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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67225
    작성자 : litna
    추천 : 14
    조회수 : 4820
    IP : 211.189.***.6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4/04/21 23:22:19
    http://todayhumor.com/?panic_67225 모바일
    인생 역대급으로 잠 설친 SSUL
    아래에 가위 눌린 썰 보다 보니 얼마 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말로야 그리 무서운 것 같지는 않은데 경험한 당시는 진짜 돌아버릴 뻔...
    멘붕게랑 공게랑 고민하다 공게로 왔습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써 보겠습니다!

    --------------------------------------------------------------------------------------------------

    한 달도 안 된 얼마 전 일이었음.

    아버지는 출장가시고 어머니는 요떄다! 하시고 친구분들이랑 눈누난나 놀러가심.

    원래 어머니랑 나랑 한 방에서 자는데 어머니가 나가셨다 보니

    오빠랑 남동생이 그 놈의 하스스톤을 한 판만 더 하겠다고 계속 징징대는걸 새벽 3시쯤 기어이 쫓아내고 누웠음
    (이놈들이 계속 밤에 몰컴을 해대는 통에 컴은 내 방=어머니 주무시는 방에만 둠)

    이 때는 몰랐음... 차라리 얘네들을 걍 놔 둘걸 하고 생각할 줄은





    일단 정면으로 누워 꿈나라로 가려는 찰나...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를 않음.

    옳거니.... 가위였음.

    평소처럼 어머니가 옆에서 주무시면 또 모름. 오늘은 혼자임. 좀 무서움.

    갑자기 오유에서 봣던 '가위 눌릴때 귀신이 나와서*#@*$^(@*' 계열의 이야기들이 생각남. 개 무서워짐.

    필사적으로 그 아무것도 보지않으려 하며(특히 창문이라든가...) 가위를 풀어냄.

    일단 한숨을 내쉬고... 벽을 보고 모로 누웠음.





    벽 보고 누워 다시 꿈나라의 문이 열리려던 찰나...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림.

    어이쿠? 큰 녀석인지 작은 녀석인지는 몰라도 또 컴질을 하려는 놈이 왔구나.

    평소라면 곧바로 일어나 잡아 족쳤을 일이지만

    막 가위가 풀린 참에, 차라리 옆에 인기척이 있는 쪽이 낫겠다 싶었음.

    컴퓨터 켜는 소리가 들리고... 둘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게임 소리가 어렴풋이 들리고...

    아무 생각없이 뒤척여 책상쪽으로 몸을 돌렸음.

    그런데...




    아무도 없음;;;;;;;;;;;;;;;;;;;;;;;





    아니 난 분명히 하스스톤의 뜬 드드드 든든~ 뜬 드드드 든~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큰녀석 작은녀석 둘이서 떠드는 소리도 들었는데

    이게 뭐하자는 상황인지....

    핸드폰으로 시계를 봤는데.......... 겨우 30분가량 지났음, 처음 누웠던 때부터.





    뭔가 허탈해서 다시 누웠음.

    그런데 방금 전 까지 일을 깜빡하고 다시 바로 누웠음. 나는 얼간머저리였나봄.

    역시나,

    또 몸이 안 움직임.





    또 으어어어어어어커커ㅓㅇ컹ㅋ 하면서 가위에서 탈출.

    또 모로 누워봄.

    또 환청 들음.

    계속해서 가위->모로 눕기->환청->바로눕기->가위........... 의 굴레를 돌고 있었음.

    참 희한한건,

    그 와중에 한 번도 '걍 일어나서 딴 거 하다 자자'라는 생각을 안했음.

    즉, 계속 침대에서 좌로 우로 뒹굴거리기만 했음.





    시간은 점점 가고... 새벽 5시쯤 되니까 날은 밝아오고... 잤는지 안 잤는지도 모르겠고...

    점점 미쳐가는 도중 문이 열림. 오빠였음.

    어두침침한 가운데 물 흐르듯 들어와 컴퓨터를 켜고 자리에 않는 그 일련의 동작에 어이가 없었지만

    현 상황은 '봐줄게' 레벨이 아니었음. 오히려 '게임이나 하고 있어 줘'라고 빌고 싶었음.

    이제야 좀 자겠구나 하고 마음이 놓였음.

    이제 모로 자든 바로 자든 상관이 없으니 마음놓고 퍼 자려던 순간이었음.

    다시 한번 흘끗 옆을 봄.





    ?

    아무도 없음.





    오잉!? '환청'의 모습이...!

    축하합니다! '환청'은 '환각'으로 진화했습니다!.... 는 개뿌리.

    미칠것 같았음. 아니, 이미 미쳤나 싶었음.

    생각해 보니 오빠가 들어오는 걸 봤을때 방이 어두웠음.

    아까 말했다시피 이미 날 거의 밝았음. ???? 하는 동안 방은 어느새 다시 밝게 됨.

    이때가 새벽 6시.




    '환각'이 새로 추가된 굴레를 돌고 있는데 새 식구가 왔음.

    이번에는 '개꿈'이 종횡무진 퍼레이드로 오기 시작했음.

    학교에서 강의 듣고 있는데 아 시발 꿈.

    토끼가 날아댕기니 이건 아 시발 꿈.

    수능을 다시 보니(어쩌면 이게 가장 소름돋았을지도) 아 시발 꿈.





    가위환청환각개꿈가위환처이ㅏㅊ어나ㅣㅓ치ㅏ............

    여기는 어드메요. 나는 누구요, 지금은 언제인가.

    이젠 무섭기보다는 정신줄은 놓음.

    만약 이때 귀신이 나타나서 '사실 내가 이러고 있지롱 까꿍!' 했다간 비명이고 뭐고 주먹떄기를 갈길 상태.





    끝은 좀 허무했음.

    그 역겁윤회굴레를 돌던 어디에선가 걍 기절하듯 자버림.

    오후 한두시 되어 일어나니, 진짜 오빠랑 동생이 컴퓨터를 하고 있었음.
    (믿어지지를 않아 한 대 쳐서 확인해 봄. 물론 배로 돌아옴)

    미묘하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찌할 줄 모르다

    설거지하고 계신 어머니 옆에서 쫑알쫑알쫑알 불평질 하는 걸로 끝.





    음.... 다 써놓고 나니 별로 안무섭네요. 실제로 어머니도 걍 폭소만 하셨음.

    하지만 앞으로 살면서 그 날 이상으로 판타스틱하게 잠 설칠일은 별로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어떻게 끝내야 할지도 모르겠으니

    걍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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