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에 영화 동주를 보고 와서 그런가 더욱더 영화 동주의 대사들이 생각나는 요즘이네요.
'부끄러움을 느낀다는건 부끄러운게 아니다. 부끄러움을 못 느끼는 게 부끄러운 것이다.'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시인이 정지용을 만났을때 정지용이 한 대사입니다.
언론인들에게 꼭 묻고 싶네요.
'당신들은 부끄럽습니까? 부끄럽지 않습니까?
당신들의 자식 앞에서 떳떳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난 부끄럽지 않은 부모라고 말할 수 있으십니까?'
일단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냐구요?
당신네들이 개 돼지랑 다를게 뭔지 궁금하네요.
말이 심하지 않냐구요?
개 돼지에게 심한 말 했네요.
최소한 개 돼지들은 자기 목숨과 관련되어 있으면 짓기라도 아니까요.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언론인들에게 묻고 싶네요. 요즘 기사가 너무 쉽게 쓰여지진 않냐구요
마지막으로..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언론인 분들... 당신들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고 있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