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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6710
    작성자 : 세비
    추천 : 10
    조회수 : 1311
    IP : 73.170.***.116
    댓글 : 31개
    등록시간 : 2015/03/17 15:16:07
    http://todayhumor.com/?baby_6710 모바일
    아들이 911에 전화했음..
    어이도 없고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지만 쥐구멍이 없으므로 음슴체..
     
    저희는 미국살고 아들은 지금 두살 반임.. ㅡ.ㅡ;;
     
    발단은 평화로운 저녁 식사 시간, 나는 저녁 준비하느라 왔다갔다하고 아들은 창밖쳐다보고 놀고 하더니 탁자 위에 있는 할머니 전화기를 집어드는 것임. 전화기는 친정어머니가 한국에서 쓰시던것임, 아예 정지시키고 오신거라 전화는 아예 안됨, 비번 당연히 걸려있음. 원래 전원도 안켜지는 내 옛날 전화기를 가지고 노는데 그게 보이지 않음, 뭐 설마 잠깐 가지고 노는건데 전자파 쪼금 쐰다고 큰일이야 있겠어? 라고 생각하고 달라고 하지 않은 것이 화근. 전자파 문제가 아니었음.. ㅡ.ㅡ
     
    어디선가 아들의 "어-허?" 하는 소리가 들림 - 느낌 알잖슴? 외국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uh huh? 이거임. 뒤따라 오는 oh, ok. 이거도 나옴. 여기까지는 귀여워서 오구오구 내새끼 하며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상대편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리는 것임. @-@ 1차 멘붕임. 지금 얘가 어디에 전화를 건거임??? 수화기 건너편으로 여자는 주소를 달라함... ㅠㅠ 2차 멘붕 -  911에 전화를 건거임.. 나는 긴급전화 이게 인터넷으로 되는건지 진짜 처음 알게됨.. (아 창피해.. )
     
    수화기를 달라 좋게 말해보지만 수화기 너머로 말소리가 나오고 너무 재밌는데 나를 줄 턱이 없음. 뺏으려고 하자 소리를 질러댐.. 내 힘으로는 안됨. 방에서 쉬고 있던 남편이 나와서 아들한테 통사정 + 강제로 수화기를 뺏어 전화를 받음. 이때 배경음악은 귀청이 떠나가라 고래고래 울고 있는 아들래미 울음소리임.. ㅡ.ㅡ;  남편은 주소 이름 다 말해주고 사정 설명해 주고 미안하다 하고 전화 끊음. 분명 누군가 확인차 올거라고 짐작만 하고 있었지만 온다 안온다 말이 없어 그냥 추이를 지켜보기로 함.
     
    문제는 아기가 변비임.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는 들어보시면 알것임. 아기가 5일동안 응가를 못함. (더러워서 미안하지만 더 큰 일이 날뻔했던걸 막았으므로 이야기함) 의사샘이 5일정도 못하면 관장을 해야 한다고 함. 그런데 남편이 식사하기전에 관장을 해야 빨리 응가하고 빨리 재울수 있다고 주장, 당장 하자고 함. 아들은 빨개벗겨놨는데 아들은 안한다 울고 불고하는 상황이 펼쳐짐. 순간 아 경찰 들이닥치면 이거 뭔가 상황 이상해보이는데 하는 생각이 듬.. 그래서 얼른 옷입히고 밥부터 먹이려 아들을 의자에 앉히는 순간........ 뙇! 집앞에 경찰차 두대가 도착하며 경찰 세명이 들어옴.. ㅡㅡ;; (이만하면 큰 위기에서 선전한거 아님?)
     
    경찰들은 집안 훑어보고 나는 여차여차 전화가 안되는 전화기라 생각했다 미안하다 설명해주고 경찰들은 수화기 너머로 뭔가 고군분투하는게 느껴져서 (struggle하는거 같다고 했음) 와봤다고 함. 나와 남편은 그게 아들에게서 전화기를 뺏으려다 보니 그렇게 들렸다고 이야기해줌.. ㅠㅠ
     
    아들은 따박따박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했지만 약간은 얼었음.. 나는 부끄럼에 얼었음.. ㅠㅠ
     
    그 이후로 아빠가 911 전화하면 이렇게 경찰아저씨들이 온다고 주의를 줬지만 못알아들은건지 매일매일 press 911 이렇게 중얼거리며 전화기를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보는것은 안자랑.. ㅠㅠ  
     
    사족:지난 수요일날 일어난 일인데 오늘 베오베에 올라온 엄마땜에 학교 전학가게 생겼다는 학생의 펌글을 읽고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돌다가 거기에 달린 댓글중에 미국같은 데에서는 신고 들어오면 바로 출동한다고 했던가 하는게 생각나서 써본 글이에요.. 진짜 출동합니다.. ㅠㅠ  저는 정말 너무 당황스럽고 창피하고 민망하고 웃기기도 했던 일이었는데 그 베오베 글을 읽고 나니 작은 것도 지나치지 않고 확인해 보러 오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고 또 그런 시스템이 잘 운영되니 감사하구요. (부끄러움은 진짜 저의 몫이에요..ㅠㅠ 정말 아이를 키울때는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사건이에요..ㅠㅠ 이게 왠 민폐인가요.. ㅠㅠ)
     
    익명으로 쓰고 싶었지만 아기들 키우시는 분들 저같이 황당하고 부끄러운 상황 되시지 말라고 육아게시판에 올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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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7 15:20:35  39.7.***.217  아리궁둥  562924
    [2] 2015/03/17 15:26:47  61.75.***.75  피페포포  6728
    [3] 2015/03/17 15:54:20  119.202.***.149  바보똥  488715
    [4] 2015/03/17 16:22:08  122.38.***.28  꾸깃꾸깃  139093
    [5] 2015/03/17 16:59:51  122.202.***.58  찬이사랑  9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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