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전에 저 역시 다양한 스펙의 캐릭터로 레이드를 진입하고,
공대장을 잡아본 경험도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 인증부터 합니다.
실제로 메인 캐릭터 3인방의 경우 현재는 세팅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황이지만
레이드에 처음 진입할 시기에는 크로니클 +@ 세팅으로 시작한 캐릭터들이며 (물론 직업의 영향도 있습니다만)
아래 파밍 캐릭터들은 퀘전더리(에반) / 성물 +@ (검신, 디바) / 크로니클 (수라) 세팅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무탐, 에컨더리, 길드 대전 등 스펙을 올린 상황입니다.
정복자는 루크 진입을 고려하는 캐릭터만 준비하는 터라 메인 캐릭터만 공대장 칭호가 있습니다.
추후에 에반이라던가 검신도 루크 진입을 시도 할 정도로 스펙이 오른다면 다시 공대장을 잡을 예정이구요.
서문은 줄이고 최근 논란에 대해서 비슷한 경험을 해본 유저 입장에서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논란이 된 공대에도 참가해본 경험이 있으며, 비슷한 이유로 현재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1) 공대장의 메리트? 과도한 부담감?
그냥 단적으로 잘라 말하자면 현재 공대장의 메리트는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리 힘들지도 않습니다.
예전 만큼 '정복자' 칭호에 대한 메리트가 큰 것도 아니고(사실 이미 딸 사람은 다 따서 시들한게 큽니다),
릴 공대 공대장은 스펙에 대한 기준을 조금 완화해주는 정도의 배려는 존재하지만
결국 공대장이 소위 말하는 '날먹' 스펙일 경우 공대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타 공대원에 비해 크게 메리트를 가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현재 안톤 레이드에서 일명 '고정 공대' 는 레이드 난이도 하락으로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고
(쩔공으로 빠지는 유저들도 다수이고, 공대의 수가 늘면서 구직이 쉬워져서 프리 타임으로 전향한 유저도 상당수)
대부분 제로에서 시작하는 순수 공팟 or 반 고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구인해야 하는 공대장의 부담감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의 경우 반 고정 위주의 릴 공대로 대부분 해결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 어느 정도 최소 인원이 모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구인이 빠르고,
메이저 릴 공대 같은 경우 반 고정 인원을 다수 모집하고 단톡 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착순에 가까울 정도로 공대 구인이 빠른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상 안톤 공대의 구인 속도는 절반 이상의 인원, 그리고 세인트(세라핌) 유저의 유무에 따라
엄청난 화력 차이가 발생하는고로 크루 유저 한 두명 이상을 포함한 공대 인원의 절반만
반 고정 멤버로 충당이 가능한 수준의 릴 공대라면 구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상주 인원이 안정화된 반 고정 공대의 경우 공대장을 누가 잡든지 상관 없기 때문에
굳이 한 사람이 공대를 계속 파는 독박 공대장을 안 해도 되서 더 부담이 없기도 합니다.
2) 업둥이의 기준은 무엇으로 보아야 하나
사실 고대의 기억까지 끌어당기면 '초창기' 안톤에서 통용되던 '업둥이' 란 용어는
'스펙' 은 어느 정도 봐줄만하지만 '경험' 이나 '숙련도' 가 부족한 사람을
고 스펙 숙련 유저가 케어한다는걸 전제로 하고 데려오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안톤 레이드의 난이도가 하락하고 유저들의 평균 스펙이 수직 상승하면서
전자의 개념은 '세트' 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현재 '업둥이' 는 아예 레이드에 진입할 스펙이 되지 않거나
공팟 기준에서도 어느 정도 하자가 있는 스펙의 유저로 대체되는 추세입니다.
그 결과 아무래도 숙련된 고 스펙 캐릭터 위주로 레이드를 돌리는 올드 유저 입장에서는
현재 통용되는 '업둥이' 의 개념이 다소 불편할 여지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말이 좋아서 업둥이지 사실상 공쩔(일명 19인 쩔공 등)을 받는 셈이니까요.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사실은 '날먹' 과 '업둥이' 의 개념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보통 '날먹' 은 투자 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업둥이' 는 숙련도(+ 현재는 스펙 포함)의 문제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먹 유저여도 서포터(버퍼, 디버퍼, 홀딩)냐 딜러냐에 따라서 업둥이로 분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레이드 캐릭터에서 에반은 날먹에 가깝습니다)
다만 서포터의 경우 업둥이가 아니더라도 지나친 날먹은 욕을 먹는 다는 점에서 두 부류는 어느 정도 교집합을 가집니다.
3) 업둥이가 문제가 되는 이유
보통 업둥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보시면 됩니다.
- 내로남불형 공대 운영
공대장과 그 지인들은 자유롭게 업둥이가 오고가면서 타 공대원(심지어 공팟에서도)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
아예 고정 공대나 상주 인원이 대다수인 반 고정 공대의 경우 이게 품앗이로 생각될지는 몰라도
외부 유저의 비율이 높은 공대의 경우 소위 말하는 x목질이라고 불리기 딱 좋습니다.
그리고 그 품앗이가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서로에게 훈훈함만 남기겠지만
현실은 분명 누군가는 날먹 딜러 날먹 홀딩 날먹 디버퍼만 돌리는 사람이 나옵니다 '-^
이건 품앗이가 아니라 그냥 무임 승차죠.
보통 업둥이가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스펙이 부족한 업둥이는
대부분 던린이가 아니라 날먹 올드 유저가 인맥으로 비비는 경우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스펙업을 할 생각 자체가 아예 없거나
레이드 뒷풀이를 통한 에픽 파밍 외에는 스펙업 시도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진짜 던린이는 애초에 스펙 미달일 때 업어줄 인맥이 없거나,
아니면 시작은 업둥이에 가깝더라도 이런 저런 컨텐츠 시작하면서 스펙이 안 오를 수가 없어요.
만년 업둥이 유저들은 에컨더리건 길드 대전이건 라이트 유저를 위한 스펙업 빌드 뭐가 나와도 굳이 할 생각이 없어요.
그냥 지인한테 빨대 꽃는게 월등히 쉽고 빠르고 편하니까요.
- 외부 변수에 대한 대처 미흡
보통 솔딜러 + 날먹 + 날먹 + 날먹 조합이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솔딜러가 숙련도 부족, 렉, 팅, 버그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한 경우
바로 파티가 아니라 공대가 휘청거리게 됩니다.
현 안톤 레이드는 홀딩이나 버퍼(디버퍼)가 퀘전더리 세팅 수준만 되더라도 크루 버프를 받으면
어느 던전이든 비틀지언정 깰 수는 있습니다...만
업둥이를 포함한 하드 캐리형 날먹 파티의 경우 메인 딜러가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격 투입 함포 투입 등 다른 파티가 고통을 분담하거나 심한 경우 저지(토벌)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업둥이에 대한 선입견이나 불신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 공대의 레몬공대화
위 두 가지 요소가 적당히 잘 버무려지면 나타나는 일종의 사막화 현상입니다.
보통 반 고정 릴 공대 같은 경우 어느 정도 수질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줘야 꾸준하게 상주 멤버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상주 멤버가 늘어날 수록 구인 시간이 단축되거나, 아예 공백이 없어지는 수준에 도달하기 때문에
멤버 확충과 유지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릴 공대 단톡방 상주 활동 인원이 공대 최대 인원(16 or 20)의 2-3배수가 되는 시점이면
구인 시간이 5~10분 이내라고 보셔도 됩니다.
(물론 10 기수 이상 넘어가면 조금씩 늘어지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D)
문제는 수질 관리가 실패할 경우 상주 멤버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거나, 오히려 줄어든다는 겁니다.
반 고정 공대가 개설해도 최소 적정 인원(절반 + 크루 1~2)을 채우지 못하니 구인 시간은 무한정 늘어지고,
이런 경우 딱히 고정의 메리트를 느낄 수 없는 상황이라 아쉬울게 없는 사람은 공대를 나갑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다보면 공대장 한 명이 독박 쓰고 계속 밀어붙이지 않는 이상 공대가 와해되게 됩니다.
이 지경까지 오면 공대 정상화는 리제로 하실 마음 먹는거 아니면 답이 없어요.
덤) 이번 논란에서 두 분 다 어느 정도 문제점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다른 분들이 많이들 간과하신 점을 언급하자면
이번 논란은 단순한 '가운데 스펙으로 차별 받은 사건' 도 아니지만
'무보수로 열일하는 공대장이 억울한 사건' 도 아닙니다.
이미 공대장님 입장에서도 길드원 업둥이를 업고 가는 시점에서 '무보수 공대장' 포지션은 아닙니다.
다른 공대원과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면 일명 '15인 쩔공' 같은 말이 나와도 이상하진 않겠죠.
본인 혼자서 다리 네 번 화산 개통 화산 클리어가 모두 가능한게 아닌 이상
본인 파티를 캐리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존재하고, 어느 정도 서로 사과해야 하는 부분도 있겠죠.
그리고 저는 공대장님은 어느 정도 입장 표명을 잘 마무리 하신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논점이 조금 빗나가면서 다른 유저분이 너무 과도한 비난을 받는 느낌이라 사족도 함께 적어봅니다.