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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8032
    작성자 : 왕양명
    추천 : 13
    조회수 : 2956
    IP : 121.131.***.145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4/05/20 01:15:42
    http://todayhumor.com/?panic_68032 모바일
    (단편) 귀신짤주의
    나는 할일 없는 대한민국의 흔한 백수중의 하나로 인터넷상에서나 우월감을 느끼는 소위 말하는 키보드 워리어 혹은 히키코모리 등 그런 인간이다.

    지방대를 졸업하고 토익도 자격증도 하나 없는 막장중의 막장인 내가 취직을 할 수 있을리 없었고 부모님의 기대와 친구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방안에서 나만의 세상을 구축한지가 오래되었다.

    인터넷 세상에서만큼은 나도 꿀리지 않는 강자... 막말을 내뱉고 사람들을 헐뜯어도 괜찮다. 왜냐면 그들은 어차피 나를 못찾기 때문이다.

    온라인 상에선 내 욕구를 마음 껏 분출할 수 있었다. 욕하고 싶을 땐 욕을 했고 사람을 죽이고 싶을때에도 게임상에서 수십번이나 플레이어 킬을 통해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새벽까지 인터넷 서핑을 하며 히히덕거리던 나는 무심결에 클릭한 사이트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짤방의 모습에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허,허허....존나 놀랬네..."

    정말 나이가 어느정도 차고 난 이후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강렬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조금 뒤 안정을 되찾은 나는 이 상황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나는 귀신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 귀신짤을 태그해서 커뮤니티에 올리자! 

    그생각이 들자 나는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나처럼 사람들이 그 귀신짤을 보고 심장이 멎는듯한 충격과 공포를 느끼기를 바랬고 그들의 반응이 너무나 보고싶어 참을 수 없었다.

    그 날 이후 나는 귀신짤을 뿌리고 다니기 시작했고 예상대로 반응은 아주 격렬했다.

    -아오 x발 새1키야!!!
    -저승사자 만나고옴 ㅅㅂ...
    -몰컴하다 뒤1질뻔 함 ㅋㅋㅋㅋ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고 대부분 나를 욕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런 욕을 보면서도 나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현실에서는 쓰레기같은 나일지라도 인터넷 상에서는 내 마음대로 사람들의 기분까지 다룰수 있다는 사실에서 느끼는 희열은 정말이지 최고의 느낌을 주었다.

    그렇게 귀신짤을 뿌리고 다니던 어느 날 이었다.

    -회원님의 아이디는 현재 사용불가입니다.

    언제나처럼 접속하던 사이트에 접속이 불가능했다. 아마도 귀신짤로 인한 문제로 내 계정에대해서 차단을 한 모양이었다.

    "뭐야, 뭐 또 만들면되지"

    나는 아무생각없이 회원가입을 눌렀고 가족들의 정보를 입력했다.

    그리고 회원가입을 누르는 순간이었다.

    -꺄아아아아아앆

    회원가입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비명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귀신의 모습이 튀어나왔다.

    "어..어어어버버"

    순간적으로 너무나 놀래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정말로 심장이 멎는 느낌이었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것을 느끼며 나는 짜증스럽게 인터넷 창을 닫았다.

    그러나 인터넷창은 닫기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닫히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귀신짤이 내는 비명소리는 점점 그 소리를 키워가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앆 꺄아아아아아앆

    더욱이 견디기 힘든 사실은 믿기 힘들게도 귀신의 모습이 점점 나에게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어느순간부터 나는 식은땀으로 온몸이 젖어있었고 다리는 풀려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엄마!....엄마!!!!"

    나는 극심한 공포에 방에 들어가고 나서는 한번도 찾지 않았던 엄마까지 찾기 시작했다.

    나이도 30에 가까워지는 남자가 고작 귀신짤이 무서워서 엄마를 찾는다는게 우스울 수도 있으나 극심한 공포로 인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내 목소리를 듣고 엄마가 온 것인지 방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거짓말처럼 귀신짤의 비명이 꺼지고 인터넷창의 화면이 꺼졌다.

    안도한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괜찮아 그냥 나가봐"

    그때 다시 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아아아앙아앆"

    순간 뒤를 돌아본 내눈에 들어온 것은 엄마의 모습이 아닌 방금전까지 모니터 안에 들어있던 귀신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방을 나가는 대신 점점 나에게 가까워지면서 괴성소리를 점점 더 키워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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