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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글.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istory&no=9356&s_no=9356&page=1
2. 과연 실제의 문익점은 어땠는가?
지난 이야기-
'교체다.'
원나라의 '체인지 킹(왕 폐위)'를 막기 위해 원나라로 향한 문익점과 일행들.
하지만 기황후의 대세론과 유혹에 하나 둘 덕흥군 편으로 붙기 시작하는데...
결국 문익점 역시 덕흥군 쪽에 붙어버렸다.
그러나 덕흥군은 압록강을 건너자마자
'스나이퍼(成桂)' 와 '알케미스트(崔瑩)'의 이중 콤비에 의해 처참하게 격파당하고 만다...!
하루 아침에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되고 만 문익점.
역사와 허구가 교차할 때, 이야기는 시작된다──!
말 그대로 붕 떠버린 문익점. 그는 멍하니 대지를 바라보다가 어떤 식물에 눈이 가게 됩니다.
"어머나 어머니 안녕하세요! 호호호 이건 대체 뭐예요?(6시 내고향 풍으로)"
"아, 이건 강남에서 재배되서 강북까지 전래된 목화라는 풀인데, 아주 따뜻해 그냥! 한번 드셔봐, 응?"
"어머어머 으음... 이야, 입에서 아주 살~살 녹는 것이, 마치 솜털 같아요~! 으음!"
바로 목화입니다.
당시 목화는 인도에서 출발하여 중국 강남을 거쳐 강북으로 확산되었는데, 문익점이 본 것은 바로 이 강북산 목화였죠.
그리고 문익점은 그것을 몇 개 들여오기로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희대의 은폐도구 '붓두껍'이 등장하는 걸까요?
와아ㅡ 기대되네요.
"거기 스톱이다 해. 고려로 돌아가는 냥반. 이름이 뭐냐 해?"
"문익점."
"신분은?"
"전직 공무원, 현직 역적."
"뭐 들고 나가는 건 없냐 해?"
"간단한 생필품 몇 개랑 목화씨 들고 나가는데여."
"목화씨? 좋은 거 들고 나가네. 수출 금지품목인 지도나 화약은 없냐 해?"
"ㄴㄴ. 조사해봐여."
"뉴스 못 봤냐 해? 자기 항X에 금덩어리 숨겨 들여온 일당이 검거됬다고 하던데, 그런 종류 아니냐 해?"
"미쳤어여? 님은 항X에 화약 넣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함? 인터넷 짤방화될 일 있음?"
"그건 그렇다 해. 그럼 바이바이다 해."
...실제로는 붓두껍에 넣어 올 수준의 기밀이 아니였지요.
애시당초 왜 목화를 자기들 혼자 꿍쳐두나요. 국 끓여드시게요?
이렇게 목화씨는 하이패스하신 문익점 선생.
하지만 당시 그로서는 그건 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였을 겁니다.
그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 있었죠.
삼족이 멸하고, 구족이 날아가고, 가문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진다는 반역(수준의 배신).
과연 공민왕은 뭐라고 했을까요.
[자료 1. 이미지 사진. 사진 촬영에 협조해주신 관 대하 씨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 올립니다.]
공민왕 : 에휴 그 심정 이해한다. 그냥 옷 벗어라.
문익점 : 네...
진짜 공민왕은 뭐 노벨 성자상 같은 거 줘야 해요.
진짜 공민왕은 마음 넓어요.
배신을 너그럽게 용서한데다가
노국공주를 향한 순애보까지.
이건 진짜 남자인 제가 봐도 반할 것 같네여.
물론 농담임.
어찌됬건 짤렸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죠.
하루 아침에 공무원에서 백수가 되어버린 문익점.
하릴이 너무 없어 어느날 목화를 한번 심어보기로 결심합니다.
"이 시X럴 놈이 어디서 멀쩡한 삼족을 날려먹으려던 놈이 여기서 뻐꾸기질이여?"
"에이 장인어른 한번 해보자니까요? 이거 중국에서는 최신 트렌드였습니다?"
장인 정천익을 구워삶아 어떻게든 그렇게 목화 재배를 시작하게 되는 문익점과 정천익.
[자료 2. 목화 시배지. http://blog.daum.net/bjy3495/206]
그렇게 도전한지 반세기가 지나고...
3년째에 재배에 성공했던 목화는 10년째에는 한강 이남으로 퍼지고, 반세기만에 조선 팔도를 점령합니다.
물론 그 전에도 면직물이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료 3. 고려 님의 제보. 기사에서는 면직물 이야기 하고 있는데 광고 모델에게나 면직물 선물 해줘라]
하지만 문익점의 목화는 뭔가 달랐습니다.
네. 뭔가 달라도 달랐겠죠.
면직의 유행은 확실히 문익점의 뒤였으니까.
한국에 재래 목화가 있었을 확률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유행을 선도한 것은 문익점의 목화라고 할 수 있겠습네다.
어찌됬건 문익점은 목화를 들여온 공으로 다시 공무원 직에 오르게 됩니다...!
현물 화폐의 직위에까지 오르게 되며 온누리에 클린- 히트 한 목화가 문익점을 살렸죠.
문익점은 우왕 1년(1375)에 전의주부典儀注簿로 다시 정계 복귀를 하게 됩니다.
해피 엔딩, 해피 엔딩!
[자료 4. 그런데 이 인간, 이후에도 정몽주와 이성계 사이에서 라인을 정몽주 측으로 잘못 잡았다는 것은 우리들만의 비밀]
간단 요약-
1. 문익점은 원나라에 갔다가
2. 덕흥군 편에 붙었고
3. 덕흥군이 깨지자
4. 목화씨 '당당하게' 들고 들어왔고
5. 백수 신세로 목화 재배 성공해서
6. 정계 복귀함 ㅇㅇ
문익점(文益漸)은 진주목(晋州牧 : 지금의 경상남도 진주시)의 강성현(江城縣 : 지금의 경상남도 산청군 단성면) 사람이다. 공민왕 때 과거에 급제한 후 거듭 승진해 정언(正言)이 되었다. 사신으로 원나라에 갔다가 그대로 주저앉은 체 덕흥군(德興君) 편에 붙었다가 덕흥군이 패망한 후 귀국했다. 중국에서 목면(木;) 종자를 얻어다가 그 장인인 정천익(鄭天益)에게 부탁하여 심게 하였다. 처음에는 키우는 방법을 잘 몰라 거의 말라죽고 한 줄기만 남았는데, 3년 만에 크게 번식했다. 씨 뽑는 물레와 실 뽑는 기계는 모두 정천익이 만들었다.[국역 고려사열전]
3. 그러면 위인전은 대체 어느 내용으로 쓴거여?
네. 그러면 의문이 생기죠.
1. 문익점이 원나라에 갔다.
2. 황제에게 개겼다.
3. 강남으로 유배갔다.
4. 목화씨를 발견했다.
5. 붓뚜껑 속에 몰래 숨겨 들어왔다.
6. 장인 밭에서 재배 성공.
7. 중국 승려에게서 물레 기술을 배웠다.
8. ???
9. Profit!
이 위인전 내용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
이와 관련해서는 조선의 역사로 들어가게 됩니다─
"전하에몽 전하에모옹! 후에에엥!"
"왜 그래, 가원(可遠)?"
"문중용(文中庸)이가 벼슬도 없이 빌빌거리고 있어─! 나 완전 서러운 거 있지!"
"...???"
태종 1년(1401), 권근(權近)이 왕에게 상소를 올립니다.
"아니 님. 그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 이 난리임?"
"중용이가 누구인지 알아?"
"...누군데?"
"문익점 알지? 그 강남에 가서 목화씨 구해온 사람! 그렇게 공이 큰 사람 아들이 지금 저 꼬라지인데 내가 안 난리 피우게 생겼어? 우와아아앙!"
여기서 최초로 문익점의 '강남행'이 나오게 됩니다. <고려사절요>, <태조실록> 등을 아무리 뒤져봐도 없던 내용이 갑자기 뿅.
참고로 당시 강남은 반원 세력인 홍건적과 한족의 세력권. 여기서 감이 오시나요?
하지만 권근 대감도 그리 나쁜 마음은 없었을 겁니다.
그냥 뭐, 복지적인 관점으로, 파이를 키웠으니 나눠주자는 마음이였겠지요.
네? 왜 하필 파이를 문익점 아들에게 나눠줬냐고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네요.
어쩌면 문익점이 이색(李穡) 라인이였던 것 때문일지도?
어쩌면 권근이 이색 라인이였던 것 때문일지도?
...어쩌면 둘이 같은 라인이였던 것 때문일지도...?
뭐, 그럴 리 없겠죠!
어쨌든 당시 정석은 목화=강남 이였기 때문인 탓인지, 여기서 권근이 강남을 언급한 듯 싶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3. 강남으로 유배갔다 의 초석이 다져집니다.
이후, 대망의 15C 말... 야담과 패설이 유행하던 시절...
"야. 내가 새로운 소설을 하나 쓸건데 말이지..."
"네."
"옆 동네 보니 뭐 모에다 뭐다 해서 신나게 날리고 있다며?"
"그렇죠."
"애니화까지 되고 말이야."
"저도 좋아하죠."
"그래서 말인데, 이 시기에는 아청법도 없잖아?"
"있을 리가 없죠."
"우리도 한번 모에한 거 써보자! 서비스 신 팍팍 넣어서! 애니화를 향해! 그러니 아이디어 좀 내봐!"
"아! <어떤 유학의 분서목록> 어떻습니까?"
"...그게 무슨 내용인데?"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유학자 색인(索引) 선생과 한 통일 황제의 만남을..."
"패스."
"그러면 <내 둘째 첩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는?"
"제대로 못하냐?"
"그렇지! <각궁 아트 온라인>은 어떻..."
"때려쳐!"
'어머니가 아이를 낳는 고통은 콧구멍으로 수박을 뽑아내는 고통이고, 예술가가 작품을 뽑아내는 고통은 X문으로 우주를 뽑아내는 고통이다' 라고 누가 말했죠.
한참을 고민하던 야담 전문 작가, 남효온(南孝溫)의 눈에 문익점이 들게 됩니다.
"오케이! 이거다!"
'원에 사신으로 들어가 나라의 어려움을 탄하다가 남방으로 유배를 가 3년을 보냈다'
<목면화기木綿花記> 中
"...모에는? 서비스 신은?"
"아 몰라."
어쨌거나 여기서 3. 남방으로 유배 가 확립이 되죠. 그리고 여기에 한 술 더 뜬 이가 있습니다.
[자료 5. 어쨌거나 애니화는 되었다.]
"조상님으로 동인질 좀 해보자!"
'황제가 불러 달래며 말하되,
"너의 왕은 황음하여 무도하니 폐하려는데, 너는 어찌 말이 많은가?"
공이 대답하여 가로되,
"미친 사람의 말이라도 성인은 그것을 가린다고 했습니다. 원컨데 폐하께서는 신을 용납하소서." '
<사실본기事實本記> 中
문익점의 후손, 문치창(文致昌)의 글입니다. 여기서 2. 황제에게 개겼다 가 뜨네요. 진짜 조상으로 동인질하는 거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문익점은 점차 동인질의 소재가 되어갑니다.
"당당한 자주국민으로서 황제에게 개기는 충신!"
"강남으로 유배를 가 고난을 겪은 초인!"
"아, 여기 서스펙트 스릴러도 넣으면 좋을 듯한데?"
"그럼 '붓두껍에 넣어 목화씨를 가져왔다!' 라고 하는 것이 어때?"
"오. 그거 좀 쩌는 듯?"
"어제 내가 묵향 읽었는데 소림사 좀 멋진 것 같아!"
"그럼 '중국 승려에게 물레 기술을 배웠다'고 해주자!"
"예이!"
[자료 6. 東夷Project?]
그 결과가 궁금하세요?
그러면 동생의 위인전을 한번 뺏어 읽어보세요.
4. 결론
고려 왕실의 배신자에서 민족의 영웅으로.
원나라의 힘에 안주하려던 자로부터 황제에게 개긴 인물로.
목화씨 하나가 이렇게 사람 하나의 평가를 바꿔놓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미국 가서 F-22 기술 가져오면 영웅 취급 받을 수도 있겠네요.
현재 시각 오후 11시 58분.
모카라떼 한 잔을 기울이며 그 분의 허와 실을 다시 한번 여기 적어봅니다...
文益漸
(1329~1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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