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그저 한 프로게이머의 팬이었다
세체미, 역체미여서가 아닌 롤을 처음 시작했을 때 우연히 보게 된 한 롤 프로그램에서 나온 걸 보고 개인적으로 좀 귀염상이라 생각하게 되면서 관심을 가졌었다
그리고 그 프로게이머는 그 해 혜성같이 떠올라 첫 월드 챔피언십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자신감 넘치는 그 모습에 팬하길 잘했다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력보다 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식물을 키운다는 둥 파도파도 끝없이 나오는 미담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롤 프로게이머 특성 상 여러 인성 문제가 불거지기 마련인데 페이커는 그런 거 하나 없었다
그 때 처음으로 내 나이또래인 페이커에게 존경스럽다고 느꼈다
실력도 실력인데 사람 됨됨이가 됐구나
그렇게 롤을 즐기면서 4년동안 조용히 마음 속으로 페이커를 응원했다
그리고 이번 결승에서 처음으로 페이커의 눈물을 봤다
사실 상 남인데도 불구하고 그 눈물이 너무나 안타까웠으며 개인적으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페이커는 자기 분야인 롤에서 이미 정상급 선수라는 명예를 쥐고 있고, 패배 후에 울만큼의 열정과 승부욕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내 분야에서 세계급 정상은 커녕 내 자신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나
나는 과연 울 정도로 무언가를 위해 절실히 노력한 적이 있나
비슷한 나이의 페이커 선수는 저렇게 더 높은 꿈을 꾸기 위해 열심히 하는데 나는..?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현재 롤모델이 누구냐 물어본다면 나는 페이커 선수라 답할 것 같다
그 선수의 재능, 인성, 노력, 그리고 자신감 넘치지만 또 겸손한 그 모습까지 모두 본받을 만하다 여겨지기 때문이다
출처 |
저는 제 꿈을 이룬 후 스스로 당당해졌을 때 그 때, 경기에 직관을 가서 승리 후의 빛나는 이상혁 선수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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