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하려는 바가 무엇이고, 그 의미의 무거움도 잘 알겠지만 지루한 대화씬, 하나같이 뭔가 어정쩡한 연출..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지는 몰라도 굉장히 실망스럽네요..ㅠ
(제일 압권이었던 건 러브액츄얼리식 소통, 영어회화책 한권으로 거래가 가능한 개천재 미자...)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