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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임기기간중에, 저 또한 어른들이 고스톱 치다가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야" 하는 말씀에 깔깔 웃었습니다.
당시 나이가 6살에서 10살.. 멋 모르고 그럴 수도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봅니다만 가끔은 그것마저도 참 많이 부끄러워집니다.
주위 어른들이, 신문이, 뉴스가 그러하니 저는 당연히 당신이 그리 좋은 대통령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당신이 썩 좋은 대통령이셨노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퇴임하신 뒤였습니다.
제가 당신을 마음 깊이 존경하게 되었을 때, 당신은 이미 돌아가신 뒤였습니다.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우연히 이 사진을 접했을 당시였습니다.
계란을 맞고도 "정치인이 계란도 좀 맞아주고 해야 국민들 화가 안 풀리겠느냐"
라고 하셨다는것을 듣고 당신을 달리 보았습니다. 정책같은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만 그냥 가슴에서부터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다른 사람들이 모두 "예" 라고 말해도 그것이 옳지 못하다면 "아니오" 라고 외치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사실, 뒷통수가 얼얼할만큼 충격이었습니다. 또 감동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정책이 모두 좋은 것이었다고 하진 못하겠습니다.
"운명"을 읽고서야 비로소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시고 그런 결정을 하셨는지 알았지만,
지금 저에게 다시 묻는다고 해도 저는 이라크 파병에 반대할것입니다.
아직 배움이 짧아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논하지는 못하겠으나 저희 부모님이 당시 좀,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마음 깊이 존경하게 된 계기는, 또 가장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대통령이셨다는 것.
자주국방을 외치고 강대국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진정한 보수의 면모를 보여주셨다는 것.
"동북아균형자론", 외교에 있어 정말 훌륭하셨다는 것.
그리고, 역사상 가장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셨노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민주주의라는것은 공기와 같아서, 있을 땐 소중한 것을 모르다가 없어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 역시 참 어리석어서, 과거 총칼 앞에 피 흘려가며 쟁취한 민주주의가 너무도 당연시 여겨졌고
"대체 민주적인 대통령이라는게 왜 존경해야할 이유가 되는거지?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바야흐로 밥줄 공안의 시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현실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시민에게,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또한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입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대통령님, 당신을 존경하기엔 너무나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당신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그래, 아들아!" 라든지, "부끄러운줄을 알아야지" 라든지..
그러고선 당신이 전용기를 해놓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정말 섭섭히 웃으시는 모습을 보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이미 서거하셨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아서 어찌나 슬프던지.
어찌나 죄송하던지‥
어쩌면 당신을 조롱하던 언론과 호사가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멋모르고 웃었던 나 자신도
당신을 사지로 몰고간 여러 손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참, 큰 빚을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에게 진 빚이, 참 큽디다.
노무현 전대통령님,
당신을 뛰어넘겠습니다.
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당신에게 진 빚을 갚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진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이루는 것을 넘어서,
사랑받아 마땅할 정도로, 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힘은, 진짜 권력의 주인인 시민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사상 가장 국민을 사랑한 대통령이셨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지만
국민들 또한 당신을 사랑했노라고는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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