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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실내 디자인과를 졸업했습니다.
원래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데
전액 장학금 받으면서 공부에 거의 올인했어요.
그래서 졸업하자마자 교수님 추천으로 회사를 들어가게 됐습니다.
가족같은 회사가 얼마나 ㅈ같은건지 이 회사에서 배웠습니다.
시공팀과 설계팀이 나뉘어있는 인테리어 회사였는데
시공팀은 거의 회사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데 사무실엔 항상 설계팀만 있었습니다.
설계팀은 차장,대리,저 외 여직원 둘.
웃긴게 설계팀은 항상 여직원만 뽑았어요
항상 남자는 차장 하나만 있게
사실 사무실에 있는건 차장이 제일 높은 직급이었기때문에
차장이 거의 왕처럼 사무실 분위기가 돌아갔습니다.
항상 내새끼 내새끼 하면서 일주일에 3-4번 회식에 야근은 항상 있었고
주말 저녁에 차장 가족모임까지 가서 들러리 한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치마입은 날은 데려다주겠다며 앞자리에 태워 다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는것도 느껴졌구요
처음엔 열정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런 사적인일들이 겹치면서 집에 돌아가는길에 운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결국 일년 조금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제 밑으로 직원이 5번은 더 바뀐거 같아요
그리고 일년동안 방황했어요.
내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것과 내 열정들이 다 사라진 상실감이 었는지
그냥 더이상 인테리어 쪽은 쳐다도 보기 싫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 뒤에 건축 회사에 컴퓨터 그래픽쪽으로 취업을 했어요
흔히 말하는 건축 CG.
지어질 건물을 3D로 그려서 보여주는 팀이었어요
사람들은 다 착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차장이 그렇게 권위적이지 않다는거에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포토샵 처음 시작한게 초등학교 5학년 이었습니다.
독학으로 배너만들고 홈페이지 꾸미는게 재밌어서
그래픽 배우는거 어렵지 않았어요.
학교에서 배웠던게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다시 열정도 차올랐습니다.
기술 하나 배울때마다 가슴이 벅차고 재밌었어요
하지만 월급이 제 때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돈은 상관없다고 기술을 배우는거라고 그렇게 버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카드가 연체되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매일 전화에 문자에...
카드에서 빠지는거라곤 핸드폰비 4만원과 교통비1-2만원 뿐이었습니다.
회사가 집에서 30분 거리라 왠만하면 걸어다니고 점심은 도시락사서 다녔어요.
1000원이 없어서 먹고싶은 걸 못 사먹는 기분으로 매일을 살면서 점점 지쳤습니다.
그 순간에도 사장은 골프치러 다니고 외제차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이 회사도 나왔습니다.
지금은 실업급여 받고있고 밀린 월급은 아직 3개월치정도 못 받았습니다.
이제 더이상 디자인 쪽으로 가고싶지 않습니다.
박봉에 야근에 철야 주말근무까지 다 참고 참으려해도
참을 수록 이용당하는 현실이 너무 싫습니다.
그래서 단순 사무직, 혹은 경리쪽으로 알아볼 까 싶지만
왠지모를 패배감과 상실감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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