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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무렵입니다.
뺑뺑이에서 친구들과 떨어져 졸지에 혼자 학교를 다니게 되어
초기에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시기였죠
그러던 어느날
아침에 자고 일어났는데
목구멍이 굉장히 답답한 겁니다
마치 커다란 구슬이 목에 걸린듯 목이 아프고 답답했습니다
정말 진짜로 구슬이 걸려있는 듯 생생한 느낌이었죠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때면 목에 공이 걸린듯한 느낌을 흔히 받곤 했으니까(의학적으로는 이런 증상을 히스테리 구라고 부른다더군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사라지겠지 했죠
근데 보통 길어야 두어 시간이면 사라지던 그 느낌이
하루가 지나고 자고 일어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날때까지 사라지질 않는겁니다
보통의 히스테리 구가 골프공 수준이었다면 이건 마치
커다란 테니스 공 같은것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느낌에 하루종일 목이 너무 아프고 괴로웠습니다
헛구역질을 하고 물을 마셔봐도 가시질 않았죠
제가 불교신자여서 자주 기도를 하는데
너무 괴로워서
틈만 나면 마음속으로 계속 제 목 좀 낫게 해달라고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며 염불을 했었죠.
결국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토요일에 학교 끝나고 병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바로 어젯밤까지도 절 괴롭히던 그 느낌이 감쪽같이 사라진게 아니겠습니까?
그땐 그냥
아 역시 별거 아니었나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서울에서 학교 다니던 누나가 집에 내려와서는
갑자기 제게 "너 요새 목이나 어디 아픈 적 없었느냐"고 묻는겁니다
전 깜짝 놀라서 목구멍에 구슬 걸린듯한 느낌에 일주일 내내 고생했다고 하고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누나가 금요일 밤에 자다가 꿈을 꿨댑니다
저와 누나가 꿈속에서 어느 공항에 나와있었다고 합니다
전후사정은 모르지만 제가 어딘가 먼 외국으로 나가게 되어 제 마중을 나온 상황이었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기다리던 와중에 제가 갑자기 목이 아프다고 하더랍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어디선가 왠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이 아이를 낫게 해주겠다며 제 손을 잡고 데려가더랍니다
누나는 낯선 아주머니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전혀 의심이 들지 않아 순순히 아주머니에게 저를 보냈다고 합니다
잠시 후에 아주머니가 제 손을 잡고 오시는데
한손에는 손수건으로 왠 구슬을 받쳐들고 오더랍니다
그러면서 이 구슬이 동생의 목구멍에 걸려있어 빼줬다고 하더랍니다
그 구슬은 형용하기 힘든 기묘한 색깔이었고
크기가 굉장히 커서 저놈은 어떻게 저런 커다란 구슬을 삼켰을까 신기할 정도였댑니다.
아주머니는 저를 데려다 주고 구슬을 들고 어딘가로 가셨고
그러면서 꿈에서 깼다고 합니다.
꿈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너무나 선명했고
기억도 생생해 보통 꿈은 아닌 것 같아 저한테 물어봤다는 겁니다.
그전까지 누나의 꿈속에 제가 나온 적도 없었다고 하구요
부모님도 저도, 가족들 중 누구도 누나에게 제 목 이야기를 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누나나 저나 소름돋을 정도로 신기했죠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번도 목구멍에 구슬이 걸려있는듯한 느낌을 다시 겪은적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합니다.
진짜 가족끼리는 뭔가 연결되는 것이 있는것일까
그 구슬의 정체는 뭐고 아주머니는 누구였을까
혹시 정말로 관세음보살님이 내 스트레스를 가져가신걸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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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겪을때는 엄청 신기하고 기묘한 경험이었는데
막상 글로 써놓고 보니 별루 재미 없는거 같네요ㅎㅎ
암튼 정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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