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서 저와 또 한 분의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전략공천 하겠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정말 신나고 멋진 경선을 해보고 싶었지만 제가 많이 부족해 그런 것이고 합법적인 논의과정을 거친 당의 결정이니 공식 발표가 나오면 무조건 그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아니 정중하게 요구하고 싶습니다. 첫째, 아무리 '쿨'하게 승복했다고 해서 공천에서 배제된 탈락자가 후임자를 지목하는 관행은 도봉을 지역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며칠전부터 제게 무조건 유인태 의원님 집을 찾아가 빌고 또 빌라며 조언해주신 분들 참 많이 계셨습니다. 처음엔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라는 거냐고 버럭 하다가 오늘 새벽까지 17 시간 내내 답 없는 유의원님 댁 앞에서 죽치고 있었던 건 제 어깨 위에 올려놓은 짐들이 너무 무거웠기 때문입니다. 저 하나의 자존심이 아닌 '갑수저'들을 먼저 떠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부탁드리건대 두 번 다시 이런 관행으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들이 없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우리 당은 지금 시스템 공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인터넷으로 생중계까지 하며 공천과정을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번 도봉구을 지역구 공천에 관한 논의과정은 전혀 그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잘 알기에 드리는 고언입니다. 이건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입니다. 앞으로도 상왕정치 하겠다는 탈락자들의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게 자명한 일, 이런 케이스가 도봉구을 외에 다른 지역에서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그래서 잡음없는 클린공천을 통해 총선승리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뭔가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함이 아닌, 뭔가 특별한 일을 하기 위해 나선 일, 비록 제가 우리 당의 후보자가 되어 당당하게 상대 당 후보를 꺾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위에 요구한 두 가지 만이라도 꼭 현실화돼 우리 정치문화, 정당문화가 진일보 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실제 그렇게만 된다면 그 또한 아주 의미있는 일이겠지요. 정말 진심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지인들 모아놓고 한 번만 왔다 가란 신입'갑수저'들의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지인들께 일일이 전화해 김갑수 지지를 부탁한 뒤 연락처를 보내오셨는지 모릅니다. 혈혈단신으로 시작한 이 일이 얼마나 보람찼던지요. 지금도 열심히 동네를 돌아다니며 예비'갑수저'들을 모으고 계실 분들과 4년 전 경남 창원에서의 선거 이후 아들의 빚을 갚기 위해 개인택시를 파셨던 아버지........께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지만 힘 내겠습니다. 감사와 용서의 말씀은 공식 발표 이후 별도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