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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지난 17일 수요일에 베스트갔던 책읽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 했습니다
http://todayhumor.com/?humorbest_656888
후기글을 올려야하는데!!! 바빠서 까먹고 있었네요ㅜㅜ 바로 올렸어야 했는데..
4월 17일 늦은 오후 5시
합정역 근처 어느 카페에서
오유인 셋이 모였습니다
미리 말했듯이 '책은도끼다'를 읽고 왔습니다!! (끝까지 모두 읽은 분은 한 분이었다는게 함정ㅜㅜ)
인터넷에서 어찌어찌 급조해서 만난 모임이었지만
'책은도끼다'라는 책은 저희 모임의 취지에도 너무너무 부합하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되는 거야”
- 1904년 1월, 카프카, '저자의말' <변신> 중에서
책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하고
그 부분에서 느꼈던 느낌을 말하고
거기에 자기 생각을 말하고
그러다 보면 자기 경험을 말하고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도 자기 생각을 말하고
그러다 보면 이 얘기도 나오고 저 얘기도 나오고
그러다가 다시 책 이야기로 넘어가고
즐겁고 찐하고 충만한 시간이었네요!!ㅋㅋㅋㅋㅋ
각자 인증!!
베스트에 있는 글을 보고 카톡으로 연락을 주셨던 prov2102님!!
저 페이지에 나오는 사진은 산수유 입니다
산수유꽃이 피는 모습은 어슴프한 기운으로 파스텔처럼 번지면서 왔다가 희미하게 사라진다고 합니다
또 목련의 죽음은 느리고 무겁죠
이 내용과 함께 죽음, 은퇴에 대해 이야기 했었네요
제가 밤 잠 못이르다 갑자기 생각나서 올린글에 같이 해보자고 가장 먼저 연락주셨던 혹부리청년님!!
앤디 워홀이 캠벨 수프를 그리기 전까지 캠벨 수프는 그저 '생활'일 뿐이었죠
그치만 앤디 워홀이 캠벨 수프를 액자에 넣는 순간 캠벨 수프는 '예술'이 되었어요
워홀이 통조림통을 발견해서 예술로 만들었던 것 처럼
다른 누구도 주목해주지 않았던 어떤 부분을 주목해주거나 알아차려줄 때 사랑에 빠지게 되죠^^
이 내용과 함께 연애이야기, 관계이야기를 나눴네요ㅋㅋ
그리고 이기적으로 이 모임을 시작한 저입니다ㅋㅋㅋㅋㅋ
저 사진은 이 책의 글쓴이가 정리한 독서노트입니다
다독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책을 여러번 읽고 꼭꼭 씹어서 읽는 방법을 알려준게 저에게 가장 큰 소득이었네요ㅋㅋ
이 책의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맘에 들었던 부분을 밑줄을 치고 다 읽고 나면 밑줄 친 부분을 다 타자로 옮겨서 다시 본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각자 오유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구절들을 모아봤습니다!
혹부리청년님
워홀이 얘기했던 건,
“플라톤 당신은 생활이 우선이고 예술은 잉여물이다.
오스카 와일드 당신은 모든 생활은 예술을 닮고 싶어한다.
그래서 예술이 더 지상에 있다고 했는데,
아니다. 이 캠벨 수프가 내 식탁에 있으면 생활이고 액자 속에 있으면 예술이다”
이겁니다.
그래서 워홀은 액자 속에 캠벨 수프를 집어넣고,
영화에서 보던 생활 속의 마릴린 먼로도 액자에 넣고 예술로 만들어요.
그렇게 해서 생활과 예술을 보는 세번째 관점을 워홀이 내놓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prov2102
어쩌란 말이냐
복사꽃잎
빈집에 하루 내내 날아든다
몰래
헬렌 켈러는 책 첫 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숲을 다녀온 사람에게 당신은 뭘 봤냐고 물었더니,
그가 답하길
'별것 없었어요Nothing special'
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겁니다.
자기가 숲에서 느낀 바람과,
나뭇잎과 자작나무와 떡갈나무 몸통을 만질 때의 전혀 다른 느낌과
졸졸졸 지나가는 물소리를 왜 못 보고 못 들었냐는 거죠.
이렇게 인생에 특별할 게 없는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에 떠오를 장면이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거미줄에 달려 있는 물방울의 아름다움을 본 사람들은 죽을 때 떠오를 장면들이 풍성하겠죠.
유익한 모임이었고 다음 모임도 잡혔습니다.
다음에 읽고 올 책!
일시: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늦은 오후 5시
장소: 합정역 근처 어느 카페에서
인원: 세 명이서 보기로 했는데 당신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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