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따지면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만
일부 기레기들에 의해 스핀이 김연아 선수의 약점처럼 비치는듯해 글을 써봅니다 ㅋ
스핀은 기술 요소 중 하나로
쇼트에서 3번 프리에서 3번 총 6번 구사하게 됩니다.
(스핀 구성은 선수마다 다를 수 있으나 시도 횟수는 동일)
스핀 레벨은 1부터 4까지 있는데 4가 최고 레벨입니다.
최고 레벨을 받기 위해선 미션(...) 4가지를 충족해야 합니다.
각 레벨별로 기초점이 다르고, 획득한 기초점에 가산점이 따로 주어집니다.
김연아 선수의 스핀이 전성기 기량에 못 미친다는 기사가 나오는 이유가
현재 위 사진 속 스핀을 구사하지 않아서입니다.
선수 측에서 비엘만 스핀을 구사 않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허리 때문이라고 추측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연아 선수는 고딩 때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은ㅠㅠ)
그런데 김연아 선수가 올 시즌 구사하지 않는 비엘만 스핀은
Lsp(레이백 스핀)의 레벨업 요소 중 하나입니다.
즉 최고 레벨을 받기 위한 네 단계의 미션중 하나라는 거죠 ㅎㅎ
아래 움짤은 비엘만 스핀이 들어간 레이백 스핀을 구사하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입니다.
조금 더 큰 캡쳐로 세세히 쪼개어 볼까요?
레이백 8회전 (레벨1 확보)
사이드웨이리닝 3회전 (레벨2 확보)
어려운 변환-헤어컷 (레벨3 확보)
어려운 변환-비엘만 (레벨4 확보)
이렇게 네 가지 퀘스트를 수행하면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4를 얻게 됩니다.
(레이백 스핀 레벨4의 기초점은 2.70)
현재 비엘만 스핀을 구사하지 않는 김연아 선수는 해당 스핀에서 레벨3까지만 받을 수 있는데요
레이백 스핀 레벨3의 기초점은 2.40입니다. 레벨4와 불과 0.30점 차이죠;
0.30의 차이도 차이는 차이이니 기량 하락이 맞지 않나 하심 할 말은 없습니다만
김연아 선수의 스핀이 김연아 선수의 약점처럼 보도되는 걸 보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 스핀에서 얻은 기초점과 이번 시즌 스핀에서 얻은 기초점 비교입니다.
(밴쿠버 이후 스핀 룰이 2차례 개정되어서 스핀 구성도 많이 바뀌었죠.)
현재 밴쿠버 시즌과 비교해 쇼트 프리 합산 0.20 낮은 스핀 기초점을 받고 있습니다.
네네... 0.20 하락도 하락은 하락입니다.
그러나 기초점 0.20점 하락이 약점으로 치부되는 게 그르네요 참.
작년 세계선수권 스핀 순위표를 보면 연아 선수에게 스핀이 약점이 아님을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제일 마지막 점수만 보시면 됩니다.)
쇼트 프리 스핀 기초점+가산점 합산하면 김연아 선수가 3위입니다.
1위한 무라카미 카나코 선수와의 차이는 0.15점에 불과합니다.
이 순위표에서 알 수 있는 사실 한 가지 더!
그건 바로 아사다 마오 선수가 스핀 강자가 아니라는 점인데요,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아사다 마오 선수가 스핀을 잘하는 선수라고 인식하고 있죠.
아사다 마오 선수는 하체 유연성이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비엘만 스핀 포지션이 아름답죠.
하지만 피겨 스케이팅에서 스핀을 평가하는 절대적 요소가 유연성이 아니므로
레벨업 충족 요건을 잘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은 아사다 마오 선수는 스핀에서 레벨을 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저 레벨을 받은 적도 많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스파이럴 시퀀스 동작도 마찬가지인데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질 테니 이만 줄이고 ㅎㅎ
+ 대부분의 선수는 특정 기술 몇 가지에만 특화되어 있는데 김연아 선수는 모든 요소를 잘합니다.
이쯤에서 스핀 강자로 알려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의 스핀 점수에 대해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텐데요.
율리아 선수는 이번 올림픽 단체전에서 스핀으로 쇼트 프리 합산 26.09점을 얻었습니다 (기초점은 18.8)
쇼트 프리에서 구사한 스핀 모두 최고 레벨을 얻기 위한 레벨업 요건은 충족했으나
아이스핀에서 축이 심하게 흔들렸기 때문에 가산점 요소에 영향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그 부분 감안하고라도 스핀을 잘하는 선수는 맞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스핀 요소에서 율리아 선수 다음으로 점수를 많이 받아가는 선수들이 23점대의 점수를 받아가므로
율리아 선수가 스핀으로 보는 점수 이득은 쇼트 프리 합산 3점 가량 밖에 되지 않습니다.
율리아 선수와 엇비슷한 기량을 가진 선수에게는 위협이 되지만 김연아 선수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다는거죠.
그런데 율리아 선수가 왜 김연아 선수급의 점수를 가져가는 걸까요?
그건 바로 터무니없는 점프 가산점과 구성점(구 예술점) 때문입니다.
이 선수가 올 시즌 프리에서만 구성점이 10점 가까이 올랐는데요.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냐면... 이건 아사다 마오도 불가능했던 일이라는 겁니다.
(소치 올림픽 여자 싱글 단체전 프리 채점표)
정석 러츠를 뛰는 그레이시 골드 선수가 3Lz+3T에서 가산점 0.40을 받았는데
치팅 러츠를 뛰는 율리아 선수는 똑같은 점프에서 가산점을 1.40이나 받았죠.
원래대로라면 기술 앞에 e(롱엣지)마크가 뜨고 감점을 당했어야 합니다.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냐면... 아사다 마오도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22
(아사다 마오도 율리아 선수처럼 치팅 러츠 구사)
이런 식으로 기술 요소에서 말도 안 되는 가산점을 받는 것도 모자라
구성점(구 예술점)까지 김연아 선수에 근접한 점수를 받아 가고 있네요.
구성점이라는 건 이렇게 단번에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는 요소가 아닙니다.
본질적으로는 스케이팅 스킬 등을 평가하는 요소지만
수년간 스케이터들의 명성값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시니어 2년차 선수가
김연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같은 선수들 급으로 점수를 받네요.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구성점 역시 부풀려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다년간 천천히 부풀려진 것이죠.)
명성도, 스케이팅 스킬 등도 저들에게 미치지 못하는 꼬마가요 ㅋㅋ
율리아의 스케이팅 스킬등이 저들과 비슷하다거나, 더 낫다고 말할 자 있을까요?
미셸콴의 구 코치이자 2010 밴쿠버 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 에반 라이사첵을 길러낸
미국의 프랭크 캐롤도 이 점에 대해 지적했으니 연아 팬만의 망상이라곤 생각지 말아 주시길 ㅋㅋ
쓰다보니 기승전 율리아 얘기가 됐네요 ㅋㅋ
율리아 덕분에(?) 사이 안 좋았던 선수 팬들끼리 위아더월드! 하고 있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딴 꼬맹이한테 억울하게 질 바엔 서로 네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하는 분위기랄까...
부디 개인전에서는 점프 가산점과 구성점이 합당하게 주어졌음 하는 바람이 있네요.
그리고 기자분들은 억지 라이벌리 조성 말고 제대로 된 기사 좀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