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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67047
    작성자 : 수동절
    추천 : 13
    조회수 : 460
    IP : 61.41.***.166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04/06/26 17:16:24
    http://todayhumor.com/?humorstory_67047 모바일
    故김선일씨 참수사건을 팬픽으로 한 동방신기팬글
    동방신기라고 해봤자 이름만 알고 노래 뭔줄도 모르는 놈입니다.
    이런걸로 글올리게 될줄 몰랐는데.
    근데 제 동생이(팬픽좋아해서 즐겨찾기가 죄다 그런건데) 느닷없이
    육두문자 욕 해대면서 알려주더군요. -_-++++
    혹시 뒷북이면 죄송하구요.
    분노가 치밀어서 올려봅니다.


    투유/단편] 이라크에서, 박유천 입니다. 2004/06/23 






    "복학 안할꺼야? 
    형 제대한지가 언젠데 - " 


    재촉하고 다그치기를 수 차례, 
    마지막 남은, 필터까지 타들어가는 담배를 
    한번 길게 삼키고는 스물 스물 나오는 연기 만큼이나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아버지가 편찮으셔. " 


    "또? 어디가?" 

    "뭐, 그냥.... 
    그래서, 등록금이 다 약값으로 들어갔다네... " 


    말꼬리를 흐리는 형의 얼굴을 쫙 - 늘렸다 
    찡그리는 얼굴도 그저 잘생긴 정윤호! 내 남자 ... 


    "왜 그렇게 축쳐져? 
    이봐, 정윤호씨, 잊고 있었나본데, 
    당신은 아주 잘난 마누라를 뒀다고!!! " 

    "아파_ 기집애 같이 손이 왜 이렇게 매워! 
    아니까 이것 좀 놓고 말해!!" 


    기운 없는 형을 더 놀리는건, 밤이 무서우니까......... 
    항복하고, 손을 놓았더니 볼이 빨갛게 됐다 


    "내가 애냐? 
    뭐야 이게!" 

    "흐흠_ 뭐 놔줬으면 됐지이이이 - 
    어쨋튼! 정윤호씨, 그렇게 축축 쳐져 있지 말라고오! 
    마누라가 서방님 뒷바라지 하지뭐_" 


    팔에 매달리며, 애교를 피우는 날 굳어진 얼굴로 밀어낸다. 
    왜 그래? 라는 눈으로 바라봤더니. "뭐가 그래." 


    "뭐가 그렇긴? 
    서방님의 잘난 마누라, 박유천이가 
    우리 서방님 등록금 낸다는거지. 
    나, 저번달에 특종상 받아서 상금 받은것도 있고. 
    이번달은 보너스 달이고......... 적금도 있고! " 

    "적금을 왜 깨! 
    그리고, 너 특종상 받은거 제대로 축하 선물도 못했는데 
    내가 그 돈을 어떻게 쓰냐! 
    복학 미루면 되. " 

    "아잉 ~ 
    마누라가 서방님 뒷바라지 하는건 당연한거지이잉!! 
    우리 둘이 같이 살 집때문에 드는 적금인데, 뭐어때. 
    서방님이 복학하고 취업 빵빵한데 해서 나중에 
    유천이 공주님 처럼 살게 해주면 되지!!! " 















    이라크에서, 박유천 입니다. 












    "공주님 처럼 살게 해준다 그래놓고!! 
    정윤호_ 거짓말 쟁이!!!!!!! " 


    취재고 뭐고, 이렇게 방구석에 틀여밖혀 울고 있는건 
    정윤호 때문이다. 
    꺼져버린 휴대폰이 이상하고, 몇일째 연락도 없는 형이 
    이상해서, 찾아간 하숙집은 텅 비어 있고_ 
    찾아간 학교에서 들은 소식이라건 등록금은 커녕 
    복학 신청도 하지 않았다는것, 


    "도대체 어디간 거야!!!!" 


    울어도, 울어도... 나는 울어도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서방님♡] 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루 종일 
    울려되던 휴대폰은 울리지 않았다. 

    통장에 고스란히 입금되어있는 돈, 
    분명, 내가 "꼭 등록금 내야되!!" 라고 당부 당부 하며 
    주었던 그 돈. 



    어디 간거야. 
    이렇게 감쪽같이 나만 놔두고 어디로 간거야!!! 
    지금, 니가 나 버린거니? 
    나 버리고 도망간거니..............................? 


    "정윤호!!!!!!!!!!!!!!!!!!!!!!!!!" 


























    일에 파묻혔다. 
    취재를 하러 바쁘게 다녔다., 같이 다니는 카메란 맨이 
    쉬엄 쉬엄 하자고 해도 난 일이 필요했다. 
    정윤호를 생각나지 않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정말 정윤호는 흔적도 없이 날 떠났다. 
    재중이 형에게 울며 불며 매달리며 소식을 가르쳐 달라 
    애원해봐도, 모른다는 말 뿐........ 

    몇번을 더 매달렸더니, 날 쳐다도 보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시선은 편집 중인 인터뷰에 두고서 나온 말은 
    "좋은 사람 만나라 더라." 





    그래. 그래. 정윤호_ 
    넌 가난한 고학생이고, 나는 지금 앞길이 창창한 기자야. 
    그래! 그래! 고마워, 아주 고마워!! 
    니가 먼저 날 버려줘서 정말 눈물나게 고마워!! 





    그래서, 난 일이 필요하다. 
    정윤호를 잊고 매달릴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부 기자인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이 
    무언인지 생각하고, 분노하고 눈물 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 꿈에도 
























    "와_ 진짜 큰일인데요. 
    이라크에서 또 한국인이 피납됐는데 
    파병을 철회 안하면 참수 하겠다고 난리래요." 

    "또? 젠장_ 
    그 자식들은, 도와주겠다는데 왜그런데." 


    또 한번의 한국인 납치. 
    부동의 정부. 그래도 저번에 피납됐던 한국인들이 
    무사귀한 한것을 생각하며, 같은 조국인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은것, 


    "지금 그쪽 부서 한창 바빠서, 이것 좀 편집 해달래요. 
    알자지라에서 보내진 테잎인데, 그 피납된 사람이 담긴건데 
    지금 CNN이나 여러 군데서 오는 자료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널널한 문화부에 부탁하는 거라고. " 




    테잎을 넘겨 받는 손에 경련이 난다. 
    왜 일까..? 
    뭔가가 불안하다. 






    "우리도 이제 바빠지겠어요. 
    촛불시위다, 뭐다 하면서 파병반대하면 
    문화부도 여기 저기 쫒아다녀야 되잖아요. " 


    새내기인 창민이 녀석의 푸념섞인 말을 들으며, "그러게" 


    "편집은 선배가 해요, 
    나야 초짜라 망치면 큰일 이잖아요_" 



    테입이 편집기에 들어가고, 초췌한 얼굴의 사내가 화면에 찼다. 
    모든 신경이 마비가 된듯 사시나무 떨듯 몸이 떨렸다. 


    "선배 선배 !! 왜 그래요!!" 


    날 흔드는 창민이 목소리가 아득했다. 


    "창민아.............. 
    나 안경해야 되나봐. 막 헛게 보여. 
    이상해. " 

    "아는 사람이에요? 
    이름이, 정... ... 뭐라던데. 
    아. 정윤호 - 정윤호씨라고 했어요." 


    그대로 털썩 주저 앉았다. 
    그저 비슷한 사람이길 바랬는데, 왜........... 
    형, 왜 거기 있는데............. 







    편집실 문이 발칵 열리고, 다급한 재중형이 들어와 내앞에 섰다. 
    편집기에는 윤호형이 있고 윤호형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 나는 살고 싶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제발, 파병을 철회해 주십시요. 
    한국군은 이 곳에서 떠나 주십시요!] 



    "유천아... 괜찮아? 
    유천아!! " 




    [ 나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내 목숨도 중요합니다. 나는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내 앞에서 날 흔드는 재중형 사이 사이로 절규하는 형이 있다. 
    간절한 목소리가 있다. 





    [ 만나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해줄말도 있습니다. 
    유천아. 보고싶다. 미안해.. 내가 만약 살아서 돌아간다면, 
    돌아와 줄래? 돌아와줘. 나는 살고 싶습니다. 
    파병을 철회 해 주십시요!! 사랑해_ 나는 살아야 합니다 ] 





    간절한 절규, 무너지는 외침, 형의 눈물. 
    아득해지는 정신을 놓쳤다. 












    ** 












    어질거리는 눈을 들어올렸을때 하얀 천장과, 재중형이 있었다. 
    걱정스레 날 내려보는 창민이도 있었다. 


    "미안해., 윤호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어." 

    "....................." 

    이렇게 될줄은 몰랐다.... 취직되서 간거야. 
    통역관으로,, 돈 좀 모으면, 등록금이랑 생활비 좀 벌면, 온다고., 
    지금 자기가 박유천한테 모자라니까 좀 성공해서 온다고...." 

    ".................." 

    "미친자식, 진짜 너 보고 싶어하고, 니 안부 묻는 메일만 가득했다. 
    너 우는거 그 먼 이라크에서 가슴 아파 못견뎌 했어... 미안해. " 


    정지된 회로로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다. 
    무작정 손목에 꽂혀진 링겔을 뽑았다.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재중형에게 최대한 담담하게 말을 했다. 


    "이라크로 갈꺼에요. " 












    *** 







    "괜찮겠어?"라고 물어오는 재중형에게 억지스레 웃어보였다. 
    창민이의 눈빛은 걱정스럽기 그지 없어 또 웃어보였다. 
    문화부 기자인 내가 이라크 취재를 따낼 턱이 없는데, 
    영상에서 나온 내 이름은 모든 언론의 관심을 물론이고 
    게이라고 온천하에 알려진 나를 짜르기는 커녕. 
    방송국 국장까지 엄청난 재정지원에 배웅까지. 







    언론의 보도자료는 엄청 났다. 
    어느새 퍼진 윤호형의 집안 사정, 






    [ 학비를 위해 떠난 타행길, 성공해서 돌아오겠다! 
    그러나, 피납... 파병은 어떻게 될것인가? ] 

    [ 안타까운 동성간의 사랑 - 눈물겨운 고백, 
    정부는 파병 재차 확인 ] 

    [ 정부, 파병하겠다. DBS 박유천 기자, 실신 ] 







    당신들에겐 특종일 뿐이지만, 나에겐 내 전부가 달렸어. 
    내 사랑의 목숨이 달렸어. 
    내 사랑의 눈물이 달렸어.......................................... 



    윤호형의 절규와, 애원섞인 목소리가 눈물이 
    어지럽게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살아야되.. 살아야되........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살아야되....... 
    내가 지금 형한테 가니까, 형은 살아 있어야되.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했다_ 



    신이여, 제 이야기만 들으세요. 
    지금은 제 소원만 들어주세요,........ 부디 살려주세요. 










    **** 







    화면에 눈이 가려진채 오렌지색 옷을 입고, 
    5명의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힘겹게 숨을 쉬는 형이 있었다. 

    그래도 믿었다. 그래도 살수 있을꺼라고.. 무사할꺼라고 빌었다. 


    "니들이 뭐라고, 형을 무릎꿇게 만들어!! 
    형이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만들어!!!!!!!! 
    왜 울어!!!!!!!!!! 왜 왜!!!!!!!!!!! 왜 포기한듯이 울고 있어!!!!!!!! 
    형은 살꺼잖아!!!!!!!!!! 근데 !!!!!!!!! 
    아악!!!!! 정윤호!! 정윤호 !!!!!!!!!!!!!!!!!! 
    니들이 뭔데!!!!!!!!!!!!!! 형을 저렇게 만들어놔!!!!!!!!!" 




    그래도... 
    살아만 온다면야.. 내가 무릎꿇고 감사하겠다고... 
    그렇게 기도했다...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 35㎞지역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미군의 연락, 
    아니길 빌면서.. 아니길 빌면서 팔루자로 향하는 차안에서 
    신을 찾았다. 
    신이 있다면, 형을 살려주세요................ 













    "아악!!!!!!!!!!!!!!!!! 
    말도 안되!!!!!!!!!!!!!!!!!! 말도 안되!!!!!!!!!!!!!!!!!!!!! " 



    가슴이 갈기 갈기 찢겨져 나가는 고통이다. 
    눈물은 쉴세 없이 흐른다. 

    실처럼 가늘던 희망도 무너져 내렸다. 


    출입을 금하는 저 편에 있는 처참한 저 모습은... 
    내 사랑.. 
    내 사랑에 감겨져 있는 폭탄물. 


    "말도 안되.... 
    말도 안되............. 재중형? 아니지? 
    저거 윤호형 아니지? " 


    재중형을 흔들었다. 슬픈 눈으로, 이제 어떻하냐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유천아............ " 

    "왜 말못해!! 왜 아니라고 말안해줘!! 
    아니잖아!! 윤호형 아니잖아!!!!!!!!!!!! " 

    "유천선배.. " 

    "창민아! 말 좀 해줘! 
    윤호형 아니라고 말 좀 해달란 말이야!!!!!!!!! " 



    내가 오열하는데, 
    나는 죽어가는데 플래쉬는 터지고, 
    주위에는 온통 빨간 불이 들어온 카메라들 뿐이다. 




    뛰었다. 출입을 금하는 그 곳으로 뛰었다. 


    "형이 저기 있단 말이에요!! 
    내가 가야된단 말이야 - 
    형!!!!!!!!! 윤호형!!!!!!! 나 왔어!!!!!!! 
    유천이 왔단 말이야!!!!!!!!! " 


    날 막아서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형이 저기 있는데, 날 기다리는데 날 막아서는 사람들이 많아... 

    손을 뻣으면 형이 저기 있는데........ 






    뭐라고 소리치자 사람들이 날 놓아주고 흩어졌다. 




    날 기다리는 그 사람이 있다. 
    날 기다리는 내 사랑이 있다. 


    "바보야, 내가 언제 이런거 해랬어? 
    공주님 같이 사는거 필요 없어.. 
    나 형만 있으면 되는데.,.......... 형만 있으면 되는데.. " 


    내 눈물이 형의 얼굴에 떨어져도, 
    형은 내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다. 
    이번엔, 내가 형을 안았다. 몸이 차갑다... 


    "나 울지말라고 안해줘? 왜 이렇게 말라있어? 
    왜 이렇게 누워있어. 왜 이렇게 차가워? 
    돌아 오라며! 돌아 오라며!!!!!!!!! 
    이렇게 왔는데!!!!!!! 이렇게 왔는데!!!! 형은 왜 눈을 안떠!! 
    유천이 왔잖아!! 형.. 유천이 왔는데,... 
    서방님_ 마누라 왔어요,,, 눈 좀 떠서 봐줘요... 
    이제 투정도 안할테니까... 나 좀 봐,,,,,,,, 형 나 좀 봐바... " 



    여전히 플래쉬는 터지고 있었다. 
    수 많은 마이크가 날 향하고 있었다. 


    당신들에겐 가십거리 밖에 안되? 
    그렇게 밖에 안되??? 




    "돌아왔어....... 형.. 
    아니, 계속 기다렸단 말이야...... 
    사랑해... " 



    눈물을 닦았다. 
    닦아도 닦아도 멈추지 않았다. 
    이제 그만 일어나라는 미군들을 밀쳐내며, 날 일으키는 창민 
    그리고 항의하는 재중형 

    창민의 손을 거절하며 마이크를 뺐어 들었다. 
    그리고, 좀 더 세게 형을 안았다. 



    "이번 사건은, 파병원칙을 고수, 무력세력의 화를 부추기며, 
    정부의 안이한 대응과, 정부의 낙후되고 초보적인 외교력과 
    국제정보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사건입니다. 
    이라크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파병은 무의미하며, 
    이번 희생은 정부가 파병을 강행하면서 예견된 일이 였습니다 
    국민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국익은 없으며, 
    국민 하나 못지키는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얻는 국익은 
    무의미 합니다. 이 같은 일을 초래한 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강력히 항의하며 더 이상 무고한 희생은 없어야 겠습니다. 
    이상, 전쟁에 얼룩져 버린 희생이 있는 현장 이라크에서 
    조국에 버림받은 영혼과, 사랑을 잃어버린 박유천 입니다. " 




    이렇게 올리게 되서 죄송합니다. 나 혼자만 아는건 아닌가 싶어서 기가 막혀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저걸 소재로 삼을 수가 있지? 빌어먹을........
    故김선일씨..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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