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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쩍 언젠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그땐 몰랐어요
집에 가면 늘 그곳에 있는... 날 귀찬케하는 냄새나는 사람....
그게 다였나..모르겠어요...
어찌 그리 철이 없고 못되 먹었었는지..
그땐 내세상이 다 였어요..내가 주인공 이였어요..
학교 숙제 안해서 선생님께 혼날 걱정 하는거..
어제 잡아놓은 개구리 도망갔을까봐 계속 생각나는거..
아무도 몰래 비밀기지에 심어놓은 내 네잎크로버...
친구랑 만든 나무젓가락 고무줄 총으로 참새 잡을 생각....
집에가서 어떻게 해야 엄마한테 안걸리고 늦게 까지 놀수 있을까..
뭐-그런 생각들이 다였어요..
어쩌다가 한번씩 엄청 인심 쓰는척 할머니앞에 앉고는
공주머리 해줘.라고하면
할머니는 언제나
치아가 하나도 남지 않아 입술이 안으로 다 접힌 입모양을 동그랗게 벌리며 웃어 보였죠..
봄이라고 하는데 강원도 산골은 아직도 추웠어요
왜 하필 이런 쓸쓸 기분이 드는 계절에 할머니 집을 정리 해야하는지
조금 화가 나기도 했어요..
할머니 방 구석구석 옛날옛날 할머니 젊었을쩍 사진들..증명사진들...일기 처럼 보이는 작은 수첩들...
너무 낡아서 누렇게 뜬 종이냄새가 자꾸자꾸 죄책감이 들게 했어요..
왠지 할머니 냄새가 나는듯 했어요...
할머니 집에서 필요한것만 싹 빼오면 그집은 무너질꺼예요.
골프장을 짓는다고 했나..어릴쩍엔 두서채 정도 다른집이 있었는데
20년만에 찾아가서 보니 우리 할머니 집만 덩그러니 있는거예요...
옛날엔 우리 할머니집 마당도 아주 넓고 뒷마당도 뛰놀기 너무 좋은 곳이였는데..
구석마다 고양이가 나른한노래를 부르고 부엌에선 항상 따뜻한 냄새가 나는
아름다운 곳 이였는데...
폐가가 되버린 우리 할머니집이 슬펏어요.
덩그러니 외롭게 천천히 쓰러져 가는 초가집 기둥이 너무 슬펏어요.
할머니 냄새가 나는 듯한 작은 메모지들 하나하나 상자에 담고
얼마나 됫을지도 모를 낡은 검은봉지에 똘똘 싸여 있는 금으로된 실반지도 상자에 담고
(할머니가 건강하실때는 혼자 사시다가 아프시는 바람에 저희집으로 급하게 오시느라
거의 몸만 오셨기에 할머니 생전 쓰시던 물건들이 그대로 있었어요...)
언젠가 날 빗겨주었던...그리고 시간을 더 거슬러가면 우리할머니 고운 머릿결을 쓸었을 참빗...
꽁꽁 숨겨 둔 오래된 장농 구석엔
우리 할머니의 젊음이 있는것 같았네요...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아니
내 지금의 모습으로 할머니를 맞이 할수만 있다면....
엄마 아빠는 한번씩 할머니 얘기가 나오면 저보고 그러셨어요
할머니한테 냄새난다 저리가라 저리가라 한거 기억나냐고
매일 둘이 그렇게 싸웠다고..
네 기억나요..엄마한테 혼나고 할머니 한테 짜증 부린것도 다 기억나요..
스케치북에 그림 그리다가 마음에 안들면 검은색 크레파스로 쭉쭉 선을 그어 쓰레기통에 버리면
손으로 기어가 재활용해야 한다며 차곡차곡 펴서 정리하는 할머니에게
보지말라며 갈귀갈귀 찢어서 던져버렸던 기억....
다기억나요...-
그리고......
할머니 사진들 밑에
누렇게 뜬 테이프로 붙여진 낮익은 그림들............
저 태어나서 언제 그렇게 한번 펑펑 울어봤을까요..
혼자 애기 낳았을때도 그렇게 울어보진 못했는데....
엄마부둥켜 안고 둘이서 정말 하늘이 떠나가라 펑펑 울었어요...
우리할머니는
철없는 못된 손녀를 너무너무 사랑하셨어요.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몰랐던 철없는 아이는 이제서야..
이제서야
그 사랑을 느끼네요..
할머니 감사해요....
정말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본의아니게 할머니 이야기를 공게에 썼어요..
이유는
요번 할머니 집 정리하러 가서 봤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서 였는데
내일 다시 해야할듯 ㅠ _ㅠ
나는 우리 할매가 너무 보고싶어서
펑펑 울어버렸으니까
사장님이 오기전에
화장을 고쳐야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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