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쪽지를 받고 솔깃하지 않을 변호사가 얼마나 될까?


솔로몬의 선택은 SBS의 인기 프로중 하나이다.
법률적 문제를 극화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두가지 정도의 답변을 예시하고 연예인들에게 그 중 하나를 고르게 한다. 마지막으로 변호사 4명이 법전 및 판례 등을 들어 정답을 얘기해준다(변호사들끼리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출연하는 변호사들은 제시된 문제에 관하여 망설임 없이 명확한 결론을 제시한다.
영상매체 만능의 시대에 변호사로서 이러한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은 곧 사업적 성공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변호사들은 아니할 말로 생계 걱정하는 부류까지 있을 정도이다.
특히, 연수원출신의 초임 변호사들은 사건 수임이 정말 어렵다.
입 아프게 상담하고 나면 "예, 잘 알겠습니다. 가족과 상의하여 곧 오지요" 하고는 종무소식인 경우가 태반이다.
판검사 경력이 있는 베테랑 변호사라고 하여 사정이 크게 낫지도 않다.
아직도 일부 의뢰인들은 전관예우에 관심을 가지는데, 실제 개업한 전관들은 몇 개월 반짝하다가 1년도 안되어 합동사무소의 그늘에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솔로몬의 선택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하는 메모를 1달여전에 받았다.
"왜, 나에게?" 하는 의아한 느낌이 들었지만 궁금한 마음에 전화를 걸어 보았다.
"000 변호사 입니다. 연락을 하셨나요?"
'지금 사무실에 계신가요' "예" '이 전화는 대표전화이니 제가 바로 전화하겠습니다'(3번 다 똑같았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음)
(잠시후) "000 변호사님, 솔로몬의 선택이라고 아시죠?" (알다마다)
"변호사님이 인천, 부천 지역 변호사님들 중에서 유일하게 추천을 받았습니다. 솔로몬의 선택에 출연하여 의견을 말씀하실 기회가 있고요, 일단은 여유있는 날짜를 말씀해 주세요. 기자를 보내서 인터뷰가 있을 겁니다"
(약간 딴데로 새는 듯한 느낌이다. 누가 추천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고정 패널로 출연하라는 요청이 아니라면 - 비록 인물은 안되지만 ㅠ.ㅠ - 뭘 대뜸 인터뷰부터 하겠다는 말인가)

처음에는 대략 요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씸쩍은 부분을 확인하려다가 상대방의 말이 길어지고 다른 전화도 오고 바빠서 '다음에 다시 연락주세요'하고 끊었다.
두번째에는 전에 들었던 말이 반복되기에 말허리를 자르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자가 왜,옵니까? 취재할 일이 있나요?' "저, 그게 아니고요, 변호사님을 촬영하여 방송국 홈페이지에 올리려고요" (아하, 대충 알겠다) '길게 말할 것 없습니다.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한달에 59,500원(?6만원 이내였음)만 내시면 저희 방송국 홈페이지에 올려드립니다." '솔로몬의 선택 출연은 어떻게 되는거요?' "그건 프로그램 담당자하고 상의해서 ..."
다음에도 다른 담당자(?)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았었다.
예라이! 변호사들 쫄쫄 굶는다고 소문이 났냐?



요즘 MBC와 SBS의 싸움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MBC는 SBS가 '물은 생명이다'프로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왕숙천의 오염을 집중 보도하고, 모기업인 태영이 왕숙천 일대 지자체의 수질정화시설 공사를 싹쓰리하고, 석연치 않은 경위로 개발이익이 수천억원대로 추산되는 성남 분당의 백현유원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등 까발리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MBC 보도가 사실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사무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솔로몬의 선택 출연"이란 미끼를 내걸어 월 6만원씩 벌려는 것은 아무리 상업방송이라 하여도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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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별명이 시방새인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