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후폭풍의 직격탄을 맞은 쇼트트랙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굳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여자 대표팀 최광복 코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일렬로 스케이팅 트레이닝 센터 트랙을 2바퀴 돌 때까지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 훈련이 이어지면서 다소 긴장이 풀려 선수들끼리 대화할 때는 잠깐씩 미소가 비치기도 했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무거웠다. 훈련 뒤 공동취재구역을 지나 훈련장을 빠져나갈 때도 선수 대부분이 웃음기 없는 결연한 표정이었다.
최 코치도 훈련 뒤 "분위기가 좀 그러니까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선수들까지도 비난받는 상황이라, 잘 하고 나서 말씀드리겠다. 죄송하다"고만 하고 훈련장을 떠났다.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땄던 박승희(22·화성시청)는 "어제는 정말 안 좋았고, 하루 지나서 분위기가 조금 올라오고 있다"며 "다들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 노력한다"고 전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남은 경기에까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빙상연맹 '전횡'의 당사자로 지목된 전명규 부회장은 하루 종일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체육회 관계자는 17일 "선수단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빙상연맹 쪽 인사들은 자기들끼리 회의도 했다더라"고 귀띔했다. 빙상연맹이 맹비난을 받는 속에 16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도 일제히 부진했다. 김보름(21·한국체대)은 경기 뒤 "한국 선수들은 부담감을 갖고, 목숨을 걸고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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