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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괴로워서 처음으로 오유에 글을 올리네요..
사랑하는 여친의 부모님이 목사님입니다. 9년 사귀고 나에겐 이 사람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으로 결혼을 하려고 했지만..
9년의 기간이 무색하게 여친 부모님께서 완강하게 반대를 하셨습니다...저희 둘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쉽게 허락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한 게 저의 오판..(여친과 저 둘다 33살..)
처음엔 제가 결혼을 서두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1차 반대 이유 : 제가 교회를 다니는 것은 긍정적이나, 신앙심이 깊지 못하고 저희 부모님이 무신론자니 결혼 불가
식사 메뉴를 고를 때 여친이 뭐 먹을까 고민하길래 제가 사는 거니 제일 비싼 걸로 골라주는 절 보시더니 여친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반대, 하지만 일단 제가 십일조하고 교회 봉사활동 열심히 해서 집사가 되고 부모님 6개월안에 전도하면 허락을 고려..
그 때까지만 해도 전 무슨 부모님까지 전도를 강요하실까 생각하고 안일하게 대처했어요..십일조는 돈 아깝지만..그래도 올해 2월부터 하기 시작했습니다..신앙심이 없으니 돈을 낸다는 게 쉽진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이번에 두번 째로 찾아 뵀습니다. 2차전..
아버님과 단 둘이 저녁을 먹고자 약속을 잡고 아버님이 계신 곳으로 이동..그런데 여기서 제가 실수한 것이..저녁 식사를 사 드린다는 생각으로만 가다보니..선물을 준비 못했네요..
식사중에 아버님께서 여쭤 보시더라구요.."자네 부모님은 우리 딸이 그래도 목사 딸인데 반대 하지 않으시냐?" 그래서 전 "저희 부모님께서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대하진 않으실 것입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말씀하셨고..모두 이해해 주실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또 흠으로 작용했습니다..
빈손으로 온 것은 어른을 모실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오해를 만들었고..
부모님께서 저를 믿어주신다는 것은 부모님 의견 안듣고 지 잘난 맛에 사는 놈이라고 하시더군요..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들어요..진짜 제가 그런 놈인가..이 정도 밖에 안되는 놈인가..
목사님 특성상 설교만 하시는 분이라 그런지..설득은 불가능해요..여친도 이 점 때문에 엄청 힘들어 했죠..저는 이것도 모르고 예전에 여친을 구박하기도 했어요..왜 니 스스로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하냐고..지금 생각하니 또 미안하네요..
제가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그건 니 생각이고" 이런 논리로 말씀하시니 더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하더라구요..
저희 부모님께선 제사 안지내도 되고 모두 다 기독교 식으로 해도 다 받아들이겠다고 하셨는데..그 말씀을 드리니 결혼하면 태도가 달라질거래요..대화 불가!
그렇다고 아무 얘기도 안하면 당신의 딸을 진정 사랑하지 않으니 적극적이지도 못하다는 소릴 듣네요..
아...2년간 이 문제로 시름하다가 오늘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여친의 부모님을 두번 만나고 나니 여친의 심정이 다 이해갑니다.
도저히 극복이 불가능해 보이거든요.. 저 같은 상황을 극복한 분 혹시 있을까요??
여친 만나고 올라오는 길에 기차안에서 울고..집에서도 울고..에휴..남자가 이게 무슨 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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