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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587223.html
지난해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12월 어느날, 박근혜 후보는 ‘윤창중 칼럼세상’의 윤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종편에 출연해 야당 후보를 비판하고 자신을 열심히 옹호하는 그의 ‘활약’을 격려하는 게 좋겠다는 측근들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24일 윤씨를 당선인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첫 인사가 공개되자 측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릴 열심히 옹호하니 인사치레로 격려 전화나 하시라는 것이었지 중용하라는 뜻은 아니었다. 우리도 극우 칼럼으로 논란을 일으킨 그를 대변인에 데려다 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윤 전 대변인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여성 지원요원을 성추행해 국제적 망신을 불러온 것은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무시하고 그를 중용한 박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을 지낸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왜 모두가 반대했는데도 윤 전 대변인을 임명했는지에 대한 해명, 그런 잘못된 인사가 앞으로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입장 표명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전 대변인은 누구의 추천도 아닌, 박 대통령 스스로가 개인적 신뢰로 고른 인사였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두들 내가 인수위 대변인을 끝으로 짐 싸서 집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박 대통령이 일찌감치 ‘윤 대변인! 청와대 수석대변인을 맡아주셔야 해요’라고 통보해 주셨다. 얼마나 밝고 즐겁게 말씀하셨는지 아느냐”며 자신이 박 대통령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다고 과시했다.
여권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최소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윤 전 대변인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윤씨의 칼럼을 좋아했으며, 이를 파악한 측근들은 박 대통령이 보는 기사 스크랩의 맨 위에 윤씨의 칼럼을 올렸다고 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박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 특히 인사와 관련한 생각이 일반인의 평균적인 상식과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윤씨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정운찬, 윤여준씨 등을 두고 자신의 칼럼에서 “정치적 창녀”라고 비난했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해서는 방송에 나와 “입에서 어린아이, 젖 냄새가 풀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그를 무한히 신뢰했고, 윤 전 대변인은 ‘대통령 방미 수행중 성추문’으로 보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중진 정치인은 “윤씨는 언론인이기를 진작에 포기한 사람이라는 것을 만인이 아는데 박 대통령만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던 것 아니냐”며 “이러한 나홀로 인식과 인사시스템을 바꾸지 않고서는 제2, 3의 윤창중 사태가 재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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