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제가 강의중에 들은 내용을 대충 생각나는데로 재구성하는 겁니다.

당시 대선이 끝난 다음날 저는 계절학기를 수강해야 했으므로 아침 9시 수업을 들으러 나갔습니다.(전 투표 했었습니다!)

당시 교수님이 우리를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어제 대선 투표가 있었습니다. 20대 투표율이 상당히 낮더라구요.

여러분이 누구를 지지했는가는 개인의 자유이니 거기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하지 않겠습니다.

다 자기 소신을 가지고 고른 한 표였으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여기에 앉은 학생 중에 투표를 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니 들어보세요.

제가 오늘 아침에 TV를 틀어보니 모든 채널에서 일제히 앞으로의 공약과 비전에 대해

소위 말하는 당의 '실세'들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8개 정도의 채널을 망연히 돌리는 와중에 20, 30대를 위한 공약을 입에 담는 채널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 물론 30분을 돌리다보니 한 두마디 정도 이야기는 나왔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모두 집, 교육, 노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죠.

교육은 자녀를 가진 40대, 집은 집을가진 50대, 노후는 60,70대를 위한 공약입니다.

그러면 왜 20대를 위한 공약을 입에 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까요?

투표율이 낮기때문에 굳이 신경써 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죠.

투표권은 권리이기때문에 행사하든 안하든 자유라서 놀러간다는 학생들이 종종 있죠?

여기에는 그런 분은 앉아 있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혹시나 해서 이 말을 해두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투표를 하지 않는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여러분을 투표소까지 데려가 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 사람은 최소한 같은 20대, 30대 동료들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자신이 투표하지 않아 투표율이 낮아지고 정치인들에게 그만큼 20대 30대를 매력적이지 못한

연령대로 보이게 만들어버렸으니까요.

어차피 무슨 공약을 내걸어도 투표율이 저조할거라고 판단하게 만든겁니다.

그렇게 되면 더이상 머리아프게 20대,30대를 위한 공약을 내거느니 확실한 표를 잡으려고 노력하는거죠.

최소한 자신이 투표를 하지 않아 일어나는 일에대한 자각은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대충 이정도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시간이 꽤 지난 이야기라 이래저래 자세한 부분은 변해 있겠지만 골자는 저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냥 오늘 아침에 다른 수업을 듣다 문득 생각이 난 이야기라 써봤습니다.

혹시 안하신분들은 다음에는 꼭 해주시고

주변에 '내가 투표 하던 말던 그건 내 마음이잖아?'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한 번 들려주시면 좋을거같아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