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해당 글은 본인 블로그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라마단이 끝자락에 왔음을 알리고 싶다.
이유인즉슨 원래 무슬림들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에 관해 인터뷰 형식으로 글을 쓰고 싶었으나 원하는 지인과의 약속이 계속 미루어져 작성을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제라시’에 몇일동안 머무르게 되어서 이에 대한 포스팅은 다음주로 미루어질 듯 하다.
이번에 다룰 내용인 영화 “사막의 소년 디브” 는 2014년 요르단 출신의 영국 감독 아부 나지 노와르에 의해 제작,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니이곳 사람들은 이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편이다.
본인은 이 영화를 두번 관람했는데 한번은 영화 이벤트가 있던 야외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두번째는 친구들과 늦은 밤 시청했다.
두번째 시청은 감회가 남다르진 않았지만 영화를 보는 주변환경 때문인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도입부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주인공인 ‘디브’는 베두인으로 형제들과 살아가는 평범한 소년이다. 형제들 중에서도 막내고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 중 유일한 어린아이기 때문에 그는 부족내에서 미숙하고 보호받는 존재다. 그렇게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던 중 알 수 없는 한 영국 장교가 늦은 밤 부족의 천막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이 끝나지 않아 위험이 난무한 ‘로마의 우물’ 로 길 안내를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에 대해 부족민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디브의 형들이 그의 제안을 승낙한다.
다음날 형들은 동생 디브를 마을에 둔채 먼 길을 떠나게 되는데 그들의 뒷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던 디브는 무언가에 이끌려 그들을 뒤쫓고 이윽고 영화의 본격적인 줄거리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주의)
만일 “디브의 성장” 에 초점을 맞춘다면 영화의 줄거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번째 : 도입부의 일상과 형들과의 동행.
여기서 묘사된 디브는 그저 평범한 어린아이에 불과하며 아직 그의 마음이 세상의 험난함을 헤쳐나가기엔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영화의 극초반에 형이 디브에게 사격을 알려주는 장면과 영국 장교를 대접할 요리에 쓰일 가축을 차마 그의 손으로 죽이지 못하는 모습이 그러하다.
두번째 : 형들의 죽음과 남겨진 디브
영화에서 처음 총성이 일어나기 전 이미 짐작할 수 있겠지만 영국인과의 동행을 선택한 형들은 우물가에서 그들을 추격하는 다른 부족들에 의해포위되고 마지막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디브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총탄을 피해 우물 밑으로 몸을 던진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해가 밝은 뒤에도 그가 가장 아꼈던 형의 시신을 목도할 뿐이었고, 사막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디브는 오로지 그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물도 식량도 없이 하염 없이 도움을 기다리던 중 기적처럼 낯선 이를 발견하지만 그는 본인의 형들을 죽인 부족인들 중 하나였다. 다만 일전에 디브의 형이 쏜 총탄에 맞아 부상을 입고 그들 사이에서 낙오되어 같은 자리로 되돌아왔을 뿐이다.
결국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족인과 살길을 찾아 그 곳을 빠져나가야 하는 디브의 이해관계로 상충되어 그들은 경계심을 풀고 동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눈치 싸움과 부상 당한 부족인을 대신해 생존에 필요한 일들을 해나간 디브의 마음은 전에 비해 더욱 단단해졌을 것이다.
세번째 : 마지막 총성
‘시간’ 이 아닌 ‘내용’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디브의 성장은 영화의 마지막 5분을 통해 완성된다. 동행하던 부족민을 죽인 영화의 마지막 총성은 누구의 도움이 아닌 디브 스스로의 결단이며 그의 형제들을 희생하게 만든 부족민의 이기심에 대한 복수이기도 하다.
특히 엔딩 크레딧 직전에 디브가 홀로 낙타를 타고 길을 떠나는 장면은 그가 어리지만 완전히 성장했음을 알수있다.
진정한 메시지는 다른 곳에 있다
이렇게 디브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감독이 진정으로 시사하고자 하는 바는 이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디브의 성장이 누구나 겪을 만한 것이 아닌 외부의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당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철도와 막강한 군사력을 통해 아랍 세계를 유린했고 이로 인해 단결되어 있던 그들의 사회는 서로의 이익관계에 의해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으로 변질됐다. 가능한 남을 해치지 않고 서로 평화를 유지하던 부족의 형제들과 틈을 보며 그들을 착취하던 다른 부족민들까지 결국엔 외부의 큰 세력에 의한 희생물일 뿐이다. 감독은 이 메시지를 늦은 밤 모닥불 앞에서 읊조리는 부족민의 대사와 오스만 제국의 철도를 따라 보여지는 아랍 저항군들의 시신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이미 시작부터 디브의 형제들 또한 외부인에 의해 희생당할 수 밖에 없는 길을 선택했으니 등장인물들은 모두 시대의 흐름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 내내 보여진 한 어린 소년의 성장 이야기는 그 뒷맛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
이제는 감상적인 부분이 아닌 “사막의 소년 디브” 를 직접 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본인이 발견한 장점과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일단 이 영화는 베두인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볼 수는 있지만 그건 촬영 장소와 로케이션일 뿐 실질적으로 알 수 있는건 일부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기 전 ‘베두인의 생활’ 또는 ‘사막의 일상’ 보다는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아는 게 더 중요하다. 따라서 1차 세계대전이나 오스만과 아랍 역사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으면 영국인이 어떤 목적으로 먼 길을 떠나왔는지 조금 아리송 할 것이다. 물론 내용이 전개될수록 그 의도를 구체적으로 엿볼수 있으나 본인의 영화 보는 눈이 약하다고 느껴진다면 해당 시대에 관해 가볍게 훑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론 영화를 먼저 본 뒤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리고 영화의 기본적인 카메라 워크와 전개가 느린 편이다. 이것은 훌륭하기도 하고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막을 배경으로 한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은 그 전개가 빠르며 플롯의 특성상 어떠한 이동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최대의 속도를 낸다. 하지만 ‘사막의 소년, 디브’는 사막의 광활함과 공허함 그리고 자연의 섬세함을 느긋한 카메라 워크로 미려하게 담아낸다. 물론 한번의 총격전에서는 템포가 빨라지지만 다른 할리우드 영화들에 비해서는 차분하다. 본인은 이러한 영화의 특징에 대해 매우 만족했지만, 디브와 부족민이 우물가에 남겨진 장면에서는 지루함이 밀려왔다.
또한 감독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영화의 결말에만 집중하면 ‘이건 뭐지?’ 라는 의아함이 생긴다. 이것은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인물들의 폭이 넓지가 않고 마지막의 결말이 단순히 주인공의 개인적인 복수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등장 인물들과 단순한 듯 하지만 탄탄한 이야기로 감독의 메시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영상미와 함께 한 가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사운드이다. 이 점은 특히 어두운 밤의 총격전에서 그 장점이 극명히 드러나는데, 화면이 어두운 상황에서 급박하게 전개되는 내용이 소리를 통해 생생히 전달된다. 음악 뿐만 아니라 불을 지피는 소리, 낙타의 울음과 같은 일상적인 효과음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매우 잘 활용되었다.
글을 마치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한국에서도 한번 소개된 적이 있는 영화이니 궁금하면 일단 보자.
출처 | 이미지는 구글!!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