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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에 하나씩은 있는 바보병사 이야기
"아~~ 이거 깔고 앉으십시오 xxx 상병님"
하고 갓들어온 이등병인 내가 깔고 앉아있던 마대자루를 슬그머니 건넨다
차가운 시멘트바닥에 앉지도 못하고 앉아쏴 자세로 쭈그려서 작업하던 옆 내무실 고참이 그제서야 눈에 보여서다
대대에서 작업인원 몇명뽑아서 잡일시키는데 상병이 온 것도 좀 의아한데
중간에 깔고 앉아서 하라고 수송관님이 던져준 마대자루를
그 상병은 마다하고 다리 쥐나게 그렇게 있었던 걸 이제서야 본것이다
그러자 그 상병은 고개를 돌려 나를 힐끔 쳐다보곤 밀어넣은 마대자루를 다시 발로 차서 내게 보낸다
'저 고참이 고참먼저 안챙겨줘서 화났구나' 싶어서 다시 슬쩍 손으로 마대자루를 밀면서 주어 보지만
이번에 작업을 하던 채로 보지도 않고 마대를 발로 밀어낸다
10여명이 작은 공간에서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 광경을 모두들 못본체 하고
그리고 침묵이었다
나는 가만히 쳐다 보고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다가 그냥 맨 바닥에 퍼질러 앉았다
바닥이 차가웠다
그러자 그 상병이 "필요없다고~" 나지막히 읊조리며 마대를 다시 한번 발을 쭉 뻗어 밀어낸다
그 상병의 눈치를 보는데 좀 이상했다
두 손으로 작업을 하고 두 눈도 분명 일거리쪽을 보고 있는건데도
눈 초점이 안맞았다 아주 먼거리를 볼때 보이는 초점인듯도 하고
무슨 생각에 잠겨서 멍때릴때 눈빛같기도 한데
이상한 건 손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한건 눈 주변에 위장크림 덜지워진 것 같은 푸르스름한 색이 군데군데 보였다
'뭐가 묻었나?'
쉬는 시간때 우리 내무실 고참이 슬금슬금 오더니 담배피우자는 모션을 취하며 싱긋 웃는다
자대 대기하는 3일간 내 잠자리부터 화장실까지 케어해준 고참이라 조금 어색함이 없었다
그 두달 고참은 이제 막 오바로크박은 작대기 두개를 담배를 잡은 손으로 쓰다듬으며 "멋있지??" 하고 웃는다
고참도 실제로 자대온지는 얼마 안되었다
사단 직할대대 통신대대라서 후반기 교육을 받느라 대부분 자대를 늦게 온다
그래서인지 나만큼 어리버리하고 부대지리도 모르고 뭐 물어보면 지도 모른다고 묻지말라고 투덜대서 속으로 동질감같은게 느껴지던 고참이었다
근데 난 통신주특기가 아니고 보충대에서 바로 스카웃되어서 오느라
자대오고 두달뒤 받은 신병이 고참인 경우도 꽤 있었다 중계반송이나 유선중대 암호해독 뭐 이런 주특기들말이다
둘이서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아 참 너 아까 걔하고 이야기하더라? 걔하고 이야기 하지마~"
"왜 안됩니까?"
"나도 잘 몰라 근데 하지마 그냥"
"근데 그 고참 상병아닙니까?"
"음....................."
궁금해하시는 분 3분있으시면 이어서 2탄 씁니다~~~~
어느 부대에나 바보가 하나씩은 있음
그러나 자폐증환자같은 병사는 많이 못봤을것같음
왜냐하면 제대하고 친구들한테 술먹다 가끔 이 이야기를 해주면 집중해서 끝까지 듣고 정말 경의에 찬 표정으로 나를 보곤 함
다들 말빨에서 안밀리는 최전방부대 인제부대 양구부대 헌병출신들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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