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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이 고향입니다.
지금이야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가 일베의 성지(...아 C8 쪽팔림) 이자 새누리의 콘크리트 지역이지만
원래는 안그랬습니다. 부마항쟁이 있었던 민주화의 성지까진 아니라도 중심지는... 뭐 여튼 그랬던 곳
이기도 합니다.
김영삼의 3당합당(이라고 쓰고 야합이라고 읽음) 이후 여권 지역이 되버렸지요.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2천년도, 그때도 경상도는 지역감정이 팽배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노벨평화상 수상도 폄훼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말이죠.
저희 큰삼촌은 많이 배우지 못한 분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호탕하고 쾌활한 분이기도 하죠. 섀시 시
공을 업으로 하시는데, 저도 고등학교 졸업 후 알바로 큰삼촌 따라다니며 일을 이것저것 배웠습니다.
언젠가 큰삼촌과 일을 하다가, 제가 그랬죠.
"삼촌, 김대중도 (평어체 죄송..) 노벨평화상 돈먹여서 받았다면서요?"
그 날 처음으로 큰삼촌께 싸다구 맞았어요. 진짜 눈앞에 별이 왔다갔다 할 정도로 ;;
그리곤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 이새끼야, 너도 대학 들어간다는 새끼가 그딴 소리나 쳐 지껄이고 있어? 못난 새끼, 김대중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그 분이 없었으면 니가 이렇게 속편하게 대학 다니고 자유롭게 술쳐먹고 밥도 쳐먹고 그
럴 수 있을 거 같으냐? 그 분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어 이놈새끼야!"
그리고 둘이 아무 말도 없이 일하다가 삼촌이 먼저 가버리셨음... 아 그거 대변항에서 일했었는데 부산까
지 택시타고 겨우 왔... 아니 이게 아니라, 그 날은 큰삼촌이 이해가 안됐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학교
를 다니며 배우고 공부하다보니 과연 그랬지요.
5.18이 어떤 것인지, 그보다 앞선 4.19가 어떤것인지. 그러한 피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과연 여기 있는
건지. 제 세대는 이러한 올바른 어른들이 있었고, 바른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5.18이 폭동으로 치부되고 3.1운동도 폭동으로 치부되며, 백범 김구 선생님이 백반 아니냐고 낄낄대는
벌레새끼들이 판치고 그걸 뒤에서 조장하는 어른들이 있는 이 시대에 과연 제 자식들은 뭘 보며 누구에게
배우며 어떤 가르침을 받고 자랄지 참 걱정이 됩니다.
자체정화도 맑은 물에 잉크가 떨어진 정도면 자체정화가 된다지만, 지금은 잉크물에 맑은 물방울 몇 개
떨어진 정도로밖에 보이질 않네요.
참... 저는 아무 힘도 없고 빽도 없이 힘없는 소시민일 뿐이지만,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쉬고 한탄합니다.
제 자식만은 부디 곧게 바르게 키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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