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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만두' 방송화면을 둘러싼 진실게임 | |||||||||||||||||||||||||||||||||||||||||||||||||||||||||||||||||||||
[동아일보]17일 오후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한 단무지 공장. 60대를 전후한 4명의 단무지 공장 사장들이 KBS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KBS기자는 하루전 동아닷컴이 보도한 '쓰레기 만두 방송화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이 자리에 오기로 약속이 돼있었다. 한 단무지 공장 사장은 “그 기자는 우리 공장 쓰레기 더미가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면 함께 화면을 보면서 어느 장면이 우리 공장인지 금방 확인해 줄 수 있다. 본인도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송화면에 자기 회사 쓰레기, 또는 쓰레기 처럼 보이는 장면이 나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방송 화면을 보면서 “이건 우리공장이다. 이건 우리 것!”이라며 자신들의 공장이 나온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갔다. 한 사장은 KBS기자가 오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해야한다며 잘못된 점을 꼼꼼히 메모하기도 했다. 그들은 “방송사에서 경찰이 찍어간 것을 확인 없이 내보냈는데 지금이라도 기자가 와서 확인하면 이를 정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들떠 있었다. 그러나 약속시간을 한참을 넘기고도 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그들은 참다못해 오후 6시경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오지 않느냐. 전부 기다리고 있다. 빨리 와서 함께 화면을 본 뒤 잘못된 점을 시정해 다시 방송해 달라”그러나 KBS기자는 “갈 수 없다”고 했다. 오히려 사장들에게 "방송사로 오라"고 했다. ▽"변호사부터 만나보고…"▽이 기자는 18일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공장에 가서 단무지업체 사장들과 함께 화면을 분석하려고 했는데, 일단 회사의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안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히려 그들이 KBS로 와서 방송 화면은 물론 경찰이 제공한 전체 원본을 좋은 장비를 통해 함께 분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방송사로 오라고 했다”면서 “(쓰레기를 찍어갔다는) 그 회사가 방송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혹시 다른 단무지 업체가 화면에 나왔을 수는 있겠다"면서 "그래도 모자이크 처리를 했거나 쓰레기라고 적시하면서 보도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찰이 테이프를 넘겨줄때 화면에 대해 정확한 공장 이름과 촬영날짜 등을 설명해줬다”고 덧붙였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할말을 잃을 정도다”▽그러나 단무지 공장 ㄱ사장은 “경찰이 공장 쓰레기를 찍으며 ‘이거 쓰레기죠?’라고 물어 당연히 ‘네 쓰레깁니다’라고 대답했는데, 나중에 방송 뉴스에서는 이 화면이 만두소 재료처럼 나오더라”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ㅇ사장도 “경찰이 수사상 참고자료라며 찍어갔던 우리 공장 쓰레기 더미의 단무지가 방송에서는 먹는 만두소 재료인 것처럼 나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KBS 기자에게 "공장에 한번도 와보지 않고 어떻게 우리 공장이 아닌줄 아느냐"고 묻자 욕설과 함께 "당신네 공장은 방송된 적이 없는데 자꾸 나갔다고 우기면 소송을 걸겠다"고 거꾸로 협박을 하더라"면서 “내 공장을 내가 더 잘 알지 와보지도 않은 그 기자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반문했다. KBS는 16일자 동아닷컴의 보도에 대해서도 “법적대응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방송사 이럴려면 왜 취재해가나"▽단무지 업체 사장들은 동아닷컴의 보도 이후 MBC 기자의 공장 현장 취재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단무지 공장의 또 다른 ㅇ씨는 “MBC 기자가 16일 ‘공장을 방문할테니 취재를 허락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왜곡 보도가 걱정돼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 요청을 해와 ‘공장의 일부가 아닌 전체 모습을 빼놓지 않고 방송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취재를 허락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공정과정을 찍어서 그대로 보여주면 경찰의 쓰레기 화면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가 풀릴 것으로 기대해 허락한 것인데, 결국 내 우려대로 16일 밤 뉴스에 공장 외곽 전경모습만 나왔다”면서 “방송이 끝난 뒤 그 기자에게 항의했더니 ‘미안하게 됐다’고 하더라”며 허탈해했다. 이에 대해 MBC 기자는 “(만두수사에 대한) 경찰과 업체의 상반된 주장을 취재하기 위해 16일 단무지 공장에 갔으며, 공장측의 오해를 받는 부분에 대해 '인터뷰를 실어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그 정도의 보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 그 정도만 내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공장 관계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 것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나▽만두 제조업체 신영문 사장(34)의 시신이 투신 닷새만인 17일 반포대교 아래에서 떠올랐다. 그의 품속에선 색 바랜 8장의 가족사진이 발견됐다. 8살, 5살, 2살 난 자녀와 그의 아내. 유족들은 “차마 가족들을 데려갈 수 없어 사진을 대신 가져간 것”이라며 통곡했다. 죽는 순간까지도 “우리 만두는 쓰레기가 아니다”며 절규했던 신 사장. 그러나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신사장 뿐이 아니다. 만두공장에 재료를 납품했던 단무지 업체 사장들은 “(쓰레기를 납품한 것처럼 보도된 방송화면에 대해) 너무 억울해서 잠도 못자고 있다. 살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 진실을 못밝히면 나도 따라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한다. 이들의 쓰레기 단무지가 실제로 만두소 재료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는 법이 가려줄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 방송이 단무지 공장의 쓰레기와 지저분한 모습만 방영하고 해당 업체들에겐 반론의 기회를 주지 않은 데 대해 이들은 분노한다. 화면중 반론은 “저거 쓰레기네요”, “저걸 먹을 수 있나요”식의 단순한 질문과 이를 시인하는 내용이 전부다. 그리고 그마저도 물은 사람은 기자가 아닌 경찰이었다. 이제 이들은 묻는다. 분명 경찰은 쓰레기부분 뿐 아니라 공장의 이곳저곳을 찍어갔다. 그런데 왜 방송 화면엔 지저분한 장면만 나오는가. 경찰이 일부러 그런 장면만 방송사에 주었는가, 방송이 그 부분만 골라 썼는가. 경찰과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고 답을 내놓을 차례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email protected]박은아 동아닷컴기자 [email protected]
ⓒ[동아일보 06/18 14:38]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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