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집에서 와이프랑 둘이 치킨 한마리 시켜먹었습니다.
와이프가 분리수거랑 설거지랑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오면 치킨 시켜준대서 한시간동안 임무완수하고
꿈에도 그리던 치킨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저녁8시쯤이었을거에요.
원래 와이프는 뉴스 잘안보는데 치킨기름이 손에 묻어서 리모콘 만지기도 귀찮고 해서 채널 안돌리고 보고 있는데
마침 8시뉴스를 하더라구요.
엠비씨뉴스였는데 역시나 필리버스터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고 쓰잘데기없는(제 기준에서는) 뉴스만 잔뜩
다루고 있었습니다.
나: 엠비씨도 ㅅㄹ ㄱ 방송이 다 됐어.
마누라: 왜? 엠비씨가 어때서?
나: 중요한 뉴스, 민감한 뉴스는 보도도 안하고 정권 눈치나 보면서 똥구녁 살살 핥아주는 방송사가 무슨...
자기 필리버스터라고 들어봤어?
마누라: 아니 그게 뭔데?
나: 하...마누라야. 정치에 관심 좀 가져봐라.
마누라: 정치는 재미없어ㅎㅎ
나: 자기야. 정치는 생활이야. 우리 사는 모든게 다 정치랑 연관되어 있는데 재미없다고 관심 안가지면 안돼.
요즘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통과 안되게 하려고 야당에서 필리버스터라는 것을 하고 있거든.
이 테러방지법이 통과가 되면 국정원에서 개인정보를 허락없이 마음대로 볼수도 있고 암튼 개쓰레기같은 법이야.
이걸 통과 못시키게 야당국회의원들이 돌아가면서 5시간에서 11시간까지 화장실도 안가고 서서 연설하고 있거든.
마누라: 그렇구나. 고생이 많네. 근데 화장실은 좀 가게했으면 좋겠다. 오빠는 이런거 어디서 알았어?
나: 티비나 신문에서 잘 안다뤄지니까 인터넷보고 아는거지. 인터넷에서도 주요언론사에서는 잘 안다루고 있어.
마누라: 오빠 맨날 야동만 보는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나: 나 야동 끊은지 오래됐어. 나이 먹으니 그런거 보기도 싫고 생각도 안나더라.
마누라: 하긴 잘 서지도 않으니까.
나: 아니 그건 요새 많이 피곤해서 그런거야. 피로 풀리면 다시 변강쇠모드로 변할 예정이야.
마누라: 퍽도 그러겠네.
나: 그건 그렇고 집에 맥주 다 떨어졌지?
마누라: 응. 내일 오빠 들어올때 한박스 사와.
나: 알았어. 치킨은 입에 안맞아? 왜 이렇게 안먹어?
마누라: 여기 별로네. 차라리 다른데서 시킬걸.
나: 그래. 나도 입에 별로 안맞네.
마누라: 뻥치지마. 오빠앞에 쌓인 뼈를 보고 이야기해.
나: 아. 난 뼈있는 부분만 먹어서 그런거잖아.
마누라: 오빠 배에도 뼈가 좀 보였으면 좋겠다.
나: 날 풀리면 운동할거야. 3월부터는 다이어트 해야지.
마누라: 그냥 먹는걸 좀 줄여. 맨날 저녁에 많이 먹잖아. 앞으로는 저녁밥 굶어.
나: 그렇게 굶으면서 살빼는거 안좋다고 저번에 티비에서 봤잖아. 적당히 먹으면서 운동도 하고 그래야지.
마누라: 차라리 같이 헬스를 다니자. 여기 앞에 6개월에 20만원인가 하던데.
나: 그거 끊어놓고 얼마나 나가려나. 한 일주일 나가면 귀찮아서 안갈거면서. 돈이 아깝다.
마누라: 치. 오빠는 그돈이 아깝냐?
나: 괜히 쓸데없는데에 지출하는게 아깝다는거지. 이번달에 관리비도 많이 나왔는데 줄일수 있는건 줄여야지.
마누라: 그래도 우리집은 다른데보다 적게 나온편이래.
나: 그거야 우린 달랑 두식구만 사니까 그렇지. 애 생겨봐바. 어휴 돈 들어갈데가 천지지.
마누라: 그래서 애 갖지말자고?
나: 아니. 나도 애는 갖고싶지. 근데 나중에 애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돈을 모아야한다는 말이지 내말은.
마누라: 치. 노력도 안하면서 애가 언제 생기나?
나: 그건 내가 요즘 몸이 피곤해서...
마누라: 오빠. 차라리 병원엘 가봐. 벌써부터 이러면 어떻게해.
나: 일단 술부터 좀 줄이고. 술 많이 마시니까 그런것 같어. 앞으로 술은 일주일에 한번만.
마누라: 그럽시다. 앞으로 진짜 그럴건지 지켜보겠어.
나: 먼저 마시자고 한사람이 술 쏘기다 오케이?
마누라: 오케이. 난 술마시고 싶으면 새언니한테 전화하면 되지ㅋㅋ
나: 그건 반칙이지. 자기도 젊다고 술 많이 마시지 말고 건강관리해야돼.
마누라: 알았어. 오빠나 잘해. 치킨 다 먹었으면 얼른 치우고 옷벗어논 것도 세탁기에 넣어놔.
나: 응 알았어. 맥주 좀 남았는데 영화나 하나 다운받아 보면서 마실까?
마누라: 뭐 볼만한거 있어? 공포영화말고.
나: 무녀퇴마굴 받아놨는데...
마누라: 무서운건 오빠 혼자 보고. 다른걸로 받아봐.
나: 응 재미있는거 있나 찾아보고 받아놀께.
이후생략...
이렇게 영화한편 다운받아서 보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손만 꼭 잡고...
아무튼 정치에 전혀 무관심했던 와이프한테 필리버스터를 설명해주고 나니 참 뿌듯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때마다 정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