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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교육방침으로 고졸과 동시에 자취하고 있는 재수벌레입니다
여름에 탈수를 유발하는 옥탑방에 살고 있습니다. 그저께 에어컨 설치했다으히히히히
그게 아니고
저희 집은 벽 바로 건너편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누군가 그 계단을 올라오면 정말 작정하고 소리를 숨기지 않는 이상
왠만하면 발소리 다 들립니다.
자취한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엄마님께서 매일 전화로
늦게 돌아다니지 마라 창문 잠궈라 가스 잠궈라 문 고리 걸어라 등등
자기전에 항상 말씀 해 주셨고, 저도 아직 적응이 안 되고 무서워서 조심스러웠는데
좀 지나니까 밤에 편의점도 왔다갔다 하게 되고 가끔 잊어먹고 창문도 안 잠그게 되더라구요 ㅠ
근데 어젯 밤에 좀 섬뜩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는 고프고 먹을건 없고 해서 늦은시간에 편의점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미쳤죠 엉엉)
너구리를 사서 돌아왔고 들어오면서 문을 잠궜습니다.
그리고 방의 불을 다 끄고 컴퓨터로 영화를 봤습니다 (500일의 썸머 끼아아아아아앙ㅇ)
헤드셋까지 끼고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덜컹 소리가 나더군요.
저는 화장실에 뭐가 떨어졌나 싶어서 영화를 끄고 부엌쪽으로 가봤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불을 켜고 살펴보는데 뭐가 떨어지거나 한 흔적은 없더라구요.
내가 잘못들었나 하고 화장실에서 나오는 순간 저는 얼어붙었습니다.
현관문이 약간 열려있고 그 틈으로 바짝 붙어서있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겁니다.
멍청하게도 제가 아까 라면을 사서 들어오면서 달랑 체인만 잠근겁니다.
마치 아르바이트 하다가 다 자란 돈벌레를 마주한 마냥 등골이 아프게 저리더라구요..
비명도 못 지르고 얼른 문 손잡이를 잡아당겨 닫았습니다.
막 열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냥 탁 닫히고 탁 잠겼어요. ㅠㅠ
그리고 소리도 못 내고 헉헉대면서 울었어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문 앞에 주저앉아있는데 밖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졸라웃기네 ㅋㅋㅋㅋ
살금살금 일어나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방금 막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해서 글 씁니다 ↖(≥∇≤)↗
솔직히 체인만으로는 안심 안되요 헝헝
안에서 꾹 누르면 밖에서 열쇠로도 안 열리는거 있죠? 그거 달기로 했어요.
오늘은 위험하니까 어마마마께서 같이 와서 주무시기로...흑..ㅠ
여러분 꼭 문단속 잘 하세요.
문틈으로 마주쳤던 눈이 잊혀지질 않네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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