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첫사랑만난 소년의 심장처럼 미칠것 같은 무브먼트를 보여주는 항문에서 금방이라도 브라운인 무언가가 세어나올것 같앗습니다
사실 고속도로 중간에 휴게소 정류장이 있습니다
출근이고 뭐고 걍 내렸죠
네 휴게소가 반대쪽이네요
가는 길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네 없네요.
씨발
그냥 이쪽은 청계산에서 내려오는 가는 시냇물만 하나 있네요
그것도 정류장 바로 옆에
솔직히 거의 바지 내릴뻔했습니다
시냇물이 있다면 휴지가 없어도 깨끗한 남자로 남을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버스정류장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인생 어느끝자락에서라도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사실과
저들중 누구하나라도 사진기 어플을 켜는 날에는 나도 네이버 연관검색어 청계산똥남 혹은 시냇물똥남 아니면 시냇물비데쿨가이 등으로 꽤 오래오래 기억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차마 쿨하게 바지를 내릴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전 애인이 출근하는 라인이라 혹시라도 출근길에 보고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야 내 전남친 지금 길에서 똥쌈ㅋㅋㅋㅋㅋㅋㅋㅋ" 요딴 카톡이라도 보내는 날에는 저는 재기할수 없을것 같았습니다
결국 사색이된 얼굴로 다시 똑같은 버스를 기다리다 다시 올라탔고 쓸데없이 소비한 15분이란 시간은 비수가되어 항문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다시금 후회가 밀려오며 그냥 고속도로 올라타기전에 내릴걸 출근전에 화장실갈걸 엄마한테 잘할걸 따위의 생각속에 독감때도 안흘리던 식은땀을 흘리면서 의식을 항문에 집중했습니다
이십분쯤 흐르니까 별생각이 다 나더군요
그냥 가방열고 안에다가 쌀까? 휴지같은걸로 항문을 막아볼까? 여기서 싸도 사진찍힐까? 쪼금만 싸면 티도잘 안나고 덜 힘들지 않을까?
진짜 그냥 싸고 편해지자는 생각이 들때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기뻐할수만은 없었던것이 정류장에서 회사까지의 십분
직감적으로 이곳이 바로 내인생의 커다란 갈림길이 될것이라는 기분이 들더군요
걷다가 쌀것이냐 회사서 쌀것이냐
거의 기계적으로 회사를 향해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참자
지금순간을 참으면 나는 분출의 희열을 맛볼수 있을것이다 다리를 빠르게 움직여 싸면서 흩뿌려 증거를 없애버린다는 생각은 하지말자 조금만 더가면 비데와 화장지가 기다리는 고급화장실이 나의 항문을 반겨줄것이다 저기 보이는 회사에 도착하는 것이 오늘 내 첫번째 승리가 될것이다 삼십년간 함께 위기를 극복해온 항문을 내가 믿지못한다면 너무야속한것이 아닌가
마지막 고비로 찬디찬 강풍이 저의 아랫배를 두들기며 항문의 무브먼트는 점점 가속화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