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날아가서 다시 씀
일단 제드의 스토리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영 귀찮으시다면 붉은 부분만 읽어보세요
제드는 무려 200년 동안 금지되어 있던 고대의 닌자 비급을 손에 넣기 위해 스승과 문파를 거역한 이단자다. 평생 자신을 옭아매던 세상의 균형 수호를 마침내 깨뜨린 후, 이제는 그림자에 대한 지식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힘을 부여하고, 이를 거부하는 무지한 자는 가차 없이 베어 버린다.
고아였던 제드는 당대 최고수의 손에 크며 닌자 무술을 훈련했다. 수련생 중에서 제드와 실력을 견줄 수 있을 만한 인물은 사부의 친아들 쉔이 유일했지만, 둘의 대결이 번번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스승의 수제자가 되리란 희망도 점점 멀어져만 갔다. 하루하루 좌절감과 쉔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가던 제드는 급기야 복수를 꿈꾸게 됐고, 결국 문중 사원 속 출입이 금지된 방에 발을 들이게까지 됐다. 안에는 아름답게 세공된 금단의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바로 이 상자 속에 어둠의 지식이 봉인돼 있음을 직감한 제드는 절대 열어선 안된다는 규율을 어기고, 뭔가에 홀린 것처럼 내용물을 엿보고야 말았다. 상자의 뚜껑을 열자마자 그림자가 제드의 영혼을 파고들더니, 오랜 세월 숨겨져 있던 기술이 그에게 스며들었다. 비급을 엿보고 난 제드는 다시 한 번 쉔에게 도전했고, 이번에야말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도 갈망했던 승리의 영광과 환호는 온전히 그의 차지가 되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금지된 비급을 사용했다는 걸 알아챈 스승이 오히려 그를 파문하고야 만 것이다.
젊은 닌자 제드는 파문의 굴욕을 안고 몇 년 동안이나 정처 없는 떠돌이 생활을 했다. 그러는 사이 마음 속 응어리는 야망으로 변해갔고, 어느덧 그는 그림자 기술을 전파하게 됐다. 어둠의 추종자가 늘어나며 세는 커져갔지만, 문파의 숨겨진 비급 상자를 손에 넣기 전에는 그림자 비급을 완성시킬 수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일개 군단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불어난 부하들을 이끌고, 제드는 마땅히 자기가 차지해야 할 전리품을 찾아오기 위해 사원으로 진군했다. 그런데 마침내 스승의 집 문 앞에 다다르자, 노사부가 몸소 밖에 나와 자신과 제자들을 귀한 손님처럼 맞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사부는 제드의 발치에 검을 내려놓더니 자신이 제드를 잘못 가르쳤노라고, 그를 파문에 처했기 때문에 올바른 균형의 길로 이끌지 못한 것이라고, 이로 인해 그가 그림자의 저주에 빠졌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사부는 제드에게 사원 안으로 들어가 상자를 부수고, 부하들을 다시금 균형의 길로 이끌어 달라고 간절히 청했다. 어둠의 닌자는 스승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기다리고 서 있던 닌자들의 귀에 고통으로 울부짖는 제드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입구로 다시 나온 제드는 놀랍게도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몸으로 스승의 목을 쉔의 발치에 휙 내던지며, 분노에 이성을 잃은 음성으로 수련생들을 모두 쓸어버리고 상자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이 날이 바로 옛 닌자 결사단이 무너진 날이다. 결사단의 제자들은 대부분 그림자단의 손에 최후를 맞았지만, 쉔의 용맹 덕으로 그 중 일부는 살아남아 몸을 피했다. 이제 문중 사원은 그림자단이 어둠의 수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제드는 이 그림자단의 수장으로서, 아주 단순한 규율을 가르치고 있다. 기술을 끊임 없이 연마하고, 그림자를 거부하는 닌자는 모두 죽여 버리라고.
균형이란 기만이다. 우리야말로 진정한 닌자다. - 제드
|
이처럼 제드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금지된 비급을 탐독하고
결국 자신의 스승과 옛 동료들까지 죽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제드의 대사들을 보시게 되면
그림자나 힘에 대한 언급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 선택 대사
『보이지 않는 검이 가장 무서운 법.』
여기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검'이란 그림자를 이야기 한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제드의 마음속에 있던 질투심, 복수심, 야망을 비유적으로 이야기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드는 스토리에서 보다시피 복수심, 질투심에 불타며 그림자의 비술을 얻었고, 완전한 비급을 손에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그림자의 비술이나 질투심, 복수심이 제드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놓은 것이지요. 파문당한 굴욕에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 보니 이리 뒤틀리고 저리 뒤틀린 성격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을 제드는 '무섭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 이동 대사 - 제드의 신념과 가치관
『균형같은 소리 하지 마.』
『균형은 약점일 뿐이야.』
『현명한 자라면 전통에 연연하지 않아.』
쉔과 제드는 라이벌 관계였지만 제드는 항상 쉔에게 열등감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열등감은 자신이 지키고 있던 신념에 대한 경멸로 발전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파벌에 대한 경멸로 변질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스승이 지키고 있던 '균형'이라는 사상에 대한 반발심을 숨기지 않고 표출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기 따윈 상관 안 해.』
『가려진 길이라 해도 두려울 것 없어.』
결국 이러한 반발심은 자신의 존폐를 건 모험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제드는 이미 금지된 비술의 존재를 알았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파벌의 규율을 어기면서까지 자신의 욕망을 채울 만 한 무언가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제드가 사용하는 기술인 '그림자의 비술'이 되겠습니다. 위의 두 대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위험을 무릅쓸 용의가 있는 진취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진실은 바로 어둠 속에 있지.』
『비급이라니, 아껴두면 무슨 소용이야.』
『그림자가 나를 일깨웠다.』
결국 어둠 속에서 진실(그림자의 비술)을 찾은 제드는 새로운 힘에 눈을 뜨게 됩니다. 여기서 "진실은 ... 있지."라는 대사의 의미를 잠시 생각해 보았는데, 어둠 속(금지된 방)에서 발견한 진실(그림자 비술)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당신의 눈에 보이는 것(균형)은 허상일 뿐이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의적인 문장이 제드라는 캐릭터의 존재 가치가 될 수 있겠습니다.
『엎지른 물은 주워담을 수 없어.』
『그림자단이여, 용감하게 진실을 찾아라.』
결정적으로 제드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 공격 대사 중 일부
제드의 공격 대사중 일부에도 제드의 자아성찰이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치있는 자만 살아남는 거야.』
『나를 부정하지 마.』
『아무도 그림자를 피할 수 없다.』
『무지한 놈들.』
『엉뚱한 스승을 따랐군.』
제드는 그림자의 비급을 널리 전파하고 거부하는 자는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가치 있는 자들'은 그림자의 비술을 전수받은 자들을 일컫는 말이고 '무지한 놈'은 제드를 부정하는 자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결국 자신과 같은 힘을 얻으려는 야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나는 어둠 속에 숨은 검이다.』
『가슴 속에 그림자가 있지.』
제드는 이제 그림자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어둠 속에 숨은 검'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제드는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당신들의 가슴 속에도 자신과 같은 어두운 그림자 ─ 복수심, 질투심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제드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그림자의 비술을 마음껏 가르쳐 줄 용의가 있습니다. 물론 부정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결론이 뭔데?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할 일이 없어서 쓴 글이 맞긴 맞지만
이런 식으로 제드라는 캐릭터의 대사에서 그 배경과 성격을 추론해보니
왠지 그가 다르게 보이긴 합니다.
여러분 가슴 속의 그림자는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