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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는 흔히 자연 에너지를 사용하는 청정 에너지 정도로 여겨집니다. 그 중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인위적으로 켰다가 끌 수 있는 발전 방식이 아닙니다. 이 말인 즉슨 신재생에너지라는 발전 방식은 전기 수요가 많을 때 인위적으로 발전량을 늘리거나 수요가 적을 때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요가 많을 때는 발전량이 적어서 전력이 모자르고, 수요가 적을 때는 발전량이 많아져 남는 전력이 버려질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누적 발전량은 많더라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전력은 적을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ESS 입니다.
ESS는 Energy Storage System 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말합니다. 충방전하는 배터리의 규모를 키운 장치로 배터리처럼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저장하는 경우도 있고, 플라이휠을 회전시키거나 공기를 압축시키는 등의 역학적 에너지로 저장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전력망에 ESS가 존재한다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할 경우에 남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때 ESS에 저장된 에너지를 끌어 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문제는 현재 기술력으로는 대규모 ESS를 만들 기술이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난점이 이 부분입니다.
이 도표는 독일의 월별 하루 발전수단별 평균 비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회색은 재래식(석탄, 가스, 원자력 등) 발전수단의 발전량이고, 그 외의 녹색은 풍력, 노란색은 태양광 입니다. 분홍색은 전기 수출량이고, 보라색은 전력 수입량입니다.
풍력은 24시간 꾸준히 비슷한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저전력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5~8월 즈음에는 생산량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 대신 태양광 발전의 전력 생산량이 늘어납니다. 하지만 태양광은 하루중 일부 시간에만 많은 전력을 생산할 뿐 꾸준하고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독일은 태양광의 이런 한계를 외부전력망을 이용해 극복합니다. 전력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점에는 잉여 전력을 외부 전력망으로 팔아 장부의 숫자로 저장하고, 수요가 늘었을 때 장부의 숫자를 외부전력망을 통해 전력으로 전환하여 자국 전력망에 공급하는 겁니다. 독일은 외부전력망을 경제 원리로 작동하는 유사 ESS 처럼 활용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외부전력망이 없다면 잉여 전력은 그냥 버려질 것이고, 늘어난 수요는 태양광이 하루동안 얼마나 전력을 생산했느냐와는 무관하게 석탄이나 가스, 또는 원자력으로 충당해야 했을 겁니다. 사실상 태양광이 유의미하게 전력 생산에 기여하진 못했을 겁니다.
물론 태양광이 없더라도 전력 생산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석탄을 태운다면 원전 없이, 태양광 없이도 전기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원전을 석탄으로 전환하는 것도 탈원전이라면 탈원전이죠.
독일이 외부전력망이 있어 탈원전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외부전력망이 있었기 때문에 원전의 일부를 태양광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외부전력망이 없는 조건에서는 독일처럼 태양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뭐, 탈원전을 하고 석탄을 태울 거라면 외부전력망이 없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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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관련 논쟁을 하다가 뭔가 착각하고 있었던 부분을 정리해서 써 본 겁니다. 독일은 외부전력망이 있어서 탈원전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외부전력망이 있어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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