이했는데 ㅋㅋㅋ 너무 너무 재밌는 이름이라...어떻게 이름을 공개 할 수도 없고....ㅋㅋ
어쨌든 이분을 '아앗흥~' 대리라고 부를수밖에 없는 이름이었음. 그렇다고 매번 아앗흥 이라고 적기엔
타자 치기 귀찮으니...잇끄!! 대리라고 부르겠음.
생긴건 SG워너비의 보컬 이석훈씨와 씽크로 94%의 외모였음.
공교롭게도 소프트웨어 이사(전 영상기술팀장)는 SG워너비 초창기 날씬한 김진호씨와 씽크 98%..
그 작은 눈...그 턱선과 하관...
그는 초반에는 자신의 직급을 믿고 승승장구 한 것 처럼 보였으나, 본인이 예상했던 그와 맞지않는
소프트웨어 관리자라는 위치가 그를 남은 회사기간 내내 고뇌하게 만드는 케릭터로 변모시켰음.
우유부단함과 모든 일에 회의적인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항상 '행동'이 따르지 못하는 인물.
그리고 조금이라도 기분이 상한게 있다면 털어내지 못하고 늘 복수심을 가지던 소심한 인물이었음.
만약 셰익스피어가 우리 회사에 다녔다면, 그의 작품이 '4대비극'이 아닌 '5대비극'이 되었을 만큼
그가 소프트웨어 이사가 된 것은 비극적인 일이었음. 따라서 그를 '햄릿'이라 부르겠음.
웃기게도 비전실세 K팀장은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형 인간이었고...ㅎㅎ 행동파랄까 ㅋㅋ
그렇게 햄릿과 돈키호테의 상극의 인물들이 나란히 실세로 자리를 잡은것이 회사의 6대 비극이 아닐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잇끄 대리는 성격은 대단히 과묵했고, 자기를 잘 표현하지 않으며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 이었음. 그렇기에 사람들에게는 유약한 성격의 인물로 여겨졌고 만만하게 보고
편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음.
본인은 처음 이분과 첫인사 전에 바로 회사 그룹웨어로 들어가 이분의 전화번호부터
확인을 했고, 빠르게 OO오톡에 친구 추가를 했음.
그리고 빠르게 OO오스토리 앨범을 쭉- 확인했고.
이분은 유독 친구들과 단체사진을 찍은게 많았음. 고등학교때도...대학교때도..
(적으면서도 확실히 나는 정상은 아니구나...싶음.)
일단 친구들이 다들 인상이 강했음. 약간 일진느낌. 그리고 늘 사진의 가운데에
다리를 쩍벌하고 쪼그려 앉아 손가락으로 브이를 만들어 턱 밑에 궤고있는 잇끄 대리를 볼 수 있었음.
뭔가 득의 양양 혹은 건방진(?)표정을 짓고서.
이렇게 인상 강해보이는 남자들 무리에서 항상 정 중앙에 자리를 잡고있는
멤버라면, 정신적인 리더이거나 분위기 메이커.
혹은 생일이라서 친구들이 기념촬영 해준거일수도.. 그만큼 사랑받고 있는 위치.
안경을 안쓰고 있는 잇끄 대리는 상당히
인상이 날카로웠음. 안경을 쓰니 사람이 이렇게 인상이 바뀔 수 있구나..
본인의 판단에 이 분은 사회적인 이미지와 실제 성격이 상당히 다를것이라
여겨졌고, 지금은 발톱이 감춰져 있겠으나 어떤 상황이 닥쳤을때 앞뒤 가리지 않을 성격을
가진 소유자일 것이라 판단이 되었음. 왜냐면 그 친구들이 인상이 너무 강했으니까...ㅋㅋ
저런 무리에서 어울리려면 숨겨진 발톱이 제법 날카롭다고 여겨졌음.
나: 안녕하세요. 대리님. 소프트웨어 O팀 OOO대리입니다.
잇끄: 아~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입사한 OOO대리입니다.
나: (풉. ㅋㅋ )초면에 실례지만..유니크한 이름이시네요 ㅋㅋㅋ
잇끄: 하하;; 좀 그런얘기 듣죠..
나: 아앗....흐으응....ㅋㅋ
잇끄: ........
나: 죄송합니다..(음 일단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겠구만~ 역시 숨긴 발톱 스타일인가...)
잇끄: 뭐..어쨌든..잘 부탁드립니다.
나: 넵. 저도 잘 부탁드려요^^
잇끄 대리는 게임회사 출신으로 알려지며 입사했는데, 그러다보니 장비업계 개발자인
소프트웨어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소재의 인력으로, 팀장 급들도 뭔가 기대치가 높았음.
뭔가 게임 개발자라면, 분명 수학적인 지식도 많이 필요할 것이고, 실시간으로 많은 계산을 하며 이를 게임 유저들에게
빠르게 표현해 보여줘야하는 부분에서, 우리 장비업계 검사기와도 그 성질이 비슷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치 였던것 같음. 그리고 설비 업계의 텃세...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는 느낌도 조금 들었음.
어쨌든 준수한 외모로, 호카게 팀장과 통풍대리가 깎아먹은 우리 팀의 평균 외모 점수를
본인과 함께 상승시켜준 사람임.
호카게 3점
통풍이 5점
나 8점 ㅋ
어쨌든 콩 과장(1점)이 나가고 팀원이 3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원래는 3무과장(7점)도 우리 팀이였으나.. 콩과장의 퇴사 소식과 동시에 회사에 팀 이동을 요청했기때문..
너무나도 그 답게 혹시나 전공정 장비가 당신에게 넘어올까봐 발빠르게 움직였음.
(주님이 매번 김치국이라도 담궈주시나...설령 본인이 없어도 회사 차원에서 절대 당신에게 전공정을 맡길리가 없는데...ㅋㅋ)
원래는 미륵수석의 팀으로 이동 요청을 했으나, 미륵수석 성격에 그를 받아줄리 만무했음.
(앙드레 하나로 충분했다..)
3무 과장 스스로는 어쨌든 자기 직급이 과장이고, 현재 회사에 과장 직급이 전멸하다 시피했으니
(남은 과장급: 호카게, 정과장, 3무과장 3명 뿐..)
자신의 몸 값이 제법 비쌀 것이라 착각을 했던것 같음. 오판한 결과 상당히 민망한 상황이 만들어졌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써보겠음.
결국 어디에도 갈데가 없어진 처지가 되었고..
이때를 기회 삼아 부활의 불씨를 잡은 대단한 존재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메가통이었음. 진짜 각설이마냥 절대로 죽지않았음.
자기도 혼자 매일 출,퇴근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는데..하나라도 밑에 둔다면 살아날 확률이
조금이라도 올라가지 않겠음!? 어느날 부터 3무과장과 자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메가통을 볼 수 있었음.
그리고 결국 3무 과장과 메가통의 퓨전이 성공했음.
사장님께 정식 보고가 올라갔고, 그들을 신기술팀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름이 주어지게 되었음.
실상은 어디에도 안받아주는 잉여 인력들을 모아놓는 쓰레기통이라..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는 GC(Garbage Collection)팀 이라고 불리웠음.
처음에는 이런 팀의 존재 자체가 개그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많은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우리 일반인들이 모르는 그들만의 특별한 세계가 있다고 여기게 되었음. 제 3의 '직장 생활 팁'이라고나 할까?
1. 메가통이나 3무과장 자체가 일을 못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들에게 일을 주지 않았음. (업무에서 자유로움)
2.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이기에 애초에 누구도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음. (파벌에서 자유로움)
3. 애초에 무시 당했기 때문에 이들을 내려다만 봤지 아무도 직접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음. (싸움 없음)
4. 일단 계속 놀게두면 오너 입장에서 불편하기에 가끔 사장님이 일을 주시는데,
일이 주어지면 거부하지 않고 순하게 네~~하고 함.(회사 차원에서 눈밖에 나지않음)
5. 네~~하고 일을 하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음. 결국 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처리. ㅋㅋㅋㅋ
이렇게 1번부터 5번까지의 규칙만 잘 지키면 회사에서 짤리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오랜시간
월급쟁이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음.
처음에는 너 말안들으면 호랑이가 잡아간다 처럼, 너 일 못하면 GC팀에 보내 버린다 정도로
웃음거리가 되는 팀이었지만, 이야기 후반부로 갈 수록 이 팀으로 가고 싶어하는 인원들이 늘어났고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팀이 되었음.
사장이라는 웃기는 아키텍처 아래..
언젠가는 GC팀에서 메트릭스의 '네오'와 같은 The One 한 존재가 탄생할지도..!?
어쨌든 새로 햄릿 이사가 등극한 후, 프로그래머들은 한번씩 이사와 면담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주로 진행하는 일이나 업무관련 문제사항, 현재 연봉은 만족하는지 등등..
형식적인 면담이었음.
호카게 팀장과 미륵수석을 선두로, 한명씩 면담을 했는데 보란듯이 본인은 마지막 순서가 되었음.
다들 직급순으로 순차적으로 내려왔는데 왜 나만...ㅋㅋ 역시 소심한 양반이었음.
그리고 본인의 차례.
똑똑~
햄릿: 들어와.
나: 오랫만입니다~
햄릿: ...그래..오랫만이네?
뭐랄까 표정이.. 봐라.. 예전엔 단순히 영상기술팀장으로 너를 만났지만
지금은 너네 최고 관리자 '이사'로서 컴백했다. 이제는 슬슬 과거의 니 잘못을 알렷다!?
하는 득의어린 표정이었음.
얼마전에 겨우 고인물들의 음모에서 벗어나 안정기에 드나 했는데..
이번엔 과거에 밟아놨던 싹이 꽃을 피워 나타나다니..... 정말 쉽지않은 회사생활..
면담 내용은 별거 없었음. 햄릿 이사도 조금 불편한게 있었던지, 과거에 있었던 일은 과거로 묻어두고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 서로 신경쓰지 말자고 제안을 해왔음.
[그건 나더러 더 신경쓰라는 얘기나 진배 없었지...]
또한 회사에 과장급들이 많이 부족한데, 부족한 시니어급 인원들을 채울 예정이라는 것과
D사의 경우도 대리 직급인 본인에게 너무 거대한 업무이니 적절한 인원이 들어오는대로
바꾸어주겠다는 얘기도 했음.
[D사 일만 아니면 너를 좀 더 괴롭히기 좋을텐데..하는 아쉬움으로 들렸음.]
그러나 실제로는 본인에겐 그다지 나쁠게 없는 내용들.
D사를 계속하게 된다면 다른 대리급들 보다 어려운 일을 하는게 되니까 고과가 나쁠리 없었고,
다른 인원이 배치된다면 우리 회사에서 제일 어려운 일을 안해도 되는 상황이 되는거니까.
물론 햄릿 이사 입장에서는 D사 전공정을 맡은 인원에게 함부로 간섭을 못하고
게다가 그 인원이 본인이라는 사실이 뭔가 이 사이에 낀 고기덩어리 마냥 불편했겠지만..ㅎ
편파적인 고과평가 같은것도 걱정되지 않았음. 우리 회사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호카게인 회사라
단순히 관리자 한명의 평가로 좌지우지 되진 않음. 결국은 비전팀에서 밀어준다면
나쁘지 않은 평가가 나올테니까.
어떻게 우연하게도 과거 연구소장님과의 대화나 여러 정황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알게된 우리회사
평가 방법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다른 프로그래머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음.
그러다보니 비전팀에 비협조 적이었고 적대적이기도 했음. 자기들 월급에 영향이 가는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비전팀이 우리 고과평가 하는데 50%의 영향력이 있다라고
해주긴 좀 그랬음. 같은 한 식구인데 미워하지 말고 같이 잘 지내야한다라고 은근슬쩍 알려줄 수 밖에..
그리고 그럴때마다 동기들이나 하급자들은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음.
호카게 팀장은 새로 입사한 잇끄 대리에게 시작부터 프로젝트 하나를 맡겼는데, 이것도 S사의 프로젝트였음.
이제는 S사와 더 거래가 안되는걸로 알았는데, 본인이 진행하던 24대 검사기를 받던 시절 이 프로젝트건도 그때
미리 받았던 거라고 함.
호카게와 본인은 어떠한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면, 서로 판단하는 사고 회로가 참 많이 달랐음.
나: 팀장님. 시작 부터 잇끄 대리한테 너무 무리한 프로젝트 주신거 아니에요?
호카게: 음? 뭐가 무리해요?
나: 저분은 게임 개발 하다가 오신거잖아요. 프로젝트를 주더라도 제어파트 하나 주시던가 검사파트 하나만 주셔야지
시작부터 둘다 해버리면 적응하기 힘들텐데요?
호카게: 당연히 도와줘야죠. 내가 다 알아서 챙길거니까 걱정마요~
잇끄 대리가 받은 코드는 과거 본인의 상해프로젝트때 사용하던 검사 프로그램이었음.
당시 화면을 8분할해서 제품을 검사하는 파트가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베이스 프로그램으로 본인의 상해프로젝트 프로그램이
재사용 되게 되었음.
호카게나 본인의 눈에는 검사쪽은 별것 없었음. 그냥 제품의 사이드에 돌출된 부분이 있다면 검출하면 되는정도.
그리고 제어 프로그램도 늘 쓰던거라, 데이터 형식 정도만 맞춰주면 되는..그냥 날로먹는 프로젝트.
그러나 이건 고인물들 눈에만 그런 것이지, 실제 장비가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난해한 프로젝트였음. 검사 프로그램은 연구소장님이 잘 정리한 코드아래 본인이 필요한 코드만
깔끔하게 짜놓았으니..잘 본다면 분석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음.
그렇다 하더라도 OOP에 눈뜨기전의 코드라 매우 친절한 코드는 아니었지만..
실제 핵폭탄은 제어 프로그램에 있음. 이 회사 제어프로그램은 20년넘게 쌓이고 쌓인 사장님 스타일의 코드.
안쓰는 코드도 많았고, 워낙에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손을 댄채로 넘어와 눈이 돌아감.
(사장님은 딱 깔끔한 원본 소스를 가지고 계신데, 어찌 이 회사 프로그래머들은 사장님께 원본 소스좀 달라는 말을 못했음)
물론 고인물의 입장에선 저 걸레가된 코드도 한눈에 보였으니 쉬운건 마찬가지..
호카게 팀장은 전형적인 올챙이적 시절을 잊어버린 황소개구리였음.
본인 눈에 쉬우니 그냥 잇끄 대리에게 던져두고 '이정도는 충분히 가능하죠?'하는 뉘앙스로 말하니
잇끄대리 입장에서 딱히 할 말이 없었음.
나: 팀장님. 제어 프로그램은 초심자 입장에선 너무 난해해요. 사장님께 깔끔한 원본 코드좀 얻어서 전해주는게..
호카게: 여기 프로그래머들 다 이렇게 일했어요. 그 덕분에 코드 분석력도 좋아진거구요.
나: 코드 분석력은 난해한 코드를 억지로 분석하면서 느는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하면서, 스스로 구현하면서 자연스레 따라 붙는 옵션인거지
억지로 끌어 올려지는게 아니라고 봐요. 이건 훈련이 아니라 벌칙입니다.
호카게: OO씨. 그럴거면 OO씨가 팀장을 해요..
나: .....아니 뭐...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만..일단 죄송함돠;
호카게: 잇끄 대리도 대리에요. 너무 과하게 걱정하는거 같은데, 다들 그렇게 커가는 거에요. 그리고 잇끄대리는 게임 개발자 출신이에요.
게임 개발자들 수준이 우리 설비업계보다 높은건 알죠? 이참에 OO씨도 한번 지켜봐봐요.
나: ......(뉘예~뉘예~)
당시 가장 아쉬운건..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던 잇끄 대리는 이 '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한마디를 하지 못했음..
뭐 팀장이 되고 처음 받는 신규 인원과, 신규 프로젝트이니 어련히 신경쓰겠지...
기왕에 새로온 인원이고, 앙드레 대리와는 다르게 꾸준히 코드를 보고 성실히 일하는 잇끄 대리에게 정이갔음.
검사 베이스 프로그램이 본인이 하던 코드였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코드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고
잇끄 대리는 고맙다며 설명을 들었는데...
[눈빛이....건성으로 듣고있네...]
물론 잇끄 대리가 건방지거나, 일을 건성으로 하는 사람이라서 나온 반응은 아님.
고맙긴 한데 너무 과하게 나를 챙기는거 아니야!? 하는 느낌 이었음. 나도 이정돈 알아;; 무시하지마..하는 느낌.
나: 혹시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제가 대리님 실력을 무시해서 이러는건 아니에요. 코드는 정직하죠. 분석한 대로라면
그다지 복잡할 것도 없고요. 근데 장비라는게 하드웨어 구성이 사람손을 타는거기 때문에 실수가 많아요. 코드는 정상인데
동작이 이상해지죠. 그럴땐 우리가 코드를 통해 어떤 하드웨어 구성이 잘못 된건지 찾아 줄 수 도 있어야 해요. 그게 어려운거랍니다..
잇끄: 음? 그런 부분은 비전팀에서 해주는거 아닌가요?
나: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어려워요. 혹시나 자기 잘못이면 기껏 열심히 설치한 것들 다 엎으면서 찾아야 하는데
현장에서 그런 대 작업을 벌이기엔 손이 잘 안가요. 그럼 일단 손이 덜가는 프로그램쪽 부터 확인해 줬으면 한단 말이죠.
근데 본인들도 조마조마한 마음이기 때문에 친절한 말투가 안나올 수도 있어요. 툭툭 쏜단 말이죠. 그런 부분 서로 이해하면서 맞춰나가야 해요.
잇끄: ? 뭐 일단은 알겠습니다. 가서 보고 느껴봐야죠..ㅎ (건성 건성~)
나: 그리고 꼭 현장에선 비전팀이랑 소통하고 움직여야 해요. 그 사람들이 PM이에요. 혼자 막 공장에 돌아다니거나 하면...
잇끄: 그 정돈 저도 압니다^^
나: 넵. ㅎㅎ
그렇게 시간은 가고, 잇끄 대리는 나름 열심히 준비했음. 야근도 자청해서 하며 성실하게 준비했음.
그리고 대망의 첫 셋업날. 역시 S사 장비였기 때문에 O정으로 가야했음. 그리고 담당자는 중학교 선배와 그 밑의 주임1명.
나: 팀장님!? 왜 출근 하셨어요?
호카게: !? 왜 출근 했냐니? ㅋㅋㅋ 나 출근하지 마요? ㅋㅋㅋ
나: 저는 당연히 현장에 잇끄 대리랑 같이 가실줄...
호카게: 에이...그정도는 비전팀 OO과장이 잘 챙겨주겠죠.
나: 아뇨. 공장 규칙이나 적응 이런게 아니라.. 그분은 장비 처음보는데;; 모든 상황이 낯설거 아니에요.
호카게: 그런거야 차차 적응해나가야죠. 사람은 강하게 키워야하는거야~ OO씨 처럼.^^
나: .......(아니...나는...게임회사가 아니라....가족같은 회사를 경험하고 여기 온거라고;;;;)
담배를 피며 서둘러 중학교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음.
선배: OO아. 희야다~
나: 행님. 오늘 잇끄대리랑 현장 가시죠?
선배: 어. 근데 나도 다른장비(24대 나갔던)보러 가야해서 우리팀 주임 한명하고 같이 하게 될꺼라.
나: 잇끄 대리 장비가 처음이고, 이런 업계 현장도 처음이라 실수 많이 할 수도 있어요. 옆에서 화내지 말고 잘 챙겨줘야되요.
말도 안되는 업계 관행이나, 라인 예절 이런거 전혀 모른다고요. 돌발 행동 할 수도있으니까 잘 지켜줘야되요.
선배: 뭐를? 보니까 착하게 생겼구만~
나: 아무튼 저는 부탁드렸습니다...(불안한데...선배마저 같이 없으면...;;그리고 잇끄 대리는 순둥이 성격이 절대 아니라고!!)
그렇게 잇끄 대리의 첫 대뷔 무대는 회사내 전설로 남게 되었음...
회사가 발칵 뒤집어졌고....고객사로부터 빗발치는 컴플레인을 받아야 했으며
일하던 호카게 팀장도 잡혀가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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