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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674527
    작성자 : Gould
    추천 : 48
    조회수 : 4239
    IP : 183.98.***.169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5/10 18:04:10
    원글작성시간 : 2013/05/10 02:32:46
    http://todayhumor.com/?humorbest_674527 모바일
    오랫동안 기르던 강아지가 가출했습니다...

    햇수로 19년 되었네요. 

    언년이가 새끼 때 집으로 왔던 시기가 제가 4학년 즈음이었으니...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 아버지께서는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모든 가족이 강아지를 매우 좋아했었는데,

    저와 어머니는 털 알러지 때문에 좋아하더라도 재채기와 코 간지러움이 항상 괴롭혔죠.

    그래도 워낙에 동물을 좋아하다보니, 충분히 참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훈련을 워낙 잘 시키신데다가, 천성이 너무 착한 아이라

    잘 짖지도 않고, 하루도 빠짐없이 소리지르는 할머니에게 조차 쪼르르 잘 따라다녔습니다.

    비록 자신이 욕 먹을 지언정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이죠 ㅎㅎㅎ 귀여운 놈 ㅠㅠ


    본가를 떠나 자취한 지는 대학교 생활 빼고 3년 정도 됐습니다.

    어찌보면, 대학교를 가면서 많이 못 보게 되었던...

    저희 가족은 아들이 둘 있습니다.

    부모님은 그토록 딸을 바라셨는데 말이죠 ㅎㅎ

    그 역할을 온전히 해주던게 우리 언년이였는데...

    아버지 말 상대도 해주고, 아버지를 워낙 잘 따라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


    그런 언년이가 어제 오후 아버지가 문을 열어놓으시고 잠시 자리를 비우신 사이 가출을 했습니다.

    원래는 집에서 기르다가 요즘은 아버지 사무실에 유배를 가 있거든요 ㅎㅎ

    아버지께서 사무실 집에서 지내시느라 ^^;

    한 10년 쯤 전에 집을 가출 했던 적이 있는데, 12시간 정도 지나 새벽에 집을 찾아왔었는데...

    날이 어두워져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현관문 앞에서 "멍!" 하는 짧은 소리가 한번 들리더니 

    꾀죄죄한 모습으로 꼬리를 흔들며 나타나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ㅎㅎ 고 3때였는데...

    지금은 그 때 처럼 돌아올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익숙한 집도 아니라, 지리도 잘 모를테고...

    요즘 나이가 나이다보니 눈도 잘 안보이고, 냄새도 잘 못맡고, 뛰는 양도 엄청 줄었거든요 ㅎ


    여튼, 여태까지 기른 강아지가 엄청 많은데,

    (아버지께서 20여년 전에 창고를 얻어 아시는 분과 애견센터를 하셨었습니다 ㅎㅎ 

     90년대 초기 시절에;;; 그 것도 취미로 말이죠... 못 말리는 강아지 사랑...)

    강아지도 역시 동물인지라 으레 새끼를 낳고 나서는 엄청 신경이 예민해 집니다.

    그래서 새끼를 낳을 때 가족 중에서도 가장 많은 친밀감이 있는 아버지께서 항상

    돌봐주셨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얼씬도 못할 정도로 짖고 으르렁대서... ㄷㄷ... 무섭긔...

    그런데, 언년이는 달랐습니다.

    집에 많이 오던 친구 녀석도 알아보더라구요.

    저를 닮아서 그런가 자식 ㅎㅎ 정이 정말 많은 강아지였는데, 

    이렇게 없어지고나니 너무 슬프네요.

    여기저기 찾으러 돌아다니고,

    동네 방송도 해봤는데...


    그래도 차라리 찾으러 돌아다니면 그 동안은 마음이나 조금 편하겠는데 

    타지에 있어 그러지도 못하고 정말 죽을 맛입니다.


    에휴...

    그냥... 

    자려고 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걱정되는 마음에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런 저런 넋두리 좀 하고 갑니다. 뭐라 주절 거린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우리 언년이 끝까지 책임 져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고...

    한 편으로는 너무 미워요... 

    산책도 많이 시키는데, 왜 그리 밖을 나가려고 했는지...

    아까 어머니랑 통화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그러시더라구요.

    "오늘도 갈 곳은 다 찾아 봤는데 없구나... 

     이 기지배가 자기 죽는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나갔나보다... 나쁜뇬 ㅎㅎ..."


    정말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요즘 눈에 띄게 약해졌거든요.

    그래도! 그래도! 이 멍청한 개야! 아오! 진짜 화딱지 나 죽겠네...




    우리 언년이 꼭 찾을 수 있도록.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잠시나마 기도 부탁 드려요...

    그럼 좋은 밤 보내시고,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하니 출근 길에 우산 꼭 챙기시길 바라요 :D


    P.S. 반려 동물과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께...

           동물들이 자기 주인의 심경 변화나 애정 표현하는 것을 기가막히게 잘 알고 있는 것 아시죠?(특히 개)

           퇴근 후에 힘들어서 개와 놀아주지 못하거나, 컴퓨터를 하느라 놀아주지 못하면

           동물들은 목이 빠져라 주인을 기다렸는데,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손짓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잠에 드는 날이 많답니다.

           옆에 있을 때, 때로는 귀찮더라도 표현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사슴이여 개여...


    거 옆모습 참 곱다.


    목욕 직후는 아니지만, 목욕을 해도 얘는 항상 꼬질꼬질...


    사자여 뭐여...




    주인을 닮아 사진 찍기 싫어하는 녀석이라 잘 나온 사진이 많이 없네요 ㅠㅠ

    게다가 언년이 사진이 가득 담긴 휴대폰을 며칠 전 분실...

    그러고 보니 칠칠치 못하게 참 많이 분실하고 다니네요 요즘.

    Gould의 꼬릿말입니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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