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갑) 20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의 '나영이'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 지난달 선거 현수막에 '나영이 주치의'라는 문구를 넣어 논란을 샀던 신 의원이, 이보다 앞서 지난 1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나영이의 환자시절 사진까지 공개하며 자신을 홍보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뉴스토마토>가 단독 입수한 '신의진의 약속'이란 이름의 홍보영상을 보면, 2008년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인 나영이가 신체 일부가 훼손돼 배변 주머니를 찬 상태에서 가슴과 복부 등을 그대로 노출한 사진이 3초간 등장한다. 해당 영상은 전체 7분32초 분량으로, 지난 1월 28일 신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상영됐다. 더구나 피해자 가족의 허락을 구하는 등 사전협의 없이 이 같은 사진을 영상에 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달 양천구 목동의 선거사무소에 내건 현수막에 '나영이 주치의'라는 경력을 써넣어 물의를 빚었다. 신 의원은 또 지난해 12월 인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서도 피해 아동의 심리를 상담한 뒤 상담내용과 아동이 그린 정신분석 그림 등을 언론에 공개해 비난을 산 바 있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수사 또는 아동보호사건의 조사·심리 및 그 집행을 담당하는 자 및 의료법에 따른 의료인 등 관련자의 비밀엄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피해 아동을 특정해 파악할 수 있는 인적 사항이나 사진 등을 신문 등 출판물에 싣거나 방송매체를 통하여 방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법에 따라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신의진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영상은 나영이 아버지와 사전에 논의한 게 아니다"며 "다른 의도는 없었고 나영이를 비롯한 아동폭력 피해자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의도를 표현했다고 생각해달라"고 해명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월 28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공개한 홍보영상 중 일부. 신 의원은 영상에서 '나영이 주치의' 경력을 홍보하며 환자시절 속옷 차림의 나영이 사진을 실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